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관련/프로야구

김현수, "아파본 게 처음이라 불안한 마음도 있다"

SMALL




[OSEN=청주, 이상학 기자] "왜 재활이 힘든지 알겠어요".

두산 '타격기계' 김현수(24)는 잘 치는 것 만큼 아프지 않은게 큰 강점인 선수다.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잡은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간 단 4경기밖에 결장하지 않았다. 2008·2009년에는 126경기와 133경기 모두 출장했고, 2010년에도 단 1경기에만 빠졌다.

지난해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3경기에 결장했지만 이튿날 모두 선발 라인업에 복귀할 만큼 빠른 회복력을 자랑했다. 김광수 전 감독대행은 김현수를 두고 "선수로서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의무와 사명감이 강한 선수"라고 표현했다. 경기 출장은 김현수에게 안타보다 중요한 가치였다.

그러나 올해는 시작부터 삐끗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 7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 중 왼쪽 종아리 근육통으로 첫 타석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이후 8일 잠실 넥센전, 11일 청주 한화전까지 2경기 연속 결장했다. 데뷔 후 부상으로 2경기 연속 결장한 건 처음있는 일이었다.

김현수는 "개막 전부터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늘이 올해는 개막전에 못 나가게 했는데 무리하다 더 다치게 됐다"며 "아파본 게 처음이라 그런지 불안한 마음도 있다. 몸이 낫기는 다 나았는데 뭔가 모르게 불안하고 머리가 복잡하다. 아프지 않은데 언제 또 (근육통이) 올라올까 걱정이다. 재활이 왜 힘든지도 알게 됐다"며 부상으로 고생한 선수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모습이었다.

또 하나의 부담은 그가 빠진 사이 팀 타선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8일 넥센전에서 13득점을 올렸고, 11일 한화전에서는 3번타자로 나온 이원석이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6득점했다. 김현수는 "내가 빠진 3번 자리에서 원석이형이 잘 했다. 그 자리를 메워야 하는 것도 내게는 부담"이라며 그간 느끼지 못한 심정도 나타냈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김현수와 마주칠 때마다 "절대 무리하지 말라. 길게 내다 보라"며 여유를 가질 것을 강조한다. 복귀전이었던 12일 한화전에서 김현수는 박찬호의 한국 무대 첫 삼진의 제물이 되며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박찬호가 한화 팀 동료들에게 전해들은 김현수라는 타자는 "이것도 던지지 말고, 저것도 던지지 말라"는 못 치는 게 없는 타자였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그동안 쉽게 느낄 수 없었던 심정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다. 앞만 보고 질주하는 것만이 성공하는 길의 전부가 아니다. 때로는 예기치 못한 시련이 성숙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어느덧 1군에서 6년차가 됐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김현수의 2012년 시작이 딱 그렇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