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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경찰청 ‘새로운 이닝’을 시작하는 나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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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좌절의 터널을 지난 나승현은 올 시즌 경찰청의 든든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여유를 되찾은 그의 얼굴에는 미소와 자신감이 가득하다. (사진=배지헌)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밥 펠러는 야구와 인생이 매일매일이 새로운 기회라는 점에서 닮았다고 했다. “어제 성공했든 실패했든, 어제는 뒤로 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펠러가 남긴 말이다. 흔히 야구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장 경기에서 패하고 나면 세상이 끝나버릴 것처럼 느껴지지만, 다음날이면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고 새로운 경기가 시작된다. 이번 찬스에서 실패하면 다음 찬스가, 오늘 경기에서 패하면 내일 경기가, 이번 시즌이 아니면 다음 시즌에도 야구는 계속된다. 실패와 성공, 기쁨과 슬픔이 끊임없이 교차하고 뒤섞인다는 점에서 야구는 인생과 꼭 닮았다.

경찰청 투수 나승현은 야구에서 실패가 갖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광주일고 시절 그는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동기인 강정호, 김성현(SK)과 함께 광주일고를 고교야구 최강으로 이끌었다. 2005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최우수선수, 봉황대기 우수투수를 수상하며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그 정도 실력이라면 거액을 받으며 프로에서 활약하는 미래를 그리며 조금은 우쭐했을 만도 하다. 하지만, 그 반대였다. 나승현은 프로에 가서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과연 내가 곧바로 프로에 가도 될까? 하는 걱정이 많았어요. 고교에서는 바깥쪽 빠른 볼이랑 변화구만 던져도 충분히 통하잖아요. 그런데 프로는 그렇지가 않으니까요. 중계방송 등을 통해서 프로 선배님들 하는 걸 볼 때면 제가 가진 게 너무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나 같은 스타일이 프로에 가서 통할까? 그보다는 대학에 가서 좀 더 실력을 키운 뒤에 가는 게 낫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들로 머리 속이 복잡했죠.” 스스로를 반신반의한 나승현과 달리, 프로야구계는 광주일고 에이스의 성공을 확신했다. 그해 열린 2006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승현은 2차 전체 1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입단과 동시에 마무리투수의 중책을 맡아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루키 시즌 성적은 51경기에서 평균자책 3.4816세이브 탈삼진 33. 시즌 후반 체력이 달려 고전하기는 했지만,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타자와 싸울 줄 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인 때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그냥 ()민호 형이 던지라는 대로 따라서 던졌죠. 그렇게 계속하다 보니까 점점 프로에서 제 볼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하지만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입단 2년째인 2007년을 기점으로, 나승현의 성적은 날개가 녹아버린 이카루스처럼 끝없는 추락을 시작했다. “좋았을 때는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지 않았어요. 오로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죠. 그런데 첫 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나니까, 점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게 되더라구요. 또 롯데라는 인기 구단 소속이다 보니 욕도 많이 먹게 되잖아요. 그게 당연한 건데, 자꾸만 생각이 부정적인 쪽으로 흘러가더군요. ‘또 못 던져서 사람들한테 욕먹으면 어쩌지’ ‘이렇게 던지는 게 맞는 걸까’ ‘이번에 던진 공이 맞으면 어떡하지’... 그러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잃고, 제 스스로가 망가져 간 것 같아요.”

거듭된 실패와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 나승현은 점점 자신이 원래 어떤 투수였는지를 잊어버렸다. 데뷔 시절 자신감에 넘치는 싸움닭이던 나승현에게 어느새 나약한 투수’ ‘새가슴이라는 이미지가 두껍게 덧씌워졌다. “아마 경찰청 선수 중에 저처럼 욕 많이 먹어본 사람도 없을걸요? 사직구장 근처에 사는데도 걸어서 집에 갈 수가 없었어요. 항상 택시타고 빙 돌아서 귀가했어요.” 웃으며 말하지만,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칼로 온 몸을 저미는 것처럼 아팠을 거다. “지금은 욕 먹던 것도 그리워요. 욕먹는 것 만큼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도 많이 받았잖아요. 실은 욕하는 것도 다 저라는 선수를 그만큼 생각하고 있으니까 욕이라도 하는 것 아닐까요, 하하.” 그의 엷은 미소에서는 단 맛과 쓴 맛이 모두 느껴졌다.

나승현의 불펜 투구 모습. 부상에서 완쾌한 그는 남은 기간 볼끝의 움직임을 강화하고 변화구 컨트롤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사진=배지헌)

시간은 가차없이 흘렀다. 어느덧 2010, 롯데 입단 5년차 시즌이 됐다. 나승현은 그해 시즌 개막을 잔뜩 벼르고 있었다. “전지훈련 때부터 컨디션이 너무 좋았어요. 몸 상태도 좋았고 연습경기에서도 잘 던져서 올해는 다르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죠.” 하지만 하필 바로 그 때, 운명이 장난을 쳤다. 도가 지나친 장난이었다. “그렇게 희망에 부풀어 있었는데, 개막을 앞두고 어느 날인가 갑자기 어깨와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하더라구요.” 원인은 잦은 투구폼 변경. “몇 년째 야구가 잘 안되다 보니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폼을 자주 바꾸면서 몸 상태가 나빠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나승현은 부상을 치료하는 대신 참고 견디는 쪽을 택했다. “참았죠. 통증이 시작되기 전까지 워낙 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그냥 포기하기가 아쉬웠어요. 아파도 참고 해보자고 생각하고 버텼죠. 그러다 보니 통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나중에는 아예 스피드도 뚝 떨어지고 컨트롤도 엉망이 됐어요.” 결국 나승현은 그해 2경기에서 2.1이닝 동안 10실점하며 평균자책 38.57이라는 악몽같은 기록만을 남긴 채 시즌을 접었다. 최고가 될 줄 알았던 시즌이, 야구 인생에서 최악의 한 해가 되고 만 것이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는 절망의 밑바닥 가장 깊은 곳에서, 나승현은 군복무를 먼저 해결하는 길을 택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로 갑갑했어요. 성적도 계속 나쁘지, 간만에 몸 상태가 좋다 싶었더니 부상까지 당했지, 답이 없더라구요. 한 살 두 살 계속 먹다 보니 어느덧 군대도 다녀와야 하는 나이였구요. 고민하다가 시즌 중간에 마음을 굳혔죠. 이렇게 허비할 시간이 없다. 기왕 다녀와야 하는 군대라면, 가능하면 빨리 다녀오자. 그런 생각이었어요.”

2011, 나승현은 아픈 몸과 마음을 안고 경찰청 야구단에 입대했다. “들어올 당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었죠.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최악의 시기였다고나 할까요. 다행히 경찰청에 들어온 뒤에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2년간 군대에 다녀와서도 야구를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구요.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이걸 어떻게 재활해야 하나도 고민이었어요.”

입대 첫해, 나승현의 모습을 경찰청 마운드에서 만나기는 어려웠다. 부상 부위 재활로 일년을 꼬박 보낸 탓이다. 경찰청 유승안 감독은 팀 성적을 위해 아픈 투수를 무리해서 던지게 하지 않았다. 나승현에게 몸과 마음을 추스를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나승현도 경찰청 입대가 스스로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말한다. “정말 잘 온 것 같아요. 오기 전 했던 걱정과 달리, 와서 보니까 환경도 좋고 개인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다행히도 재활은 성공적이어서, 나승현을 오랜 기간 괴롭힌 어깨와 팔꿈치의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몸이 작년보다 많이 좋아진 상태에요. 이제는 던질 때 아프지 않으니까요. 아프지 않고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죠.”

몸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한결 강해졌다. 나승현은 프로에서는 하루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다음 날이면 계속 가라앉아 있었다고 한다.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하루 못했다고 실망하지도 않고, 좋다고 너무 들뜨지도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게 됐어요. 시즌은 길잖아요.” 과거에 대한 집착도 버렸다. “입대 전에는 옛날 좋았을 때에 대한 생각이 많았어요. 내가 한창 잘 될 때 어떻게 했더라? 그때처럼 해볼까? 경찰청에 와서 보니까, 과거에 어떻게 했는지 보다는 지금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몸 상태도 환경도 전과는 다르니까요. 현재의 제 상태를 제대로 알고 거기에 맞춰 지금 갖고 있는 걸 갖고 최선을 다해야죠.”

그와 함께 야구를 보는 시각도 넓어졌다. “입대 전에는 그냥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만 신경을 쓰기 바빴죠.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야구하는지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지금은 무조건 제 것만 보기 보다는,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려고 해요.” 나승현이 볼 스피드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도 그래서다. “동료 야수들에게 한번 물어봤어요. 구속이 빠른 공과, 볼끝이 좋은 공 중에 어느 게 타자 입장에서 더 까다롭냐고. 예전 같으면 그런걸 물어볼 생각은 안 했을 거에요.” 대답은 하나같았다. “아무리 구속이 150km/h가 나와도 볼끝이 좋지 않으면 타자들은 칠 자신이 있대요. 반면에 140을 간신히 넘는 공이라도 움직임이 좋으면 정말 공략하기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볼의 움직임과 볼끝의 중요성을 그때 깨달았죠.” 그 뒤로 나승현은 구속을 빠르게 하기 위한 훈련보다는, 하체를 단련하고 릴리스 포인트를 타자 가까이로 최대한 끌고가는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이것 역시 몸 상태가 회복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딱 한 가지 문제는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 한번 큰 부상을 경험한 투수는 부상이 재발할까 하는 공포감에 자신의 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승현 스스로도 이를 잘 안다. “무의식적으로, 저도 모르게 아플 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요. 실제로는 아프지 않은데, 머릿속에 아플 거 같다는 걱정이 남아 있으면 전력으로 던지기가 어렵잖아요. 그걸 극복하는 게 참 어려운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경찰청 진필중 코치는 이에 대해 통증에 대한 불안감을 과감하게 떨치고 예전처럼 과감한 피칭을 해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 코치의 말을 들어보자.

경찰청 진필중 투수코치는 프로에서 최고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다. 아픔이 있는 2군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나승현은 진 코치에 대해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생활의 모든 부면에까지 세심하게 조언해 주신다"고 했다. (사진=배지헌)

제가 처음 여기 왔을 때 승현이는 또 다시 아프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남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기가 좋았을 때 던지던 투구 밸런스를 많이 잊은 상태였죠. 저도 물론 도움을 줬지만, 선수 스스로가 열정을 갖고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지금은 예전의 투구폼을 100퍼센트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찾은 상태에요. 부상 재발에 대한 불안감도 어느 정도 떨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승현이가 갖고 있는 야구에 대한 열정과 어우러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봅니다.”

부상에서 벗어난 나승현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다. 5일 현재 5세이브(2홀드)로 구원 부문 단독 1. 1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2점만 실점했고 탈삼진은 무려 16개나 잡아냈다. 나승현은 일단 아프지 않으니까 마운드에서도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진필중 코치는 기본적으로 게임 운영을 잘 하는 투수였다면서 이렇게 평가했다. “1군 경험도 있는 투수잖아요. 기본적인 바탕이 있는 상태에서 몸이 아프지 않으니까 그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거죠. 지금은 컨트롤도 낮은 쪽에서 형성되고 볼 끝도 좋아요. 올해 계속 아프지 않고 던지면서 과거의 탄력 있는 몸을 만들어 나가면,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전 승현이를 믿어요. 경찰청 와서 열심히 운동했던 열정을 간직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마음으로 정진하면 예전의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승현은 제대 후 팀에 복귀해서 자신이 맡게 될 보직을 중간계투로 예상하고 있다. “제가 복귀하면 나승현이 돌아와서 롯데 불펜이 최강이 됐다는 말이 나오게 하고 싶어요.” 그에 맞춰 구종을 늘리기보다는, 현재 던지는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성 체인지업을 더욱 확실하게 다듬는데 주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구종을 추가할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 던지는 것도 제대로 된 변화구가 없는데 무작정 수만 늘리는 것도 방법이 아니더라구요. 선발을 할 것도 아니고 중간계투를 할 거니까. 1이닝을 막아내기 위한 확실한 무기가 있는 편이 낫죠.”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은 없는 걸까. “선발도 물론 좋지만, 저는 불펜이나 마무리 투수가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마무리로 뛰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욕은 다 먹어본 그가 마무리가 더 좋다니, 의외다. “마무리 투수가 느끼는 기분은, 정말 해본 사람이 아니면 몰라요. 마무리로 나가서 경기를 내 손으로 끝냈을 때 느끼는 쾌감이 있어요. 부담도 따르지만, 그 부담을 자신감으로 바꾸는데 성공하면 정말 재미있어요.” 나승현은 마무리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본 게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안 좋았던 기억도 있지만, 도움이 많이 돼요. 실패했던 경험과 똑같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면, 똑같은 실수를 안 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프로에서의 지난 5년 간의 경험을 떠올리기조차 싫은 실패라고 여기지 않는다. “물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안 좋은 시간일 수도 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만약 제가 처음부터 계속 잘해서 승승장구했다가 한번 잘못되면,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을 것 같아요. 아프고 고생해본 경험이 있으니까, 앞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겨내고 잘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메이저리그 감독을 지낸 척 태너는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을 때는 야구경기에서 승리할 때이고, 두번째로 기분 좋을 때는 야구경기에서 패할 때라는 말로 야구에 대한 무한 애정을 표현했다. 나승현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그는 프로에서 가장 큰 좌절을 경험했을 때조차도, 단 한번도 야구가 싫어진 적은 없었다고 한다. “못해도 기분 안 좋아도, 야구가 싫은 적은 없었어요.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게 재미있고, 이 재미있는 걸 남에게 양보하기 싫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야구를 해 왔거든요. 마운드에 서 있을 때 비로소 제가 저답다는 걸 느껴요. 내가 나 다워지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승현의 경찰 제대는 올 102. 올해 나이 스물 여섯이다. 동기인 강정호는 이미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 늦지는 않았다. 야구 경기로 치면 이제 3, 시즌으로 치면 초반 40경기가 지나갔을 뿐이다. 그 사이 홈런도 맞고 볼넷도 내주고 패전도 겪었다. 이제 나승현은 앞선 이닝과 시즌 초반의 시행착오를 딛고, 자신에게 남은 6이닝을 후회 없이 전력으로 던질 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나승현이 어떤 투수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줄 생각이다. 4회가 방금 시작됐다. 나승현의 야구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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