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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역사 100년展 - 간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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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디자인박물관은 개관기념 특별전으로 박물관이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디자인사의 귀중한 간판 및 간판관련 사료들을 공개함으로써, 근현대기에 제작되어
실제 사용했던 간판들을 통해 우리나라 디자인의 역사적 발자취를 살펴보고 그 가치를 깨달아보자. 

간판 역사 100년展 - 간판, 눈뜨다



별을 보고 길을 찾던 옛 시절은 가고, 현대인에게 길을 안내 하는 건 다름 아닌 간판들이다.



배가 고플 때도, 이가 아플 때도, 간판은 친절한 길잡이가 된다.



대중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글씨도 모양도 진화를 거듭해온 간판, 그 다사다난한 100년의 역사를 살펴보자.



도시의 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간판은 지형, 지물보다 더 눈에 띈다.
이 간판이 동네의 분위기와 색깔을 대변하는 거울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거리 인사동은 목재로 된 간판이나
시 구절을 담고 있는 한글로 된 간판이 많다.



최고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강남대로의 간판들은 건물만큼이나 반듯하다.
멀리서도 잘 읽히는 가독성과 찾기 쉬운 대형 간판이 주류를 이룬다.



서울의 또 다른 명물거리 홍대 앞거리에는 오고가는 사람들의 개성이 넘치듯이
곳곳의 간판 또한 개성이 넘친다. 골목마다 상가와 카페가 있고
돌출형 간판과 입간판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한 디자인 박물관에서 특별한 전시가 진행 중에 있다.
실내를 가득채운 알록달록한 물건들은 모두 오래된 간판들이다.

 

이 낡은 간판들은 한 수집가의 노력으로 세상에 나왔다. 간판은 그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이 잘 나타나있다. 특히 디자인에서 중요한 글자, 문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서 제작했기 때문에 중요한 디자인 자료가 된다. 오늘날의 간판과 예전의
간판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기 위해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이젠 생활공간의 구성요소가 되어버린 간판, 그 출발점에 대해 알아보자.



문헌상으로는 고려도경 1123년에 송나라 사절 서긍이 지은 책에
어떤 물건을 파는지 알리는 방(榜)을 붙였다고 나와 있다.



붙이는 방에서 나아가 조선시대 주막에선 술 ‘주’자를 내거는 방식으로 영업을 알리었다.



당시 조선 전매국은 일제강점기 총독부 산하에서 담배와 인삼을 판매했던 기관이다.



간판이라는 용어도 이때부터 통용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간판이라는 용어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 시기 간판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는 당시의 풍경을 기록한 사진이다.
특히 구한말 조선 황제의 장례 행렬을 담은 이 낡은 사진 한 장에도 재밌는 간판이 발견된다.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 대불호텔, 최초의 극장 협률사,
최초의 중국집 공화춘, 최초의 역사에도 간판은 늘 함께했다.



개화기 때는 다양한 간판들이 등장했는데 기관이나 단체, 상점, 회사 같은 경우
붓글씨로 된 입간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여인숙이나 여관 같은 곳은
달필의 붓글씨로 간판이 걸려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판매경쟁이 치열했던 일제강점기엔 간판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독특한 형태도 등장한다.
만년필이 유행하면서 잉크도 수입되어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현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BTL광고 원형이 나타났다.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현장 곳곳을 누비는 BTL광고는 지금도 광고 마케팅의 정석이다.



해방공간에서 광고는 또 변화한다. 광복 직후에는 간판 디자인에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가
발생했던 시기다. 특히나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일본어를 배제하고 한글 전용 운동이 시작되었다.



한편 간만은 그 시대의 기호품도 보여준다. 일제 강점기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담배와 은단을 광고하는 법랑 간판이 많이 보였다.



개화기로 접어들면서 자동차가 등장하고 연료인 석유가 수입되기 시작했다.



서민들의 연료였던 연탄은 해마다 겨울이면 가스 중독사고와 사재기 열풍을 불러왔던 연탄,
연탄간판은 또 다른 소소한 재미가 숨어있다. 간판에 적힌 전화번호를 통해 당시 연도를
알 수 있다. 전화번호 국번이 없던 것부터 한자리, 두 자리로 변화하는걸 보며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볼 수 있다.



7~80년대엔 반공표어나 불조심 같은 계몽 광고 간판이 유독 많았다.
철판 미니 광고물에 낀 기름때와 그을음은 고깃집에 흔하게 걸려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흔적으로 보인다.



이렇게 시대의 다양한 기호를 담은 간판은 시류에 맞춰 변신을 거듭한다. 옛날에는
함석이나 함석에 비닐 코팅해서 쓴 재료로 해서 80년대까진 그런 간판을 사용했고
90년대에는 그래픽, 비주얼이 중요시되는 간판이 됐다. 그런데 2000년대 와서는
LED, 변한 것은 별로 없고 글씨 형태는가 채널은 그대로 있었는데 거기에다
네온 대신 LED 조명을 넣게 된 것이다.

단순한 광고의 수단에서 도시 미학의 주체로 거듭난 간판,
간판은 이제 급변하는 도시를 대표하는 새로운 아이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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