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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당분간은 이같은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9월 롯데의 청주구장 원정경기때 홍성흔과 이대호가 득점을 한 뒤 함께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청주=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
지난 11일 잠실구장. 롯데가 LG 상대로 8대3으로 승리한 이날, 경기 막판이 되자 3루쪽 롯데 응원석에서 "때~호~", "때~호!" 하는 함성이 나왔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로 건너간 이대호가 롯데 시절 타석에 서기 전에 나왔던 응원구호였다.
롯데 문규현의 별명이 '문대호'라고 한다. 그래서 문규현 타석때 이같은 구호가 등장하는 것이었다.
하루뒤 12일 잠실구장. 이참에 롯데 선수들에게 질문했다. 롯데의 올시즌 최대변수는 역시 이대호의 공백이다. '이대호는 롯데의 OOO였다'는 질문을 던지고 빈칸을 채우게 했다.
▶이대호는 주유소였다
입담 하면 역시 홍성흔이다. 홍성흔에게 이같은 질문을 했더니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었다. 곧이어 "이대호는 롯데의 주유소였다"고 답했다.
이대호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홍성흔은 "대호는 뭐랄까, 마치 주유소처럼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선수였다. 야구팬들에게, 그리고 우리가 지치고 힘들 때 힘을 불어넣어줬다"고 설명했다.
전준우 역시 비슷하게 '활력소'란 단어를 택했다. 실력 자체로 타선의 활력소가 됐으며 팀분위기를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이대호가 했다는 것이다.
동기생인 박종윤은 '국민타자'라고 했다. 본래 '국민타자'는 이승엽의 옛 닉네임이다. 박종윤은 이대호가 롯데라는 팀내에서 '국민타자'로 불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무게중심'이라고 했다. "실제 몸무게도 많이 나가고 4번타자로서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롯데의 자존심'이라고 표현했다.
▶독재자와도 같았다?
되도록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한 주전선수 2명은 '김정일'이라고 답했다. 그중 A선수는 "독재자라는 의미인데 안 좋은 뜻으로 이걸 고른게 아니다. 그만큼 파급력이 큰 선수를 뜻한다. 이대호라는 선수 존재 하나만으로도, 외부에서 봐도, 이 선수가 곧 롯데 타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기량 측면에서의 역량, 그리고 영향력에 있어서 그렇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같은 답을 한 B선수는 "내 이름 나가면 일본에서 아마 대호형 전화가 올 것 같다. 이름 내지 말아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조성환은 "이대호는 그 자체로 이대호였다"고 했다. 다른 말로 대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조성환은 "상대 투수들이 이대호에겐 굉장히 어렵게 승부했다. 그때마다 대호가 부담도 느끼고 노력도 많이 했다. 힘들었겠지만 이대호였기 때문에, 힘든 것이었다. 그런 이대호가 없는 건, 동료들이 원할 때 홈런을 치고 항상 즐거움을 줬던 선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12일 LG전을 앞두고 취재진으로부터 "이대호 없어도 롯데 타선이 강하다"는 말이 나오자 "지금은 몇경기 치르지 않아 그렇지만, 또 타선이 2,3안타씩 치고 그러면 분명히 이대호가 없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웃었다.
이대호는 일본 첫시즌의 초반에 다소 고전하고 있다. 옛 동료들의 이날 'OOO' 표현 속에는, 이대호가 빨리 적응을 마치고 활약하길 바라는 진심이 담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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