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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축구

[포르투갈ⓥ스페인] ‘슈퍼 스타’와 ‘슈퍼 팀’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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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축구는 11명이 호흡을 맞추는 팀이 또 다른 11명과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다. 따라서 어느 한두 명에 의해 경기가 좌우되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리고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강한 팀이 진짜 강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로 2012(폴란드·우크라이나 공동 개최) 준결승 첫 번째 경기는 그런 통념을 잠시 접어 두어도 될 듯하다. 포르투갈 때문에 그렇다.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이하 C.호나우도)라는 슈퍼 플레이어가 이끄는 포르투갈과 팀 전체가 슈퍼인 스페인이 유로 2012 결승전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만났다. 포르투갈은 조별 라운드 최종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축구 스타 C.호나우도를 앞세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스페인은 축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팀의 힘으로 전무한 메이저 대회 3연패를 거머쥐려 하고 있다.

◆ 유로 2012 4강 제1경기 포르투갈 vs 스페인

2012년 06월 28일 03시 45분(한국 시각), 돈바스 아레나(우크라이나)


▲ 관전 포인트

두 팀의 이 경기는 관전 포인트가 명확하다. C.호나우도가 스페인을 넘어설 수 있느냐, 아니면 스페인이 C.호나우도를 무기력감에 빠트리느냐의 대결이다. 포르투갈이 C.호나우도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기 때문이고, 스페인은 그런 최고의 스타를 잠재울 만한 막강한 조직력을 구축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글 서두에 축구의 통념을 깬 ‘개인과 팀의 대결’이라 언급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먼저 포르투갈부터 살핀다. 포르투갈은 '죽음의 조'라 불리는 B조를 통과해 8강에서 체코를 제압하며 4강까지 진출했다. 체코전에서 다소 힘겨운 1-0 승리를 거둔 것은 아쉬어도 팀을 이끌고 있는 에이스 C.호나우도가 두 경기 연속 골을 뽑아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C.호나우도가 워낙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해야 하고, 더불어 스페인 선수 대부분이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고 있어 그들의 플레이에 익숙하다는 점도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물론 C.호나우도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프리메라리가를 소화할 때 FC 바르셀로나에 유독 약하긴 했다. 하지만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숙적 메시가 빠진 만큼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또 C.호나우도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왼쪽 측면 수비수 코엔트랑과의 콤비 플레이가 농익어 가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반면 스페인은 지금껏 내려져 온 축구의 통념을 지키겠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팀보다 강한 개인은 없다”라는 게 그들의 주장인데, 다른 팀도 아닌 작금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완벽한 균형과 힘을 자랑하는 스페인의 외침이라 쉽게 흘려들을 수 없다.

따라서 스페인은 C.호나우도를 질식시킬 만큼 완벽한 팀의 균형으로 결승까지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전히 부실한 원톱 공격수의 자리는 고민거리다. 그러나 파브레가스와 이니에스타 등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들은 무수히 많은 만큼 개의치 않고 있다. 외려 이번 경기를 통해 개인의 한계를 절감케 하겠다며 포르투갈전을 반기기까지 하는 분위기라, 그들이 얼마나 위대한 팀의 경기를 보일 것인지는 준결승 첫 경기를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키 플레이어

- 포르투갈 : 우구 알메이다

C.호나우도를 키 플레이어로 지목해야 마땅한 경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메이다를 지목한 이유는 행여나 C.호나우도가 스페인에 막혀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때 그가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스페인전에서 포르투갈이 승리하기 위한 조건은 C.호나우도가 지난 두 경기처럼 펄펄 날아다니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 하나의 승부수가 통하지 않았을 때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포스티가(경고 누적으로 결장)를 대신해 원톱 자리에 설 알메이다의 득점력이다. 알메이다는 이번 대회 지역 예선에서 두 골을 넣었을 만큼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는 소중한 공격 자원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해 조용했는데, 스페인이란 극강을 상대로 자신을 빛낼 호기가 찾아온 만큼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 스페인 : 페르난도 토레스

스페인의 키 플레이어로 토레스를 지목한 것 역시 포르투갈에서 알메이다를 선택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팀으로서 강한 조직력을 발휘하는 스페인의 유일한 약점이 골을 넣을 전방 공격수 부재라는 점에서 토레스의 어깨에 앉아 있는 기대감은 꽤 무겁다.

포르투갈-스페인전은 의외로 화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포르투갈은 팀 스페인, 스페인은 C.호나우도를 의식한 채 경기를 치를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경기가 그런 양상으로 흐른다면 스페인의 제로톱은 큰 빛을 발하지 못할 수 있다. 포르투갈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견고한 수비 블록을 세웠을 때,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그 블록을 흔들 선수가 스페인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 그 구실을 할 수 있는 선수는 토레스가 유일하다. 스페인이 포르투갈의 수비벽을 뚫지 못해 주도권을 쥐고도 지지부진한 경기를 하고 있다면, 해결책은 토레스만이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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