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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축구

세계 최강의 바르셀로나, 수비력은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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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은 거의 공을 잡지 못했음에도 결국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었다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앤드류 기브니 : 데일리미러 칼럼니스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끈 바르셀로나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훌륭한 팀 중 하나가 됐다. 3년 사이에 두 번의 챔피언스 리그와 세 번의 리그 우승을 이룬 바르셀로나는 6~70년대의 아약스, 레알 마드리드 함께 축구의 신전에 오르게 됐다. 바르셀로나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단지 트로피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준 경기 스타일 덕분이었다. 토털 풋볼의 새로운 장을 보여준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현재 유럽의 여러 팀이 모방하려 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과르디올라가 감독 자리에서 내려갔고, 그 자리에는 수석 코치를 맡았던 티토 빌라노바가 앉았다. 새로운 감독인 빌라노바가 전임 감독이자 주장 출신인 과르디올라만큼 팀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구단에 성공을 안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지금까지 바르셀로나는 다른 팀들이 모방하고 싶을 만큼 위협적인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마치 케빈 키건 감독이 지휘하던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수비에 문제가 있더라도 상대보다 많은 골을 넣으면 그만이라는 전술이다.

챔피언스 리그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의 홈경기에서 1-2로 뒤처졌던 바르셀로나는 끝내 3-2로 승리했다. 리그에서는 세비야 원정에서 0-2로 지고 있다가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두 골에 힘입어 3-2로 역전승했다. 레알과의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도 선제골을 내줬지만, 결국 무승부를 거두며 조세 무리뉴 감독의 팀을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낼 수 있었다.

최근 데포르티보와의 리그 원정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전반 18분 만에 3-0으로 앞서 갔다. 경기는 5-4 승리로 마무리됐는데, 이는 바르셀로나가 최고와 최악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결과였다. 전방에는 리오넬 메시와 파브레가스, 차비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많은 골을 터트릴 수 있는 화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수비진에는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셀틱은 거의 공을 잡지 못했음에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골을 기록했고, 더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폭발적인 화력은 메시에 의해 완성된다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표면적으로 바르셀로나는 모든 면에서 굉장해 보인다. 리그에선 7승 1무로 여전히 무패에, 24골을 터트리며 레알보다 승점 8점이나 앞서 있다. 수비 기록을 보기 전까지는 빌라노바 감독이 좋은 출발을 해냈다는 사실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벌써 11골을 실점했다. 여덟 경기에 11실점이면 경기당 1.37골을 허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시즌 경기당 0.76골을 허용하고도 레알에 9점 차로 뒤처져 2위를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의 실점 기록은 리그 최하위인 오사수나와 똑같다. 빌라노바 감독의 전술에서 수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불운하게도 많은 선수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주전 중앙 수비 콤비인 헤라르드 피케와 카를로스 푸욜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에릭 아비달은 건강을 회복하는 중이며, 측면 수비수 다니 알베스마저 브라질 대표팀에서 부상을 당했다. 사실상 주전 4백 전부가 뛰지 못하는 상태다.

미드필더인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알렉스 송이 예상대로 수비수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수비를 보러 바르셀로나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송은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게 목표였고, 마스체라노도 송과 마찬가지로 수비진 앞에서 뛰는 것이 자신의 전문 포지션이다. 아쉽지만 수비수로서는 능숙한 활약을 펼칠 수가 없다.

호르디 알바나 다니 알베스와 같이 공격력을 갖춘 측면 수비수가 있을 때는 중앙 수비수 두 명이 공간을 커버해야 한다. 이는 아비달처럼 중앙과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하는 경험 있는 선수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이다.

마스체라노와 송 모두 리그에서는 충분히 괜찮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가 시작되면 빌라노바 감독은 푸욜과 피케와 같은 전문 수비수들이 돌아오길 바랄 것이다.

메시는 2012년에만 72골을 넣었고, 이는 펠레와 게르트 뮐러의 75골과 82골에 근접한 수치다. 연말까지는 두 달이나 남아 있어, 메시가 한 해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유일한 문제는 메시가 골을 넣는 동안 바르셀로나가 몇 골을 실점하느냐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건축가와 디자이너를 모아 아름다운 건물을 지어도 기초 공사가 확실하게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바르셀로나가 다시 유럽의 챔피언이 되려면 메시, 다비드 비야, 페드로와 같은 공격수들을 받쳐줄 뛰어난 수비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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