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 프로야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박찬호(한화 이글스)였다. 박찬호는 한화의 연패를 끊기 위해 12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1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고 고국무대 첫 등판에서 감격적인 첫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첫 번째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앞으로도 박찬호가 국내 타자들을 쉽게 상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7개 구단에서도 박찬호 선수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수집하고 이를 철저히 분석했을 것이다. 과연 박찬호 선수가 다시금 호투하여 한화의 약진을 이끌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과제1] 1회를 안정적으로 넘겨라!
볼볼볼볼볼….
박찬호가 지난 12일 경기에서 1회 두산 타자인 이종욱과 정수빈을 상대로 던진 첫 5개 공의 볼카운트다. 사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1회를 상당히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대부분의 선발투수가 1회를 넘기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박찬호는 특히 1회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이는 정신적인 면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몸이 늦게 풀리는 박찬호의 특성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몸이 늦게 풀리면서 하체를 이용하지 못하고 릴리스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오지 못하면서 제구가 되지 않고 볼끝도 나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1회보다는 2회가 좋았고 6회까지는 갈수록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하지만 타 구단에서도 박찬호가 1회에 불안하다는 점을 이미 인지했을 것이다. 따라서 박찬호와 대결하는 팀은 1회를 끈질기게 물고늘어질 가능성이 있다. 과연 박찬호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점이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이다.
[과제2] 직구의 구위를 높여라!
직구는 투수가 타자를 상대로 가장 위협적으로 쓰고, 또 그렇게 쓰여야 하는 무기다. 박찬호가 1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호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시범경기 때와 달랐던 직구의 구위 차이 덕분이었다. 박찬호는 포심, 투심, 컷패스트볼을 직구 계열로 던지는데, 지난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바로 이 직구 구위가 살아났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특히 컷패스트볼이 상당히 잘 구사되면서 두산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투수는 아무리 변화구가 좋다고 하더라도 직구의 구위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어려운 투구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박찬호가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직구 구위를 더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한 가지 기대할 만한 점은 박찬호는 날이 따뜻해질수록 직구 구위가 좋아진다는 점이다. 박찬호는 지난 두산과의 경기에서 2회 용덕한을 상대하면서 최고 구속 시속 149km를 찍었다. 직구의 스피드가 다는 아니지만 구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는 될 수 있다. 만약 날이 따뜻해지면서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스피드를 보여준다면 팬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과제3] 한계 투구수를 늘려라!
1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것은 투구수 80개를 넘긴 이후에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서 7회를 넘기지 못한 점이다. 이미 일본에서도 5회를 넘어가면서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던 박찬호임을 생각해볼 때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한계 투구수를 늘려가느냐도 박찬호가 극복해야 할 점이다.
사실 박찬호는 회당 투구수가 많은 편에 속한다. 지난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1회에 상당히 많은 공을 던졌지만 3회를 단 3개의 공으로 요리하면서 결국 6과 3분의 1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 회당 투구수가 많은 편에 속하는 박찬호가 한계 투구수를 늘리지 못한다면 5회가 결국 한계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선발투수라도 5회밖에 던지지 못하는 투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계 투구수를 100개까지는 가져갈 수 있도록 구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도 앞으로 박찬호가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한국 프로야구... 10승 가능할까
사실 시범경기 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박찬호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는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본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10승도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현재 팬들 사이에선 대세를 이루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제 시즌 첫 경기를 치른 박찬호가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1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앞서 말한 3가지 이외에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은 박찬호 선수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과연 박찬호가 이런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고 한화의 약진을 이끌 수 있을지 그의 두 번째 선발 등판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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