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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롯데 선수단, "제발 표 부탁 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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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는 정상적으로 구매해야지 쯔쯔쯔!

 "진짜 돌아버릴 것만 같다". 28일 사직 LG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롯데 자이언츠 A 선수는 끊임없는 티켓 부탁에 대한 푸념을 늘어 놓았다. 대상은 다양하다. 속된 말로 사돈의 팔촌까지 청탁 전화가 밀려온다. 

잇딴 전화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는게 A 선수의 하소연. 그는 "나는 그나마 덜한 편이다. 부탁을 많이 받는 선수들은 주말 3연전에만 몇 십만원씩 쓴다"고 귀띔했다. 아주 익숙한 전화번호가 아니면 절대 받지 않을 정도다. "주변 사람들이 섭섭하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야구 선수만의 운명처럼 여겼다. 

B 선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죽 하면 전화번호까지 바꿨다. 그래도 귀신같이 알아내 부탁을 하기도 한단다. "주변 사람들이 '너 많이 컸다'고 하시지만 어쩔 수 없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 전 티켓을 전달하느라 동분서주 하다 보면 쉴 틈이 없다. 

사직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 전 티켓이 든 봉투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롯데 선수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자연스레 경기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B 선수는 "경기 전 상대팀의 전력 분석을 하고 쉬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다"면서 "홈경기를 하면 즐거워야 하는데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 차라리 지인들이 자주 오지 않는 곳에서 원정 경기하는게 나을 정도"라고 털어 놓았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구단 관계자 C씨는 "정말 죽을 맛"이라면서 "전화기를 던지고 싶을 만큼 화가 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선수들은 연봉이라도 많이 받지. 우리 같은 직장인들과 같냐"면서 "부탁하는 사람은 1명이지만 내 입장에서는 수 십 명에 이른다. 그거 하나 하나 다 들어주면 통장 잔고가 바닥나기 일쑤"라고 했다. 

누군가 그랬다. 힘을 가진 사람보다 힘을 가진 이의 측근이 더 말이 많다고. "8-20 대패 속에 티켓 청탁 또한 한 몫 했을 것"이라는 B 선수의 푸념처럼 진정 롯데의 선전을 바란다면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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