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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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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야기 - 전북진안군 원촌마을 익산~장수고속도로 진안 IC에서 내려 백운면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에 기이한 산봉우리 두 개가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진안 최고의 비경인 마이산. 말이 귀를 세운 것처럼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봉긋하게 서 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가을날이면 산허리에 안개를 가득 두르고 있는 마이산의 모습은 신비로움 그 자체로 다가온다. 새하얀 안개 속에 두둥실 떠있는 암봉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쌍둥이 섬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이산을 지나 계속 길을 따르면 백운면 원촌마을에 닿는다. 백운면 면사무소 소재지이기도 하고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언뜻 보기에는 여느 시골마을과 풍경이 비슷하다. 한적한 거리에는 노인들이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고, 가끔 경운기가 털털거리며 코스모스가 흔들리는 ..
골목이야기 -부산 감천동 태극도 마을 부산 사하구 감천2동 태극도마을은 ‘한국의 산토리니’ 또는 ‘레고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감천고개에 서면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지붕 낮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꼭 닮았다. 누군가 공들여 만들어놓은 레고 블록 같기도 하다. 마을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은 감천고개 꼭대기에 있는 감정초등학교 주변. 아미동성당 앞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서서 마을을 바라보면 푸르고 붉은색 지붕과 노랑, 분홍의 물탱크가 어울려 기하학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마치 솜씨 좋은 건축가가 오랜 세월 공들여 만들어놓은 것 같다. 오와 열을 맞추어 질서정연하게 들어 선 집들. 마치 성냥갑들이 모여 있는 그 풍경이 차라리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집을 세어본다. 하나..
남산 둘레길 - 서울파노라마로 즐기는 도심 속 쉼터 남산은 서울의 중심이다. N서울타워 광장에는 서울 중심점이 있다. 이곳이 중심이라는 얘기다. 남산이 서울의 중심이란 사실은 남산을 올라보면 안다. 북쪽으로는 북한산, 남쪽으로는 관악산이 크게 아우른 가운데 서울이 동심원을 그리며 자리한다. 그 도심을 한강이 유유히 흘러와 남산을 감싸고 돌아간다. 당당한 서울의 중심 그러나 남산이 본래 서울의 중심은 아니었다. 조선 개국과 함께 한양이 도읍지가 되었을 때, 남산은 그저 남쪽을 지키는 요새였다. 당시 북악산 기슭에 궁궐을 짓고 바라보니 남쪽에 산이 있어 남산이 됐다. 이 산은 한양의 안쪽에 자리한 4개의 산(내사산) 가운데 하나여서 산 위에 성을 쌓고 봉수대를 설치, 도성 방어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겼다. 그랬던 산이 오늘날에 와서는 당당히 서울의 중심이 된 ..
골목이야기 - 서울용산구 청파동 서부역에서 숙명여대 쪽을 바라다보면 언덕 능선을 따라 성냥갑 같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용산구 청파동이다. 연립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 골목길다운 옛 골목길이 여전히 남아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청파동 속으로 걸어가 보면 기대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대부분의 길은 승용차 두 대가 너끈히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넓고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정비되어 있다. Y자형, L자형, S자형 등 다양한 형태의 골목길은 찾아보기 힘들다. 깎아지른 듯 급한 계단과 막다른 골목도 드물다. 길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모퉁이에서 우회전을 3번만 하면 어김없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한때 일본식 주택과 한옥, 서민형 주택 등 다양한 양식의 집들이 어울려 독특한 공간감을 빚어냈지만, 1..
캠핑 Tip 10 - 초보 캠퍼를 위한 캠핑 가이드 요즘 캠핑이 인기다. 캠핑 애호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자연과 함께 하는 캠핑의 재미를 맛보고자 휴일이면 도시를 떠나 전국 곳곳의 캠핑장을 찾는다. 하지만, 초보 캠퍼들에게는 캠핑이 오직 즐겁고 재미있는 일일 수만은 없다. 모든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직접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텐트 치는 법에서 요리하는 법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코너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캠핑장 정보와 함께 캠핑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캠핑팁을 소개한다. 당장 캠핑을 떠나고는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당신에게, 초보 캠퍼도 쉽게 응용해 볼 수 있는 열 가지 캠핑팀을 소개한다. Tip 1 "텐트 설치법" 자세히 보기 : 아름다운한국 - 중미산 자연휴양림 캠핑장 다목적 거주 공간으로 사..
종묘숲 - 신이 깃든 600년 참나무 숲 외대문을 넘어 종묘로 한 걸음 내디디면 종로3가의 번잡함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것 같은 적막감과 엄숙함이 감돈다. 어른 두 아름은 돼 보이는 갈참나무의 쭉 뻗은 가지가 팔을 벌리고 막아서는 듯하다. 서울 한복판에서 600년째 자리를 지켜온 종묘의 숲은 조선 왕조의 신림(神林)이다. 나무는 신의 대리물이나 수호신으로 숭배돼 왔다. 민중의 신림이 성황림이나 당산나무라면, 왕조의 신림은 국가에서 보호하던 신성한 숲을 가리킨다. 8월 30일(2011년) 찾은 종묘의 숲은 갈참나무와 잣나무 아래에 쪽동백과 때죽나무가 우거져 어둑했다. 단청과 정자, 누각을 짓지 않은 ‘죽은 자의 공간’답게 꽃나무를 심지 않고 연못엔 소나무 대신 향나무를 심은 모습이 특이했다. 그러나 종묘의 숲을 특별하게..
골목이야기 - 홍제동 개미마을 - 따뜻함이 느껴지는기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개미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인왕산 등산로 입구에 자리한 마을이다. 서울의 몇 남지 않은 달동네 가운데 한 곳이다. 홍제역 2번 출구 앞에서 마을버스 7번을 타고 좁은 아스팔트 길을 따라가면 닿는다. 개미마을의 공식 주소는 홍제3동 9-81. 마을 면적은 1만5,000평 정도 된다. 210여 가구 42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개미마을은 6·25 전쟁 이후 만들어졌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가난한 사람들이 들어와 임시 거처로 천막을 두르고 살았다. 당시에는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천막이 서부영화에 나오는 인디언마을 같아서였다고도 하고, 인디언처럼 소리지르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인디언촌’이라는 이름..
골목이야기 - 서울 이태원 솔마루2길 이태원은 참 재미있는 동네다. 유흥가와 부자동네, 골목이 이리저리 얽힌 서민동네가 공존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태원 하면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클럽과 음식점, 옷가게, 카페,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태원에서 한 발자국만 더 들어가보자.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태원과 만날 수 있다. 현란한 네온사인으로 번쩍이는 시끌벅적한 이태원로에서 소방서길을 따라 올라가면 회교사원이 나오고, 회교사원 앞으로 2차선 도로가 쭉 뻗어나간다. 도깨비시장길이다. 도깨비시장길을 따라가면 해맞이길과 만난다. 해맞이길은 ‘골목비경’ 두 번째 시간 한남동 편에서 소개한 바 있다. 분식집과 미용실, 이발관 등 서민들 가게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이태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