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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새로운 무대에 대한 적응중이라고 해도 지금의 행보는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오릭스 이대호가 12일 일본 지바 QVC마린필드에서 열린 지바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이 2할2푼까지 떨어뜨렸다. 단순히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게 문제가 아니다.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시즌 개막 전 4번 경쟁을 펼쳤던 라이벌 T-오카다는 이날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기다려주지 않는 일본 야구의 특성상 그동안 지켜왔던 4번 자리를 조만간 내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대호는 12일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0일 열린 경기에서 KIA 출신의 용병 세스 그레이싱어에 판정패 하며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2경기 연속 무안타다. 중요한 것은 4번타자다운 호쾌한 타구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뜨는 타구가 나오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말한 이대호지만 지바롯데와의 2경기에서 플라이 타구는 12일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나온 얕은 중견수 플라이가 전부였다. 10일 경기 전 잠을 잘못 자며 목통증까지 와 일본 진출 후 최악의 컨디션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내 거포 경쟁자인 T-오카다는 힘을 내고 있다. 12일 경기에서 9회 마지막 타석 전까지 2루타 1개 포함, 2안타를 터뜨렸던 T-오카다는 팀이 2-1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상대 투수 마스다의 변화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승리에 쐐기를 박는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개막 후 11경기 만에 터진 본인의 첫 홈런이자 오릭스 팀 전체 첫 홈런이었다. 이는 일본프로야구 12개 팀 중 가장 늦게 나온 홈런이기도 했다. T-오카다는 경기 후 "지금까지 어떻게든 찬스를 만들기 위해 타석에 들어섰는데 이제 첫 홈런이 나왔다"며 기뻐했다.
오릭스 오카다 감독은 이미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홈런을 치지 못하고 있는 이대호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언젠가는 홈런이 나올 것"이라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지만 T-오카다가 이날 경기와 같은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타순 조정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대호가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일단은 꼭 큰 타구를 날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려야 할 것이다. 심리적 압박감을 버리고 힘을 뺀 타격을 해야 오히려 큰 타구가 나올 수 있다. 이대호는 이미 능력을 충분히 갖춘 타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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