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마운드의 '맏형' 이용훈(롯데 투수)은 24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틀 연속 연장 접전을 치르며 마운드 소모가 컸던 만큼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이용훈은 "이틀간 후배들이 많이 던졌잖아. 오늘은 편히 경기를 지켜보게끔 해주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날 LG는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를 선발 예고했다. 이용훈은 지난달 30일 사직 LG전서 주키치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이용훈은 5⅔이닝 2실점(비자책), 주키치는 6이닝 2실점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이용훈은 "그때 2점씩 내줬는데 오늘은 승부를 봐야 하지 않겠냐"고 필승을 다짐한 뒤 "오늘 경기 한 번 지켜봐라"고 자신감 넘치는 한 마디를 던졌다.
롯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용훈은 천하무적이었다. 8회 원아웃까지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롯데 타선 또한 이용훈을 위해 화력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4회 2사 후 홍성흔이 좌전 안타를 때린 뒤 박종윤이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트려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7회 1사 후 황재균, 정훈, 이승화의 연속 안타로 3-0으로 달아났다.
지난해 9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군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던 이용훈이 1군 무대에서도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3-0으로 8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최동수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퍼펙트 게임 달성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이용훈은 오지환에게 내야 안타를 얻어 맞았다. 1사 1,2루 실점 위기에 놓인 이용훈은 김일경을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윤요섭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허용했다.
롯데는 9회 김주찬의 좌중간 2타점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4점을 보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LG를 7-1로 꺾고 주말 3연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이용훈은 8이닝 1실점(3피안타 7탈삼진)으로 7승째를 따냈다.
사상 첫 1,2군 퍼펙트 게임 달성은 물거품이 됐지만은 혼신의 역투를 펼치며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그리고 다승 선두 주키치와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두며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퍼펙트 게임 만큼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승리였다.
아웃 5개 남겨두고 퍼펙트 놓쳐…LG, 처음으로 5할 승률 아래로
최동수가 때린 타구가 유격수 옆을 스쳐 외야로 빠지자 2만7천명 만원관중으로 가득 찬 잠실구장에서 일제히 '아~!' 하는 탄성이 울려 퍼졌다.
롯데의 베테랑 우완투수 이용훈이 아웃카운트 불과 5개만을 남겨두고 아깝게 '퍼펙트 게임'을 놓친 순간이었다.
'퍼펙트 게임'은 선발투수가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고 승리한 경기를 뜻한다. 국내 프로야구 1군 경기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대기록으로 역사가 깊은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각각 22번과 15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2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LG와 롯데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이용훈이 아웃카운트를 차곡차곡 쌓아가자 서서히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용훈은 롯데가 3-0으로 앞선 8회 1사까지 22명의 상대 타자를 맞아 단 1명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의 입에서 '퍼펙트 게임'이 거론됐다. 게다가 이용훈은 비록 1군 시합은 아니었지만 이미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바 있는 국내 최초의 투수다.
이용훈은 지난 해 9월17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2군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가 무엇인가를 보여준 적이 있다. 단 1개의 안타, 볼넷은 물론이고 실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롯데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총 투구수는 111개였다.
하지만 8회 1사에서 최동수의 좌전안타가 터지면서 퍼펙트 행진이 막을 내렸다. 이용훈은 아쉬운 듯 허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용훈은 이후 안타 2개를 얻어맞고 1실점했지만 롯데 팬들은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를 기립박수로 격려했다.
8이닝 3피안타 0볼넷 1실점 7탈삼진. '퍼펙트 게임'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눈부신 기록이다. 롯데는 이용훈의 호투를 앞세워 LG를 7-1로 제압,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용훈은 시즌 7승(2패 1세이브)째를 챙겼다.
이용훈의 호투 앞에 LG의 5할 본능도 마침내 고개를 떨궜다. LG는 2012시즌이 개막한 이래 이날 경기 전까지 단 한번도 5할 승률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이날 롯데전은 승수와 패수가 같은 상황에서 치러진 올시즌 11번째 경기였다.
제11차 5할 승률 방어전, 하지만 이번만큼은 마지노선을 지켜내지 못했다. 주키치는 6⅓이닝 3실점으로 분전했으나 팀 타선의 침묵이 아쉬웠다.
롯데는 33승3무27패로 2위 자리를 굳게 지킨 반면, LG는 30승2무31패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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