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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LG의 미래’ 오지환, 특급 유격수 잠재력 폭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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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LG 유격수 오지환(21)의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다.

오지환은 12일 잠실 롯데전에서 8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타점 2루타를 쳤다. 상대 투수 강영식의 직구에 좌중간을 가르는 완벽한 안타를 날렸고 LG는 1-0의 불안한 리드에서 3점을 더해 여유 있게 홈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오지환은 개막전부터 올 시즌 전 경기 안타행진을 이어갔다.  

오지환의 안타행진은 깊은 의미를 지닌다. 지난 시즌 오지환은 좌완투수를 상대로 26타수 1안타 타율 3푼8리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올 시즌 오지환이 때려낸 5개의 안타 중 4개가 좌완투수를 상대로 나왔다. 삼성의 차우찬과 권혁, 롯데의 유먼과 강영식 등 중심 투수들에게 맹타를 휘둘렀다.

전지훈련부터 김무관 타격코치의 지도에 열중했고 시즌 개막과 동시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타고난 손목힘으로 2010시즌 홈런 13개를 때려낼 만큼 재능을 보였지만 미숙한 선구안과 좌투수를 공략하지 못해 불명예스러운 탈삼진 부문 1위에 자리했었다. 김 코치는 부임과 동시에 오지환의 문제점을 바로잡는데 신경 썼고 오지환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배트를 돌렸다.

“사실 이전까지는 좌완투수만 상대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타석에서 움츠려 들었다. 좌완투수를 상대하는 거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근데 김무관 코치님이 그 부담을 없애주셨다. 김무관 코치님께서 타석에서 서두르지 말고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꽉 잡고 있으라고 강조하셨고 오랫동안 중심을 잡고 있으니 스윙 때 몸이 쏠리는 일이 없어지고 볼도 끝까지 보게 됐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볼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상대 투수의 공을 충분히 보고 공략할 수 있다”.

오지환의 올 시즌 성장은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을 듯하다. 전지훈련에서 유지현 수비 코치의 지도하에 하루에 타구 1000개씩을 받아내는 지옥훈련에 임했다. 유 코치는 연습 내내 오지환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고 오지환은 유 코치의 주문을 묵묵히 따랐다. 유 코치는 평소 마음이 급해 실책을 저질렀던 오지환에게 다리로 타구를 충분히 따라간 후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타구의 방향에 맞는 수비 자세를 계산해 둘 것을 강조했다. 오지환은 개막 후 4경기 내내 호수비를 뽐내는 것과 동시에 정확한 판단력과 안정된 수비로 LG 내야수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수비를 펼치고 있다. 당연히 실책도 전혀 기록하지 않았다.

불과 21살의 신예 선수지만 오지환은 리더십과 더불어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는 근면함도 지니고 있다. LG 구단 관계자는 오지환을 두고 “어서 빨리 세월이 흘러 오지환이 주장 완장을 차는 날이 와야 한다. 오지환이 경험을 쌓고 우리 팀의 주장이 될 때 LG는 끈끈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고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오지환은 11일 경기에서 팀이 패하고 난 후 후배 선수들을 독려한 것과 동시에 팀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 파이팅을 주도했다.

“어제 패배로 오늘은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임찬규나 유강남 등 후배 선수들과 파이팅하자고 약속했고 오늘 연습 때부터 다들 유난히 소리를 크게 질러줬다. 좋은 팀 분위기를 형성하니 바로 팀이 승리했다. 내가 활약한 것보다 어린 선수들이 뭉쳐서 덕아웃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오지환에게 올 시즌 개인 목표는 없다. 개인성적 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동료들로 하여금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 부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면서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모습이 너무나 그리웠다. 개인 성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올 시즌 다시 한 번 도약을 이뤄 승리에 큰 몫을 담당하고자 한다.

“수비 향상에 대해 욕심이 큰 만큼 올 시즌 실책수를 10개미만으로 하고 싶다. 하지만 기록적인 것 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꾸준히 연습에 임했는데 작년에 부상을 당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당시 꼭 내가 팀의 승리를 이끌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올 시즌 비로소 제대로 기회가 왔다. 한 번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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