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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베테랑투수 류택현이 12일 잠실 롯데전에서 9회 1이닝을 막은 뒤 포수 심광호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류택현은 역대 투수 최다경기 출전 타이기록을 세웠다. 잠실=조병관 기자 rinmaker@sportschosun.com |
박찬호의 국내무대 첫승 소식으로 프로야구가 떠들썩했던 그 밤, 정말 값진 기록 하나가 탄생했다.
'빅리그 124승' 투수의 호투에 가렸지만, LG 베테랑 왼손투수 류택현이 12일 밤 롯데와의 홈게임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0으로 앞선 9회에 등판, 깔끔하게 승리를 지켰다.
이날 등판으로 류택현은 개인통산 813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SK 조웅천 코치가 갖고 있는 역대 투수 최다경기 출전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 앞으로 한경기만 더 등판하면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만41세 투수의 꾸준함을 보면서 많은 팬들이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그에 앞서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류택현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국내 선배들을 제외하고, 미국이나 일본 투수 가운데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류택현은 "주니치의 야마모토 마사가 내 롤모델"이라고 답했다.
주니치의 왼손투수 야마모토 마사는 65년생이다. 만 47세. 지난 1일 히로시마와의 홈게임에 선발 등판,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일본 센트럴리그 최고령 출전 신기록을 세웠다. 46세7개월의 야마모토가 구도 기미야스의 종전 46년5개월을 넘어섰다.
류택현은 "같은 왼손투수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야마모토가 부상해있는 동안 기다려준 주니치 구단도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야마모토는 지난 시즌 발목부상 때문에 단 한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 나이의 투수가 1년을 쉬고 건재를 과시하며 컴백한 것도 대단하지만, 구단이 그의 현역 연장 의지를 받아들여 기다려준 것도 놀랍다는 얘기였다.
류택현도 대단한 의지로 다시 마운드에 선 투수다. 지난해 LG의 코치 연수 제의를 마다하고 방출된 뒤, 자비로 팔꿈치 수술을 받고 다시 돌아왔다. 당초 올시즌부터 코치를 맡을 예정이었다. 처음엔 "코치를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는 얘기가 아니라 "올해부터 코치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겨우내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다시 한명의 투수로서 뛸 수 있을 만큼 몸을 만들었다. "코치실에 있어야 할 사람이 1군 엔트리에 들어있네"라는 농담을 듣게 된 과정이다.
류택현은 지난 8일 대구 삼성전에선 중간계투로 나와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무려 960일만의 개인 승수 추가.
야마모토는 단순히 최고령 출전을 이어가기 위해 던지고 있는 투수가 아니다. 시범경기때는 개막전 선발로까지 거론됐으며 개막후 3선발로 뛰고 있다. 류택현도 마찬가지다. 그는 12일 813경기째 출전을 한 뒤 "기록을 위한 등판이 아니라 오늘처럼 팀승리에 보탬이 되는 등판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류택현은 "최다경기 출전 신기록을 세우면 그후엔 한경기 한경기가 새로운 목표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경기때 LG에선 선발투수로 임찬규가, 선발 포수로 유강남이 출전했다. 두명 모두 만20세다. 때문에 "역대 최저연령 배터리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LG 베테랑 타자 최동수와 류택현이 모두 만41세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최동수가 SK 시절에 겪은 것처럼 포수 마스크를 쓰고 류택현이 때마침 등판한다면 '나이합계 82세 배터리'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나날이 발전하는 젊은 선수들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도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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