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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이슈&포커스] 대구구장 ‘뜬구름 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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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6일 정전사태가 벌어진 대구구장의 모습. 두산-삼성전 8회 갑작스런 정전으로 대구구장은 암흑천지로 돌변했고, 끝내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낙후된 대구구장의 현실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대구구장 신축은 어느덧 국내프로야구계 전체의 과제가 됐다. 스포츠동아DB

광주·대구 구장 신축 어떻게 돼가나?

대구의 삼성과 광주의 KIA. 한국프로야구 30년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문 구단들이다. 그러나 대구와 광주의 야구장은 부끄러웠다. 1980년대 아버지 손을 잡고 대구와 광주에서 응원했던 베이스볼 키드가 이제 30대 후반이 돼 다시 아들과 딸을 안고 야구장을 찾을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렀건만 대구와 광주구장은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다. 낙후된 시설로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고 관중은 좁은 좌석과 불편한 화장실을 오직 야구에 대한 사랑으로 감수해왔다. 2010년 말과 지난해 광주와 대구에선 신축구장 건설 추진이라는 기쁜 소식이 잇달았다. 그리고 2012년 봄, 광주에선 육중한 건설장비가 바삐 움직이며 2014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에 한창이다. 반면 2015년이면 3만석 규모의 최신 구장을 기대했던 대구는 여전히 아무런 기약이 없다.

지지부진 대구구장 신축    대구시장 반성하라!

부지 확보 등 행정 절차만 1년 걸려

지난달 턴키방식 첫 공개입찰 유찰


조명탑에 불이 꺼지고, 비만 오면 물이 흥건히 고인다. 사회인야구가 펼쳐지는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세계 정상급 수준에 이르렀다는 국내프로야구, 그것도 명문 구단을 자처하는 삼성의 홈구장 이야기다.

삼성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5차례(통합우승 포함) 우승을 차지하고, 장효조 김시진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 등 숱한 슈퍼스타들을 배출한 명문 구단이다. 그러나 이 명문 구단의 홈구장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1948년 건립된 대구시민구장은 국내 야구장 가운데 가장 낙후된 곳이다. 대구시는 2010년 관중석과 화장실 등을 대대적으로 보수했으나 낙후된 시설이었던 만큼 한계는 분명했다. 지난해 경기 도중에는 갑작스레 조명탑 전체가 암전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덕아웃이 물바다가 되기도 한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는 사실이 낯 뜨거울 정도다. 최근 스포츠동아 설문조사(4월 20일자)를 통해 프로야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55% 가량이 가장 꺼리는 경기장으로 대구구장을 꼽았을 정도다.

몇 년째 말만 무성한 대구구장 신축은 아직까지 전체적 구상만 있을 뿐 확실하게 틀이 잡힌 것이 없다. 신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대구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3일 “행정절차상 문제가 있었다. 신축은 작년 2월에 결정됐지만 야구장 부지가 개발제한구역이었다. 이를 해제하는 데 절차가 많고 까다로웠다. 지난 2월 도시계획시설사업에 야구장이 포함됐다. 행정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1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 셈”이라며 신축 지연 이유를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달 턴키방식(건설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일괄 수행하는 방식)을 채택해 공개입찰에 나섰다. 그러나 입찰자가 없어 첫 공개입찰은 유찰되고 말았다. 대구시는 재검토를 거쳐 5월 중순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자 선정이 끝나면 9∼10월 설계계획을 확정 짓고 연말부터 착공에 돌입한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야구장 신축 필요성은 예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야구가 제1의 스포츠 아닌가. 시민들도 야구에 대한 열의가 남다르다. 잘 진행시켜서 시민들을 위한 야구장을 신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대구시의 계획일 뿐이다. 입찰자가 계속 나타나지 않는다면 야구장 신축 역시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다. 과연 대구시민들은 언제쯤 신축 구장에서 프로야구를 즐길 수 있을까. 아직까지 대구구장 신축은 뜬구름 잡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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