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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8개 구단 '주장' 한 달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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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주장 홍성흔(롯데)은 말한다. 주장은 참 힘든 보직이라고. 성적이 좋지 않아도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고.

모든 스포츠 종목, 특히 단체 종목에서 주장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그렇다고 주장이 팀 성적, 팀 워크에만 집중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야구만큼 개인 기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종목도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적이 좋을 때, 혹은 부진할 때도 선수들에게 할 말이 필요할 때는 해야한다. 그러나 개인 성적이 좋지 않다면 소위 말하는 '말발'이 통하지 않게 된다. 주장의 성적을 더욱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팀 성적,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주장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시즌 개막 한 달째, '온탕', '냉탕'에 몸을 담그고 있는 주장들을 살펴봤다.



▲ 김사율,한상훈,진갑용
◇ 승리는 내 손에! 성적 돋보이는 캡틴들

롯데 김사율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 제일 좋은 선수다. 7일 현재 팀이 13승1무8패, 1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비록 6일 문학 SK전에서는 끝내기 투런포를 얻어맞긴했지만 올시즌 9경기서 7세이브를 기록, 이 부분 2위에 랭크돼있다. 8이닝 동안 3실점, 평균자책점 3.38로 양호한 편이다.

특히 FA로 영입한 정대현, 이승호가 빠져있는 상황에서 김사율이 불펜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든든히 해주고 있다. '달라진 불펜'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것도 그의 역할이 크다. 시종일관 덕아웃에서 후배 불펜 투수들을 격려하는 모습은 롯데 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한화 한상훈 비록 팀은 꼴찌에 그치곤 있지만 타자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6일 대구 삼성전에서 5타수 5안타를 때려내는 등 침체된 타선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해 볼 부분은 해결사 능력이다. 시즌 득점권 타율이 넥센 오재일에 이어 2위(16타수 8안타, 타율 5할)다. 결승타도 2개를 때려내며 공동 5위에 올라있다. 타격 10위(타율 3할1푼7리)로 8개 구단 주장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출루율도 4할3푼1리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 진갑용 LG 이병규와 함께 가장 연장자인 주장이다. 형님 카리스마로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잡는다. 체력 안배차원에서 많은 출장 기회를 갖진 못했지만 그래도 투수 리드와 타격에서는 영양가있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규정타석에는 조금 못미치긴 하지만 3할7푼5리로 고타율을 유지 중. 주간 득점권 타율은 7할5푼(4타수 3안타)로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팀내 안타 개수도 이승엽, 박석민에 이어 가장 많고, 올시즌 결승타도 2개나 때려냈다. 수비에서는 단 한 개의 실책없이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 주고 있다.



▲ 강병식, 박정권, 이병규, 임재철, 차일목(왼쪽부터)

◇냉탕에 빠진 주장들..이젠 성적으로도 보여줄 때!

넥센 강병식 가장 우울한 한 달을 보낸 강병식이다. 지난 달 7일 개막전 단 하루만 자리를 지키고 8일 2군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통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평가를 하기도 어려울 정도.

그리곤 한 달만에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6일 광주 KIA전에서 뒤늦게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는 등 3타수 1안타 2득점, 맹활약했다. 만년 꼴찌였던 팀도 성적이 좋아지면서 분위기도 확연히 바뀌었다. 그의 역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만큼 더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다.

SK 박정권 팀이 3위로 순항하곤 있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개인 성적 때문이다. 팀내 최정 다음으로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성적은 1할5푼7리(70타수 11안타)로 부진하다. 그래도 결승타 2개, 득점권 타율은 2할3푼8리로 찬스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해주고 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건 수비력이다. 8개 구단 1루수 가운데 수비율 1위다. 한화 김태균과 함께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도 "1루수비는 박정권만한 선수가 없다"고 극찬하기도. 시범경기서 타율 1위로 감이 좋았던만큼 그 감을 빠른 시일내에 되찾아온다면 주장 목소리에 더 큰 힘을 실을 수 있다.

LG 이병규 진갑용과 함께 최고참 주장에 속하지만 개인 성적에는 고개가 숙여진다. 시즌 출발이 늦었던데 따른 것이다. 종아리 근육통으로 시즌 초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바람에 출전경기수는 12게임밖에 되지 않는다. 타율은 1할5푼8리, 출루율은 1할7푼9리.

그러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LG 팀워크의 중심에는 단연 이병규가 있다. LG 고참들도 "이병규가 너무나도 잘해주고 있어 팀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칭찬할 정도. 특히 6일 두산과 어린이날 매치에서는 역전 결승타를 때려내며 위닝시리즈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팀 성적만큼이나 살아오를 일만 남았다.

두산 임재철 역시 오른 종아리 부상으로 제때 출발을 하지 못했다. 개막 엔트리에도 제외됐다. 이종욱, 김현수, 정수빈, 이성열 등 화려한 외야진에 막혀 출장 기회를 잡는 것도 변변치 않은 상황. 11경기에 출전, 타율은 2할1푼1리(홈런 1개 포함 19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이다.

그래도 지난 달 27일 잠실 KIA전에서 기록한 첫 안타가 결승 투런포로 연결되면서 체면을 세웠다. 이 홈런을 기점으로 안타도 꾸준히 쳐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따뜻한 형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치게끔 하고 있다. 철저한 몸관리, 솔선수범하는 모습만으로도 주장의 역할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KIA 차일목 냉탕에 가장 오래 몸을 담그고 있다. 팀 성적(6위)만큼 아직 폭발하지 못하고 있다. 17경기에 출전, 타율 1할7푼5리(40타수 7안타)를 기록 중이다. 5월들어서는 아직 단 한 개의 안타도 터트리지 못하고 있다. 도루는 10개를 허용했을 뿐, 단 한 개의 도루 저지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연장전에 들어가며 화제를 불러모았던 KIA다. 첫 연장전이었던 3일 광주 SK전에서는 12회말 1사 만루 볼카운트 1-3에서 끝내기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며 여러모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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