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떠났다. 하지만 롯데표 ‘닥공’은 계속된다. 그리고 달라졌다.
롯데는 올 시즌 팀 컬러가 바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타선의 중심 이대호가 빠져나간 대신 마운드에 정대현과 이승호가 보강됐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롯데 공격 야구의 중심이었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차례로 일본으로 빠져나가면서 국내 최고 타자는 단연 이대호였다. 지난해에도 돌풍의 최형우(삼성)와 타격 주요 부문을 나눠가지며 롯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그런 그가 빠져나간 대신, 롯데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불펜에 정대현과 이승호가 영입됐다. 혹자는 올 시즌 롯데가 체질개선을 할 수 있는 적기로 봤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모습으로는 롯데의 팀 컬러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대호 없는 롯데는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머지 8명의 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클러치 능력과 장타력을 끌어올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 아울러 세밀한 야구도 차츰 접목하고 있다. 마운드의 팀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타격의 팀을 유지하되, 좀 더 세밀한 타격의 팀으로 바뀌고 있다. 양승호 감독이 부임 후 이식하려고 한 세밀한 야구가 조금씩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경기가 11일 잠실 LG전이었다. 0-0이던 4회초 무사 1,2루서 등장한 박종윤은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유먼과 임찬규의 선발 맞대결. 두 사람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불확실한 가운데 양 감독은 강공보다 확실한 득점 찬스 유발을 노렸다. 결국 투수 실책이 나왔고 무사 만루 찬스서 선취점에 성공했다.
8회에도 4-3으로 앞선 1사 1루에서 손아섭이 중전안타를 쳤고 LG가 과감하게 3루로 진루하는 황재균을 수비하는 사이 손아섭은 과감한 베이스러닝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문규현의 1루 방면 기습 스퀴즈로 황재균이 홈을 밟아 귀중한 추가점을 올렸다. 작전과 기동력이 어울린 최고의 결과였다. 경기 종반 1점차와 2점차는 따라가는 팀 입장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결정적인 추가점이었다.
두산과의 주말 홈 3연전서는 전반적으로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3연전서 주자가 나가면 의식적으로 우측으로 타구를 보내려는 베팅을 하는 게 눈에 띄었다. 또한, 심심찮게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찬스를 이어갔다. 그 사이에는 비교적 수비수가 처리하기 쉬운 평범한 타구도 있었지만, 분명 반드시 1루에서 살겠다는 롯데 타자들의 의지가 돋보인 안타도 있었다. 큰 것을 뻥뻥 쳐서 편안하게 야구하려는 모습이 사라졌다. 이대호가 떠난 후 의식이 바뀌었다.
또한, 2번에 자리한 조성환과 6번에 자리한 박종윤이 손아섭, 홍성흔, 강민호의 화력을 앞뒤에서 적절한 팀 베팅과 볼넷 등으로 지원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15일 부산 두산전서 박종윤은 3번에 배치됐지만, 볼넷을 2개나 얻으며 찬스를 연결한 모습이 그 예다. 확실히, 최근 롯데 타선을 보면 1~9번이 서로 유기적으로 힘을 합쳐 1점을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이대호가 떠난 뒤 롯데표 닥공이 진화하고 있다. 팀타율 0.312, 팀장타율 0.385, 팀출루율 0.354, 팀득점권타율 0.287 모두 1위다. 아직 상대 투수에 따라 기복이 있지만, 부산 팬들도 롯데의 호쾌하면서도 세련된 공격에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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