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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청주, 이상학 기자] 시범경기는 훼이크였다. 모두가 깜빡 속았다. 베일이 벗겨진 그는 역시 실전에 강한 스타였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의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은 강렬함 그 자체였다. 지난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선발등판으로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을 가진 박찬호는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며 선발승을 거뒀다. 데뷔전에서부터 팀의 개막 3연패를 끊는 스토퍼 역할을 해내며 한화의 구세주로 된 것이다.
덕아웃에서 박찬호의 피칭을 지켜본 '괴물 에이스' 류현진은 "정말 잘 던지시더라. 모든 게 다 좋았다"는 말로 존경심을 나타냈다. 이날 박찬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올 정도로 빠르고 힘 있었으며 1회 볼넷 2개 내준 것을 제외하면 볼넷도 없었다. 류현진의 말대로 구위와 제구력에서 흠잡을 데 없는 투구내용이었다.
박찬호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신경현은 "역시 박찬호라는 말이 나온다"며 "워낙 공의 움직임이 많았다. 볼끝 움직임이 많은 공을 던지다 보니 땅볼을 많이 유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찬호는 아웃카운트 19개 중 무려 11개를 땅볼로 잡았다. 삼진 5개와 뜬공 3개를 제외하면 땅볼 비율이 두드러진다.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직구(28개)보다 슬라이더(33개), 투심(20개) 커브(8개) 체인지업(3개)을 섞어 던졌다. 특히 변종 직구 계열의 투심과 커터가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볼끝 변화를 보이며 무수한 땅볼을 나왔다. 이 과정에서 포수 신경현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몸쪽 승부와 박찬호의 제구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신경현은 "찬호형 공이 사인대로 원하는 곳에 잘 들어왔다. 컨트롤이 생각보다 좋았다. 전체적으로 낮게 제구돼 땅볼 유도하기에도 편했다. 투구수를 생각해 빠르고 공격적으로 승부했는데 직구에 힘이 있어서 그런지 의도대로 잘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날 박찬호가 총투구수 92개만 던지고 내려간 것도 "형 이제 그만 내려가시죠"라는 신경현의 냉철한 조언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박찬호도 "체력적으로 충분히 자신있었다"면서도 포수의 조언을 받아들여 마운드를 내려가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찬호는 "신경현에게 고맙다. 경기 전날에 신경현이 선수들을 모아놓고 승리에 대한 결의를 보였다"며 "리드도 내가 원하는 코스로 바꾸지 않아도 될 만큼 90% 정도쯤 잘 맞았다. 몸쪽 공격적으로 원하는 대로 사인을 내줬고 자신있게 공격적으로 던졌다. 고비마다 볼 배합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며 그의 리드에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가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본경기에서는 기대대로 잘 던져줬다"며 흡족해 했다. 그간의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는 박찬호의 투구에 모두가 놀랐지만 한 감독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박찬호가 한화 선발진의 주요 전력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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