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돌·초원이 어우러져…
모구리야영장은 제주의 바람이 쉬어가는 곳일까요. 모구리오름에 다가서자 거센 바람이 첫인사를 건넵니다. 모구리오름
주변으로 거대한 풍력발전기 날개가 빠르게 회전합니다. 하늘을 휘휘 돌아 오름 중턱에 내려앉은 바람 때문에 텐트는 하루 종일 펄럭입니다. 심술궂은
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수십동의 텐트가 모구리야영장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모구리야영장은 총 4개 영지로 구성됐습니다. 가족 영지, 한라산 영지, 일출봉 영지, 산방산 영지입니다. 야영을
할 수 있는 부지가 3만평 정도 되다보니 사이트 구성은 자유롭습니다. 잔디 위에 자유롭게 텐트를 치면 됩니다. 일일 수용인원이 580명에
이르다보니 따로 예약을 받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야영장에서는 24시간 전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취사장, 화장실, 샤워실 등
시설도 깨끗합니다. 대피소 인근에서는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주의 다른 야영장과 달리 모구리야영장은 한겨울에도 문을 엽니다. 며칠
이상 장기 캠핑을 하는 텐트도 종종 보입니다.
모구리야영장의 단점은 ‘바람’입니다. 바람을 피하려면 위쪽 영지보다는 아래쪽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람에 펙이
뽑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텐트 가장자리나 펙 위에 돌을 올려놓은 캠퍼도 많습니다. 제주의 ‘바람’을 제주의 ‘돌’로 막는 셈이죠.
윈드스크린(바람막이)을 설치한 캠퍼도 꽤 됩니다. 초원처럼 펼쳐진 잔디는 한겨울에도 푸른빛을 띱니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캠핑 장비를 내려놓고
난 뒤 차량은 주차장에 주차해야 합니다.
제주 동쪽 해안을
따라 관광지 포진
모구리야영장에는 축구·농구·배구·족구를 즐길 수 있는 운동시설을 비롯해 인라인스케이트장, 서바이벌 게임장,
놀이마당, 캠프파이어장, 오름 산책로, 취사장, 극기훈련장, 인공 암벽 등 다양한 시설이 있습니다. 모구리오름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약 40분
정도 완만한 경사가 이어집니다. 모구리야영장을 기점으로 오름 산행에 나서는 캠퍼도 많습니다.
모구리오름에서 동쪽으로 나가면 해안을 따라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 신양해수욕장 등을 만납니다. 야영장 주변에는
일출랜드, 성읍민속마을, 제주 민속촌, 허브랜드, 김녕미로공원 등 서귀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이번 휴가에는 모구리오름에
텐트를 내려놓고 서귀포의 자연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