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훈선수 호명을 받았을 때 팬들께서 정말 많은 환호를 보내주셨어요. ‘아직 날 반겨주시는구나’ 싶어서 감격했습니다“.
최근 5년 중 단 한 해의 부진에 전직 주장은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던 것이 사실. 그러나 동료 선수단과 팬들은 그에게 여전한 믿음을 아끼지 않았고 그 믿음이 선수를 다시 일어서게 했다. 조성환(36. 롯데 자이언츠)이 다시 환한 웃음을 찾은 이유다.
조성환은 올 시즌 첫 5경기서 4할9리(22타수 9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근 2경기서 4타수 무안타로 주춤하고는 있으나 일단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스스로 되찾았다는 점은 일단 롯데와 선수 본인에게도 고무적인 일이다.
2008시즌 3할2푼7리 10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며 병역 공백을 이기고 단숨에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동시에 골든글러브 감격까지 누렸던 조성환은 지난해 2할4푼3리 6홈런 36타점에 그쳤던 것만 제외하면 지난 4년 간 매년 좋은 활약을 보였다. 2009년 안면 사구 충격으로 결장이 잦기는 했으나 그래도 2할9푼4리 8홈런 36타점으로 그라운드에서만은 제 몫을 확실히 해낸 조성환이었다.
올 시즌에는 스타트가 괜찮은 조성환이다. 7일 개막전서 한화 에이스 류현진으로부터 선제 솔로포를 때려내며 2012시즌 전체 타자들 중 가장 먼저 아치를 그린 조성환은 11일 잠실 LG전서도 4안타 맹타를 터뜨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최근 두 경기서 주춤하기는 했으나 기본 기량을 갖춘 선수인 만큼 그에 대한 팀 내 우려도는 낮다.
13일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조성환은 “첫 날 개막전이 끝나고 내가 수훈 선수로 호명될 때 많이 놀랐고 팬들의 환호성에 더욱 감격했다. ‘아직 날 반겨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깨우는 것은 다른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던 것 같아요.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저절로 제가 위축되었거든요. 팬들께서 절 잊지 않아주신다는 마음. 그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이라도 올해 정말 잘 해야 합니다”.
그동안 조성환은 2010시즌까지 팀의 주장으로서도 선수단의 심장 역할을 했다. 주장직을 내려놓은 현재. 이제는 오히려 동료와 후배들이 그를 다독여주고 양승호 감독도 조성환에게 힘을 불어넣는 데 주력하고 있다. 팬들의 환호성과 더불어 조성환이 어깨를 활짝 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저는 좋은 활약으로 벤치 신뢰를 찾고 동료들에게도 믿음을 심어야 하는 입장입니다. 지금 동료들은 절 믿어주고 챙겨주면서 잘 될 거라고 북돋워주고 있고 감독님도 제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요. 그 보이지 않는 힘 덕분에 타석에서도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그만큼 스스로 자신감을 갖지 않으면 다른 이를 이길 수 없다. 그 자신감을 주변인들이 더욱 키워준다면 더 놀랄만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 인생사다. 조성환은 그 무형적인 믿음의 힘을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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