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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영원한 태양 선동열 “내 후계자는 윤석민·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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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뽑은 미래 레전드는?


#2041년 여름.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서울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출범 60년을 기념해 10명의 레전드 올스타를 발표했다. 30년 전인 2011년에 이은 2번째 선정. 과연 영광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30년 올스타 10명 중 60년 레전드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전설이 될 스타가 있을까. 30년 올스타 10명 중 60년 레전드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전설이 될 스타가 있을까. 스포츠동아는 창간 4주년을 맞아 프로야구 30년 레전드 올스타 10인 중 9명에게 자신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미래의 레전드 올스타를 물었다. 안타깝게 지난해 하늘의 별이 된 고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에게는 직접 질문하지 못했다. 60년 레전드 올스타의 외야 한 자리도 공백이 됐다.

포수부문, SK 한지붕 박경완·조인성 뽑혀

‘거포의 땅’ 1루수엔 돌아온 해결사 김태균

꾸준한 성적·닮은꼴 스타일 이유있는 선택


○포수 이만수 : 박경완 조인성

SK 이만수 감독은 30년 레전드 올스타에서 최다 득표로 별 중의 별로 뽑혔다.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않았던 포수였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 이 감독이 뽑은 차세대 포수 레전드 후보는 자신과 함께 SK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경완과 조인성이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현역 최고 포수인 박경완에 대해 이 감독은 “역시 최고의 포수다. 수비, 블로킹, 송구, 투수 리드까지 모두 최고다. 특히 포수로 홈런왕을 했다. 최고다”고 평가했다.

조인성에 대해선 “실력에 비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영향이 있어서 그랬는지 굉장히 저평가된 포수다. 다른 포수를 압도하는 뛰어난 송구능력과 타격 모두 부족함이 없다. 투수를 잘 이끌어가는 리더십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루수 장종훈 : 김태균

홈런왕의 포지션 1루. 한국프로야구에 40홈런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올스타인 한화 장종훈 코치는 현재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 장 코치는 팀 후배 김태균을 미래의 레전드로 꼽았다.

장 코치는 “장타력을 갖췄고 수비 또한 뛰어나다. 내 뒤를 잇는 것은 물론 나를 뛰어 넘어 더 나은, 위대한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장 코치의 말을 전해 듣고 김태균은 “전 세계 프로야구를 통틀어서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이 바로 장종훈 코치님이다. 나를 후계자로 뽑아주셨다니 정말 영광스럽다”고 화답했다. 이어 “코치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올해 4번타자로 돌아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최고의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루수 박정태 : 정근우 조성환

2루수 레전드 올스타는 근성의 상징 박정태 롯데 코치다. 그라운드를 전장으로 여겼던 현역 시절 박 코치와 비슷한 색깔의 선수는 쉽게 찾기 힘들다.

박 코치는 미래의 레전드 후보로 SK 정근우와 팀 후배 조성환을 함께 고민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가장 닮은꼴은 정근우 같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정근우가 내 현역시절과 가장 비슷한 스타일 같다. 야무지고, 열심히 하고, 키도 작은 게 똑같다. 특히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조성환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조성환과 나의 비슷한 부분은 눈빛이다. 플레이 하나 하나에 집중하고 열정적이다. 무엇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눈빛이 강렬하다. 정근우와 조성환…. 두 사람 중에서 한 명은 도저히 못 고르겠다. 둘 다 모두 나를 이미 뛰어넘은 훌륭한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지만 박 코치와 같은 부산 출신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리틀야구팀 롯데 마린스에서 처음 야구를 시작하며 사직구장에서 박정태를 먼발치서 직접 봤다. 그리고 “눈빛이 너무 강렬해서 잊을 수가 없었다. ‘박정태 선수 같은 눈빛으로 야구를 하자’고 수없이 다짐했었다”고 고백했다.

○3루수 한대화 : 이범호

‘해결사’는 타자로서 가장 영광스러운 닉네임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지도자로 변신해 ‘야왕’이라는 새 별명을 얻었지만 여전히 선수시절 닉네임 ‘해결사’에 더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다. 1루와 마찬가지로 3루는 거포의 땅, 그리고 수준급 수비 실력까지 필요해 수많은 스타들의 포지션이었다.

한 감독은 현역시절 3루에서 총 8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는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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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독은 새로운 레전드 후보로 KIA 이범호를 꼽았다. “수비도 뛰어나고, 특히 타점이 많다”며 해결사의 후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역시 타점능력임을 강조했다.

이범호는 지난해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타점 1위를 달리며 해결사의 포지션 3루에서 공·수 모두 만점 활약을 펼쳤다.

○유격수 김재박 : 김상수

한국프로야구 유격수의 계보는 김재박∼류중일∼이종범∼박진만으로 이어졌다. 야수의 꽃 유격수 겸 1번타자로 활약했던 김재박 전 감독은 현역 선수 중 미래의 레전드로 삼성 김상수를 꼽았다.

김 전 감독은 “스피드가 있고 타격과 수비 모두 발전가능성이 높다. 아직 나이가 어리다. 얼마만큼 발전할지 아무로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유격수라면 더 안정돼야 한다. 잡고, 던지고, 받고 하는 부분에서 좀 더 기본기에 충실해야 좋은 유격수가 될 수 있다”며 칭찬과 애정이 담긴 조언을 함께했다.

○외야수① 이순철 : 이종범

펜스를 뛰어 올라 타구를 잡는 환성적인 외야 수비, 그리고 호타준족의 1세대. 현역시절 강렬한 인상을 남긴 레전드 올스타 이순철 KIA 수석코치는 ‘30년 후 프로야구 60년 레전드 올스타를 선정하면 외야에서 누가 뽑힐 것 같으냐’는 질문을 받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 때는 (이)종범이가 무조건 뽑힐 것 같다. 아! 그리고 (양)준혁이도 다시 뽑히지 않을까. 지난해는 이종범이 현역이기 때문에 후보가 아니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뛴 16년 중 다섯 시즌이 유격수였고, 11년은 외야수였다. 훗날 은퇴 후 레전드 올스타 투표를 한다면 팬들은 어떤 포지션에서 이종범을 기억할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이 코치도 현역시절 이종범과 똑같이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변신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코치는 미래의 레전드로 이종범을 뽑았지만 자신의 후계자가 아닌 “나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다”고 밝혔다.

현역 중에서 자신을 닮은 후배를 뽑아달라고 하자 “롯데 김주찬과 전준우 비슷한 스타일인 것 같다. 중장거리 타자고, 발도 빠르고. 현역시절과 비슷한 야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외야수② 양준혁 : 김현수

‘영원한 3할 타자’는 ‘타격기계’ 김현수(두산)를 택했다. 양준혁은 김현수를 미래의 외야수 레전드 올스타로 뽑으며 “4년 연속 3할을 쳤다. 타석에서의 끈질김, 정신력 등이 훌륭하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통산 기록, 최다경기(2135), 최다안타(2318), 타수(7332), 2루타(458), 타점(1389), 볼넷(1278)을 모두 깰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3000안타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타자다”고 인정했다.

○지명타자 김기태 : 최형우

지명타자 레전드 올스타인 LG 김기태 감독은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과 같은 최고의 좌타자 최형우(삼성)를 택했다. 김 감독은 “지명타자는 아니지만 4번타자로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많다.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했지만 항상 팀을 위해 배팅하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평했다.

○투수 선동열 : 윤석민 류현진

투수 레전드 올스타 선동열 KIA 감독은 현역 최고 투수 2명 윤석민(KIA)과 류현진(한화)을 꼽았다.

윤석민은 같은 우완, 같은 붉은 색 타이거즈 유니폼, 그리고 선 감독의 현역시절과 똑같이 명품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고 있는 투수다. 현역 중에서 선 감독의 선수시절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투수가 윤석민이다. 류현진은 좌완이고 스타일이 다르지만 역시 한 시대를 지배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 감독은 진정한 스타의 자격에 대해 매우 의미 있는 설명을 덧 붙였다. 선 감독은 “요즘에는 한두 해 반짝 잘 하면 인기를 끌고 스타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선발투수라면 한해 15승 정도를 3년 정도, 10승이라면 4∼5년 꾸준히 하면서 팀의 에이스로 제 역할을 다해야 진짜 스타다”고 지적했다.

투수 분업화가 정착되기 전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팀을 위해 헌신했던 선 감독은 자신을 뛰어넘는 진정한 레전드가 되기 위해선 강렬한 인상이 남는 최고의 성적을 더 꾸준히 기록해야 한다는 뜻을 이렇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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