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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LG의 개막 한 달 선전 이끈 결정적 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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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재미있는 시즌을 만들어보겠다”.

LG 김기태 감독은 시즌 전 악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단호하게 대처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LG를 최하위권 팀으로 분류하자 더욱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재미있는 시즌’을 입에 붙이며 LG가 이변의 중심에 자리할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2012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LG는 올 시즌을 재미있게 만든, 이변의 팀으로 자리 중이다. 7일 현재 12승 10패를 올리고 있는 LG는 한 달 동안 단 한 번도 5할 승률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을 2연승으로 시작하고 난 뒤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달리고 있다. 한 달 동안 LG의 선전을 이끌었던 요인들을 돌아본다.

▲ 팀 도루 1위-클러치 수비

한 달간 LG는 ‘공격은 한 베이스 더, 수비는 한 베이스 적게’의 원칙을 잘 수행했다. 대부분의 주자들에게 그린라이트 사인을 내면서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주문했고 팀 도루 38개로 도루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이대형·이병규(7번)·박용택·양영동이 모두 도루 5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다른 선수들도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고 상대의 베이스를 훔치고 있다.

반대로 수비에선 백업플레이나 콜플레이 같은 기본기부터 시작해 상황에 맞는 팀 수비가 이뤄지는 중이다. 전지훈련의 땀방울을 바탕으로 개인기량에 의한 호수비뿐이 아닌 외야 릴레이 플레이나 내야 더블플레이 등 선수 간의 호흡이 필요한 수비까지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동욱-오지환의 키스톤 콤비가 내야의 중심을 잡고 있고 외야진 역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경기 후반 결정적인 다이빙 캐치와 정확한 홈송구로 상대의 득점을 저지한 외야수 양영동은 “올해 전지훈련에선 유난히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개인 연습뿐이 아닌 팀 전체가 호흡을 맞춰 움직이는 것에 중점을 뒀었다. 많은 훈련이 곧 선수들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올 시즌 LG의 달라진 수비 원인을 밝혔다. 작년 최다 실책 2위였던 LG는 지금까지 팀 실책 14개로 최다 실책 부문 중위권에 있다.

▲ 변화무쌍 라인업

타선은 물론 선발투수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 올 시즌 LG는 상대팀에 따라 맞춤형 라인업을 가동하며 효과를 보고 있다. 타선은 4번 타자 정성훈을 제외하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LG는 1번 타자 자리에 박용택과 이대형을 상대팀 선발투수에 맞춰 기용한다. 김 감독은 “에이스급 투수와 붙을 때는 박용택을 1번 타자로, 4·5선발급 투수가 나오면 이대형을 1번 타자로 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번 타자 자리에 이병규(9번)를 올리거나 5번 타자로 김용의를 기용하는 등 파격적인 시도도 있었다. 타자의 스타일에 부합하는 타순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투수 공의 궤적에 맞는 스윙을 구사하는 타자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한다는 의도였다. 현재 LG는 팀타점 105타점·팀득점 108득점로 8개 구단 선두를 달리고 있다.

7, 8명의 선발진을 꾸리며 기존 5명의 선발로테이션 구성도 파괴했다. 한 달간 벤자민 주키치와 김광삼을 제외하면 모든 선발투수들이 1군 엔트리 등록과 말소가 반복되고 있다. 선발등판 후 4, 5일 이상의 휴식이 필요한 베테랑 투수들을 배려하고 이승우나 최성훈처럼 상대 타선이 전혀 익숙하지 않은 신예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마운드에 올렸다. LG는 이승우와 최성훈이 선발 등판했던 5경기 중 4경기에서 승리했다.

▲ 새 자리 적응 완료, 정성훈·유원상의 도약

정성훈과 유원상이 각자의 자리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로써 LG는 지난 몇 년 동안 골머리를 앓았던 우타거포 4번 타자 부재와 불펜 불안의 정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올 시즌 LG의 새로운 4번 타자로 낙점된 정성훈은 리그 최고의 4번 타자가 됐다. 정성훈은 7일까지 타율 3할1푼2리(12위) 8홈런(1위) 20타점(3위) OPS 1.127(3위)로 타격 주요 부문 상위권에 자리 중이다. 특히 정성훈은 중요한 순간마다 팀의 동점이나 역전을 이끈 홈런과 타점을 올리며 김 감독이 바랐던 ‘해결사’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유원상은 평균자책점 1.42 1세이브 4홀드로 철벽불펜으로 진화했다. 150km에 가까운 직구와 140km이상의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고 있는 유원상은 비로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지난 6일 경기에선 2이닝 세이브를 달성하며 LG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LG가 5월까지는 집단마무리 체제를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유원상은 봉중근과 함께 마무리투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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