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금요일)부터 창원 마산야구장에서는 제 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열린다. 고교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이 대회에는 동일권 주말리그와 추첨을 통해 선발된 전국 35개 학교가 참가해 5주 동안 격전을 벌이게 된다. 지난해는 MVP 변진수(두산)를 비롯해 이현동(삼성), 김웅(LG), 하주석(한화), 이민호(NC), 한현희, 권택형(넥센) 등이 이 대회를 통해 스타로 떠오른 바 있다. 올해의 대회에서는 또 어떤 선수가 새로운 스타로 등장할까. 2013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대상자 중에서,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 15명을 추려봤다.
북일고 윤형배 (투수, 우투우타, 185cm/86kg)
의문의
여지 없는 올해 고교 투수 최대어. 북일고에 입학하자마자 실질적인 에이스로 많은 경기 경험을 쌓았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만큼 침착하고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2학년인 지난해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24.1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역투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본인도 MVP를 수상했다. 투구폼을 바꾼 올해는 구속이 크게 향상되어 주말리그 동일권 경기에서는 최고구속 151km/h를 기록했다. 고교
레벨에서 이 정도 구속의 공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타자는 흔치 않다. 여기에 빠른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을 변화구로 구사한다. 하지만
본인은 “제대로 실전에서 던질 줄 아는 변화구는 슬라이더 하나”라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했다. 대부분의 스카우트들도 “변화구 제구가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북일고 윤형배는 순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마운드에서는 강한 승부욕을 발휘하는 선수다. 지난해 황사기와 청룡기에서 부진했지만, 대통령배 대회에서 화끈하게 만회했다. 올해 황사기에서는 지난해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사진=야구라) |
지난해까지는 경기 중에 이따금 컨트롤이 크게 흔들리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윤형배는 “투구폼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라며 “훈련을 통해서 현재는 안정적인 투구폼을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투수는 KIA 윤석민. “공을 힘들이지 않고 쉽게 던지는 모습이 부럽다”고. 윤형배에게 이번 황금사자기 대회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작년 황사기 때 제가 선발로 올라갔다가 패하면서 팀이 탈락했어요. 에이스란 녀석이 나갔는데 두들겨 맞고 팀까지 진 게 너무 분해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많이 울었죠.” 어쩌면 이번 대회에서의 윤형배는, 작년 대통령배보다 더 괴물같은 투구를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부산고 송주은 (투수, 우투우타, 188cm/93kg)
윤형배, 조상우와 함께 올해 고교야구 3대 강속구 투수로 거론된다. 체격조건만 놓고 보면 1년 선배인 이민호(NC)보다도 우수하다. 1학년 때인 64회 황금사자기에서 139km/h의 구속을 스피드건에 찍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2학년인 지난해는 140km/h 중반까지 구속을 끌어올렸다. 다만 부드럽지 못하고 퍼져 나오는 듯한 팔 스윙과 거친 투구폼으로 인해 제구력은 물론 구위도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국체전을 계기로 제구와 구위 모두 안정을 찾았고, 올해는 겨울 훈련에서부터 140km/h 후반대의 낮게 깔리는 묵직한 공을 뿌려대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위 자체가 워낙 좋아서, 가운데를 보고 던져도 제대로 쳐내는 고교 타자가 많지 않을 정도다.
송주은은 탄탄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빠른 볼이 주무기다. 불안하던 컨트롤도 지난해 말부터 안정을 찾았다.
(사진=야구라)
대전고 조상우 (투수, 우투우타, 185cm/88kg)
고교야구의 ‘와일드 씽(wild thing)’. 동산고에서 지난해 대전고로 전학했다. 볼 스피드만 따지면 올해 고교 투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 2월 강추위 속에 열린 연습경기에서 130km/h를 넘기는 투수도 거의 없는 가운데, 혼자 140km/h 후반대의 공을 뿌려대며 화제가 됐다. 주말리그 동일권 경기에서는 최고구속 152km/h를 스피드건에 찍으면서 스카우트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날씨가 더워지면 볼 스피드는 지금보다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큰 투수다. 다만 현재로서는 공 빠르기에 비해 컨트롤이나 변화구 구사, 게임 운영 등 투수로서의 다른 부분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B구단의 스카우트는 조상우와 윤형배를 놓고 “같은 150km/h를 던져도 어떻게 던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로 윤형배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화순고 최민재 (외야수, 우투좌타, 180cm/76kg)
전형적인 ‘호타준족’의 외야수다. 지난해 청룡기에서 13타수 10안타 타율 .769로 최다안타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공을 맞히는 재주가 탁월하다. 스피드도 고교 야수 중에서는 최정상급. 올해 주말리그에서는 6경기에서 도루 12개로 최다도루를 기록했다. 다만 2학년 때 워낙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탓에, 그 이후로는 다소 정체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분위기를 많이 타는 유형의 선수다.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다른 선수에 비해 다소 큰 편으로, 최민재가 좋은 활약을 펼치는 날은 화순고 팀 전체 분위기까지 활기를 띈다. 올해 주장을 맡으면서 플레이가 많이 차분해지고 성숙해졌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타석에서의 참을성과 선구안이 향상된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다.
장충고 조지훈 (투수, 우투우타, 187cm/85kg)
지난해까지는 좀처럼 등판 기회를 갖지 못했다. 3학년이 된 올해 기량이 급성장하며 유재협과 함께 장충고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187cm의 장신을 잘 활용해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던지는 안정적인 투구폼을 지녔다. 올해 기록한 최고구속은 145km/h지만, 신체조건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빠른 볼을 던질 잠재력을 갖고 있다. 실전 경험이 적어 마운드에서의 경기 운영능력이 아직은 부족하다. 경기 중에 이따금 컨트롤이 크게 흔들리는 것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화순고 천재환 (내야수/투수, 우투우타, 177cm/75kg)
팀 동료들 사이에서 ‘천재’라고 불린다. 이름 때문만은 아니다. 주말리그 동일권 경기에서 투수와 타자를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원맨쇼를 펼쳤다. 투타를 오가는 모습이 지난해 울산공고 김지훈(삼성)을 연상하게 한다. 빠른 볼 구속은 아직은 130km/h 후반대. 하지만 속된 말로 공을 ‘때릴 줄’ 안다. 공 끝의 움직임이 좋고 플레이트에서 공이 ‘사납게’ 들어온다. 빠른 볼 위주의 단순한 피칭을 하면서도 주말리그 5경기에서 15.2이닝 동안 20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황사기 대회에서는 변화구 하나를 추가해 비장의 무기로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화순고 천재환은 투수와 야수 양쪽에서 모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화순고에는 천재환 외에도 사이드암 이경훈, 좌완 김정빈 등 3학년 투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야구라) |
투수를 하지 않을 때는 2루수로 활약한다. 타격 정확성이 높고 전체적인 운동 능력이 수준급이다. 주말리그 6경기 타율 .417에 장타율은 .792를 기록했다. A구단 스카우트는 “투수로도 가능성은 있지만 내야수로서의 잠재력을 더 높게 본다”며 “야수로서 더 매력적”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다른 스카우트는 “체중을 더 불리고 구속만 늘어나면 투수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천재환의 진짜 적성이 어느 쪽인지는, 이번 황사기 대회를 통해 판가름이 날 것이다.
서울고 장현식 (투수, 우투우타, 183cm/83kg)
임정우와 신동훈(LG)의 뒤를 잇는 서울고 우완 에이스. 중학교에서 워낙 많은 공을 던진 탓에 고교 입학 후에는 오랜 기간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부터 신동훈의 뒤를 받치면서 경험을 쌓은 뒤, 3학년이 된 올해 팀의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지난 3월 17일 열린 주말리그 첫 경기 청원고전에서 삼진 16개를 잡아내는 역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빠른 볼 구속이 142~144km/h 사이에서 형성된다. 고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정통 오버핸드로, 매우 높은 타점에서 공을 뿌린다. 그러면서도 팔 스윙이 빠르고 간결해서 타자에게는 실제보다 볼 스피드가 빠르게 느껴진다. 흔히 말하는 ‘스니키’ 패스트볼이다. 1경기를 혼자 책임질 수 있는 투수로,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이런 투수를 보유한 팀이 전력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낸 경우가 많았다.
북일고 김인태 (외야수/투수, 좌투좌타, 179cm/79kg)
팔방미인이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좌완에서 나오는 최고 144km/h 강속구를 뿌려댄다. 타석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도 배트에 정확히 맞히는 감각적인 타격을 자랑한다. 여기에 외야 멀리까지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와, 타석에서 1루까지 4초 초반대에 달리는 스피드를 모두 지녔다. 투수를 겸하는 만큼 외야에서 보여주는 송구 능력도 수준급이다. 한마디로 못하는 게 없는 선수라고 보면 된다.
북일고 김인태는 외야수를 주로 보다가, 작년 청룡기에서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안정된 경기 운영과 최고 144km/h 빠른 볼로 단숨에 좌완투수 랭킹 상위권에 올라섰다. 하지만 투수보다는 타자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게 사실이다. (사진=야구라) |
문제는 투수를 하기에는 다소 체격조건이 작은 편이라는 것. 이를 보완하기 위해 높은 팔 각도에서 공을 던지지만, 몇몇 스카우트는 “빠르긴 한데 투수가 던지는 공이 아닌 야수의 공처럼 보인다”고 평한다. 실제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들은 김인태를 투수보다는 야수로 생각하고 있다. 선수 본인은 “투수와 타자 둘 다 재미있어서 고민”이라면서, “현재는 타자 쪽에 전념하고 있지만 전국대회에 대비해서 투수 연습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인 김인태의 롤 모델은 삼성 이승엽. 그와 마찬가지로 고교에서 투수-타자 양쪽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다. 하지만 작은 체구에 빠른 발과 정확성-파워를 겸비한 외야수라는 점에서, 플레이 스타일은 오히려 스승 이정훈 감독 쪽에 더 가깝다.
덕수고 한승택 (포수, 우투우타, 176cm/68kg)
세광고 나원탁과 함께 고교 포수 최대어로 손꼽힌다. 2학년인 지난해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3개 전국대회에서 모두 마스크를 썼다. 포수에게 중요한 ‘실전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은 큰 자산이다. 특히 한승택이 높은 점수를 받는 부분은 안정적인 포수 수비. 바운드볼 블로킹과 송구가 모두 평균 이상이고 투수 리드도 침착하게 잘 한다는 평가다. 지난해 컨트롤이 나쁜 권택형과 구위가 떨어지는 이진범을 리드하면서 덕수고가 좋은 성적을 내는데 크게 기여했다. 올해도 2학년 에이스 한주성과 안규현을 잘 이끌어 팀의 6전 전승우승을 이끌었다. 약점이던 타격도 올해는 크게 향상됐다. 고교야구에서 가장 삼진을 잡아내기 힘든 타자로 통한다.
신일고 김영환 (3루수, 우투좌타, 182cm/75kg)
자양중학교 시절부터 날카로운 타격을 자랑하는 호타준족 내야수로 유명했다. 신일고에 진학해서도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원래는 유격수였지만, 지난해 하주석(한화)이 유격수로 출전하면서 3루로 자리를 옮겼고 19경기에서 타율 .441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올해도 주로 3루수로 나오면서 6경기 .435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타격의 정확성 하나만 따지면 고교 타자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4초대 초반의 빠른 발과 야구 센스, 작전 수행 능력을 두루 갖췄다. 3루수 전향은 팀 사정 때문에 이뤄졌다. 팀내에 초고교급 유격수 김태진(2학년)이 있기 때문에,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영환이 3루로 이동했다.
김영환의 별명은 '봉주'다. 마라토너 이봉주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하지만 정말로 김영환이 이봉주와 닮은
점은 빠른 발과 꾸준함, 성실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사진=야구라)
신일고 이윤학 (투수, 우투우타, 187cm/86kg)
지난해 동성고 김원중(롯데)의 뒤를 잇는 꽃미남 장신 투수. 1학년 때인 2010년 추계리그 우수투수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에이스 최동현의 뒤를 받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3학년이 된 올해 기량이 급성장하며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3월 25일 열린 주말리그 선린인터넷고전에서는 1안타 완봉승을 따내기도. 장신에서 나오는 빠른 볼의 위력이 일품이다. 138~140km/h 사이의 힘있는 빠른 볼을 꾸준하게 뿌린다. 구속에 비해 공의 힘이 좋아서 타자들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유형이다. 지난해까지 약점이던 제구력도 올해는 부쩍 좋아진 모습.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부산고 정현 (유격수, 우투우타, 182cm/82kg)
차세대 대형 유격수감으로 손꼽힌다. 대천중학교 시절부터 부산 지역 최고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다. 부산고 1학년 입학하자마자 황금사자기 대회에 출전해, 팀의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을 펼쳤다. 2학년이 된 지난해는 타격 슬럼프를 겪으면서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초반부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건장한 체격에 세밀한 플레이보다는 선이 굵은 야구를 펼친다는 평을 듣는다. 타격의 정확성이 뛰어나고, 신체적으로는 장타를 칠 수 있는 잠재력도 지녔다. 어깨는 강승호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송구 정확성은 한 수 위. 무엇보다 어린 나이지만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성실하다. 너무 야구 생각에만 몰두하다보니, 지난해에는 수시로 타격폼이 바뀌어서 슬럼프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프로에서 유격수를 보기에는 다소 순발력이 부족하다는 평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3루수로 전향할 가능성도 있다.
부산고 정현은 강승호와 함께 고교 유격수 1, 2위를 다툰다. 지난해는 타격폼이 너무 자주 바뀌면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3학년이 된 올해는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야구라)
진흥고 윤대영 (내/외야수, 우투우타, 186cm/95kg)
고교야구의 대표적인 우타거포 유망주. 2학년인 지난해 13경기에서 .320의 타율에 3루타 3개와 홈런 1개를 기록했고, 올해는 6경기 타율 .391에 장타율 .739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타격을 선보였다. 배트스피드가 빠르고 부드럽고 경쾌한 스윙이 장점이다. 빠른 볼에 특히 강점을 보이며, 타석에서 노림수가 좋아 ‘한 방’을 곧잘 터뜨린다. 지난해 연말에 열린 아시아 3개국 고교야구대회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득점 대부분을 책임졌다. 다만 변화구에 다소 약점을 보인다. 2학년 때까지는 주로 좌익수로 나서다가, 3학년인 올해부터 3루와 중견수를 오가며 프로 지명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외야수비에 비해 내야 수비는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롤모델은 오릭스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 실제 타격폼이나 큰 체구에서 부드럽게 배트를 돌리는 모습이 이대호와 흡사하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외삼촌이다.
강릉고 김강래 (투수, 좌투좌타, 187cm/94kg)
김성민(볼티모어)의 해외진출로 고교 좌완투수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지옥 밑바닥에서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는 187cm 장신 좌완 강속구 투수다. 1학년 때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한 해를 통째로 날렸지만, 2학년이 된 지난해부터 김승현(건국대)의 뒤를 받치면서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3학년인 올해는 빠른 볼 구속을 최고 145km/h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하지만 김강래의 진짜 주무기는 날카로운 슬라이더. 카운트를 잡는 용도는 물론 결정구로도 슬라이더를 자주 활용한다. 한 고교 감독은 “떨어지는 변화구를 장착하고 컨트롤을 가다듬으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류현진의 예에서 보듯, 최근의 프로야구에서는 팔꿈치 수술 경력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북일고 강승호 (유격수, 우투우타, 180cm/77kg)
부산고 정현과 함께 고교 유격수 1위를 다툰다. 본명은 강산. 이정훈 감독이 “외자 이름은 운이 좋지 않다”며 개명을 권유해 강승호로 이름을 바꿨다. 이길 승에 맑을 호, 승부의 세계에서는 최선을 다해 이기되, 맑은 정신을 지니라는 의미라고. 개명의 효과인지는 몰라도 입학 이후부터 북일고 내야의 핵으로 성장했다. 훤칠한 생김새 그대로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한다. 기본적으로 공을 배트에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고, 간간히 장타를 쳐낼 수 있는 파워도 보유했다. 도루를 많이 시도하는 편이지만 주력 자체는 수준급이다. 상대 내야진과 배터리를 압박할 수 있는 선수다. 수비에서는 포구 능력이 우수하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호수비를 자주 만들어낸다. 좋아하는 선수도 클리블랜드 유격수인 아스트루발 카브레라. 화려하고 감각적인 수비가 마음에 든다는 게 강승호의 얘기다.
북일고 강승호는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아스트루발 카브레라를 꼽았다. 카브레라처럼 화려하고 보는 이를 짜릿하게 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게 강승호의 바람이다. (사진=야구라) |
물론 약점도 있다. 타격에서는 바깥쪽 볼 공략과 변화구 대처가 보완할 부분이다. 수비에서도 송구 정확성을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깨는 좋은데 공을 던질 때 손이 말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정확한 송구를 하기 어렵다.” A구단 스카우트의 지적이다. 3유간 타구 처리는 능하지만 2루 베이스쪽 타구는 다소 어려움을 겪는다는 평가도 있다. 기본기보다는 자기 재능과 감각에 의존하는 스타일. 본인도 이를 의식한 듯 타격과 수비 기본기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정훈 감독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착실하고 선수로서 좋은 정신 자세를 갖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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