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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사건사고

중국의 끔찍한 탈북자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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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의 협력이 북한의 국민통제시스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요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한국정부가 중국정부의 탈북자 북송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Corbis

매년 중국당국이 체포하는 중국 내 탈북자 숫자는 알려져 있지 않다. 탈북자 일부는 북한 독재체제에서 영원히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 제3국을 경유해 남한으로 향하려 하지만, 중국정부는 망명신청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이들을 강제 북송하고 있다.

중국에서 기독교인이나 한국인, 또는 미국인을 만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국민은 처형되거나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내진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여건이 마찬가지로 열악한 다른 수용소행이다. 임산부는 “중국인의 씨”를 품고 있다는 혐의로 임신말기에도 강제낙태를 당한다.

월요일 전까지만 해도 한국정부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중국정부가 묵인하고 있는 일부 탈북자를 곤경에 빠트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중국정부가 탈북자 일부를 묵인하는 대가로 한국정부가 침묵해야 했던 것이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작년 남한에 무사히 도착한 북한국민의 숫자는 2,727명이었다고 한다. 이중 대다수는 중국정부가 언제라도 폐쇄할 수 있는 지하철도를 통해 이동했다.

그러나 중국의 탈북자 북송정책은 중국정부가 서명한 국제난민협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이다. 국제난민협약은 박해 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난민을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농 르풀망’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탈북자가 난민이 아니라 “경제적 이민자”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탈북자를 미국에 있는 멕시코인 불법체류자와 비교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다. 멕시코정부는 텍사스나 아리조나에서 본국으로 송환되는 국민을 투옥하거나 고문, 또는 처형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국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때까지 굶기지도 않는다.

국제인권단체들이 이따금 비난한 것을 제외하면 중국정부는 비인간적인 북송정책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아왔다. 그러나 이제 한국정부가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번 주 한국국회는 탈북자를 전제국가인 북한으로 송환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중국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야당소속인 박선영 의원은 중국대사관 앞에서 연좌 단식투쟁을 벌이며 북송정책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한국국민 역시 한민족인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처한 운명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북한상황과 중국에서의 단속수위에 따라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중국에 숨어있는 북한국민의 수는 최소 수만 명에 달한다. 극심한 식량난이 있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에는 중국 내 탈북자 수가 거의 50만 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탈북자의 약 70~80%는 여성으로 이중 다수는 중국인에게 “신부”로 팔렸다.

현재 북한정부는 탈북을 막기 위해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다.

중국 내 북한 국경지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및 미국국적의 인권활동가 보고서를 보면 소름 끼치는 현실을 알 수 있다. 작년 12월 권력을 승계한 직후 김정은 부위원장이 취한 행동 중 하나는 국경을 순찰하는 북한군에게 발포사살명령을 내린 것이라 한다. 탈북을 막기 위해 강둑에 지뢰를 매설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보고서도 존재한다. 탈북자와 협조자를 찾아내 중국당국에 보고하는 북한 안보요원의 중국입국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인권활동가인 법륜스님은 김 부위원장이 탈북자 친인척을 오지로 추방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한다. 가족과 친지가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은 탈북을 포기하게 만드는 강력한 기제이다. 또한 현 북한정부 체제 하에서 북한국민이 외부와 교신하고 지하철도 탈주를 계획하게 해주는 불법 중국산 휴대전화 소유에 대한 단속도 강화되었다고 법륜스님은 말한다.

중국을 설득해 북송정책을 바꾸게 할 수 있다면 수천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가 이제까지의 침묵을 깨기로 결정하면서 국제사회의 인식이 높아진 지금, 외국정부 역시 북송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저자는 본지 사설 부편집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허드슨 인스티튜트의 수석연구자로 재직 중이다. 그녀의 신작 Escape From North Korea: The Untold Story of Asia’s Underground Railroad” (가제: 북한탈출─아시아의 지하철도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는 9월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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