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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김완주 전북도지사 “프로야구는 수도권 지역잔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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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김완주 전북도지사(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0년 전. 대한민국 야구팬은 고교야구에 열광했다. 당시 고교야구는 실업야구 인기를 능가했다. 여드름 투성이의 고교야구 선수들은 웬만한 성인 야구선수들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중심에 군산상고 야구부가 있었다.

1972년 7월 19일 황금사자기대회 결승전에서 군산상고는 ‘경남의 야구 명문’ 부산고와 만났다. 지금은 사라진 서울 동대문야구장엔 두 팀의 경기를 보려고 2만 2천여명의 구름 관중이 모였다. 8회까지 군산상고는 부산고에 1대 4로 뒤지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야구인과 관중은 부산고의 우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군산상고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9회 말 군산상고는 만루에서 김일권이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1점을 따라붙고서 양기탁의 동점 2타점 적시타에 이어 김준환이 회심의 끝내기 좌전적시타를 치며 대역전에 성공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군산상고는 대역전극을 통해 현실에서 증명했다.

거짓말 같은 대역전극에 많은 야구팬은 크게 감동했다. 이때부터 고교야구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사람들은 군산상고의 기적이 재현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야구장을 찾았다. 아직도 40, 50대 야구팬들은 군산상고하면 으레 ‘역전의 명수’를 떠올린다.

군산상고의 대역전극으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또 한번 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군산상고가 있는 전라북도(전북)다. 지난해부터 전북은 10구단 유치를 위해 바쁘게 뛰고 있다. 10구단 유치가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전북은 전주·군산·익산·완주 등 도내 지자체와 연계해 활발한 유치작업을 펼쳐왔다.

지난해 8월 김완주(64) 전북도지사와 4개 시군 지자체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하며 “10구단 창단 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전북도의 10구단 지원계획안을 살펴보면 ‘전폭적인 지원’ 그 이상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북의 야심에 찬 계획과 노력에도 일부에선 ‘전북이 프로야구 연고지로서 얼마나 시장성이 있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낸다. 한술 더 떠 ‘과연 전북이 10구단 유치 조건인 새구장 건설을 현실화할 수 있겠느냐’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도 한다. 그들은 ‘차라리 인구가 많고, 교통이 잘 정비된 수도권에 10구단이 창단하는 게 맞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물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전북의 비전과 10구단 유치 후 지원계획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지난해 11월 11일 10구단 유치를 계획 중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와의 인터뷰에 이어 6월 18일 <스포츠춘추>는 역시 10구단 창단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김완주 전북도지사와 만났다. 김 지사는 “야구열기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지역안배 등을 종합 고려할 때 전북이야말로 10구단 연고지로서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이용일(사진 왼쪽부터)전북 10구단 유치위원장과 송하진 전주시장이 아이들과 함께 10구단 유치 기념 사인이 들어간 야구공을 들고 있다(사진=전북)

도 행정에 바쁘신 가운데도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10구단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시는 전북과 김 지사님께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합니다. 6월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가 열립니다. 회의 안건이 ‘10구단 창단 승인 여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해부터 10구단 창단 승인건이 계속 보류되면서 ‘이러다 10구당 창단이 물 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임시 이사회에서 어떤 의미에서든 가부 간의 결정이 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도 정보를 듣고 있습니다. KBO 이사분들께서 한국야구발전을 위해 가장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현명한 결정을 내리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만약 임시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승인이 가결되면 전북 전주와 경기도 수원 가운데 한 곳이 최종 유치지로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일부에선 “유치지보다 창단 기업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10구단 창단 주체인 기업이 없다면 지자체에서 아무리 좋은 지원조건을 내세워도 창단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전북은 어떻습니까. 창단 기업이 있나요?

글쎄요. 이 자리에서 기업명을 공개하면 해당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업명까지 말씀드리기 어려울 듯싶습니다. 하지만, 전북을 연고지로 삼아 10구단을 창단하겠다는 기업은 확실히 있습니다.

말씀하신 그 기업은 현재 10구단 창단을 고려하는 수준인가요, 아니면 창단을 확정한 단계인가요.

그 기업은 100% 야구단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어요. 야구단을 운영할 규모도 됩니다. 우리 도와 합의도 마쳤어요. 전북과 함께 10구단 창단을 위해 열심히 뛰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언제쯤 기업명을 공개할 생각이신가요.

먼저 KBO 이사회에서 창단 승인이 떨어져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기업명을 발표하는 게 순리일 겁니다. 그 기업은, 여러분이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웃음).

전북이 10구단 유치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10구단 유치를 고려한 계기는 KBO의 권유 때문입니다. 지난해 3월 KBO에서 9구단이 경남 창원에 창단됨에 따라 10구단 창단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역별로 창단을 권고했습니다. 당시 창단을 권고받고 심사숙고 끝에 그해 6월 전주‧군산‧익산‧완주 4개 시‧군이 모여 실무회의를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10구단 유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공유했어요. (잠시 생각하다가) 보다 현실적인 계기는 전북 젊은이들이 야구를 보러 서울과 광주에 간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였어요.

기사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습니다. 어느 기사를 보니까 1천700명의 전북 야구팬들이 야구시즌만 되면 주마다 야구를 보러 서울이나 광주에 간다고 하더군요. 그 기사를 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 지역 야구팬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1천700명씩이나 야구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다른 도시까지 간다는 게 정말 미안했어요. 그 기사를 보고 꼭 야구단을 전북에 유치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단일 연고지보다 연합연고지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전북과 4개 시군이 KBO에 제출한 10구단 유치 의향서(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말씀하셨듯이 경기도 수원과 달리 전북은 전주‧군산‧익산‧완주 4개 시‧군이 연합해 10구단 유치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도시연고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한 도시가 유치의 주체가 되곤 하는데요. 전북은 4개 시‧군이 연합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KBO 규정을 보니까 신생구단 연고지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이 돼야 한다’라는 조건이 있었어요. 전주는 인구가 100만 명까지 되진 않습니다. 그래서 KBO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연합도시(공동연고지)체재를 구상했습니다. 먼저 전주를 중심으로 차로 20, 30분 안에 있는 지자체를 골랐어요. (자세를 고쳐 앉으며) 사실 전북은 전체 시군이 1시간권 안에 있어요. 모든 도시가 아무리 멀어도 차로 40, 50분 거리 안에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조사를 보니까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야구장이 1시간 거리 안에 있어야 직접 구장을 찾아가 야구를 볼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전북은 최적의 위치라고 생각해요. 4개 시군도 전북의 생각처럼 10구단이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해 적극적으로 유치작업을 돕고 있어요.

4개 시‧군이 연합하다 보니 다소 어려움도 있을 듯싶습니다.

어려움이라, 글쎄요.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처음 4개 시‧군을 연합도시로 계획했을 때 전북의 다른 시군에서 “우리도 참여시켜달라”라는 요구를 했어요. “왜 우리는 참여시켜주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시군도 있었어요(웃음). 그만큼 전북 지자체의 야구열기는 매우 뜨겁습니다. 실례로 지난해 6월 전북 도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전북 연고의 10구단 창단을 원하는 분이 85.3%나 됐어요. 10구단이 전북에 생기면 꼭 찾아가 관전하겠다는 분들도 86%나 됐습니다. 이처럼 전북 도민의 야구열정은 대단합니다. 지자체장들도 이러한 도민의 열기를 충분히 알기에 별 이견 없이 찰흙처럼 단단히 힘을 합쳐서 유치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전북 도민의 야구열기는 어떻습니까.

어제(6월 17일) 군산야구장을 방문했어요. KIA 경기가 열리고 있더군요. 정말 야구열기가 뜨거웠어요. 표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가신 분들도 많았어요. 어떤 분은 제게 “군산야구장 관중석이 너무 적다”며 하소연을 하시더군요(웃음).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KIA의 군산경기 시 평균관중이 대구, 대전구장보다 많습니다. 전북의 야구열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사실이에요(웃음).

흔히 프로야구를 가리켜 ‘자본주의 스포츠의 꽃’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프로야구는 비즈니스 측면이 매우 강합니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만 봐도 야구단의 운영 목적은 수익 창출을 극대화해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것입니다. 2006년 들어 한국 프로야구도 흑자 운영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야구계 일부에선 ‘과연 프로야구단이 수익창출을 하기에 전북이 최적의 연고지냐’는 의문을 제기하곤 합니다.

현재 전북엔 프로축구단 ‘현대 모터스’와 프로농구단 ‘KCC 이지스’가 있습니다. 전북 현대 모터스의 홈경기 평균관중수가 전체 프로축구단 가운데 두번째로 많아요. KCC의 홈구장 좌석 점유율은 무려 85.6%에 이릅니다. 이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이미 전북은 프로 스포츠단의 성공을 경험한 상태입니다. 뜨거운 야구 열기와 전북의 파격적인 지원을 고려할 때 10구단 역시 충분히 수익을 창출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전북이 10구단 연고지로 타당한 6가지 이유

김완주 전북지사가 10구단 유치 기념구에 사인하는 장면(사진=전북)

원론적인 질문일 수 있습니다. 10구단 연고지로 왜 전북이 돼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크게 6가지 이유로 설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잠시 전 말씀 드렸듯이 전북은 흥행의 절대적 요소인 야구열기가 매우 뜨거운 곳입니다. 이번에 KIA가 치른 군산 3연전이 모두 매진된 걸 아실 겁니다. 당시 전주, 익산, 충청도 야구팬까지 원정응원을 왔어요. 전북 인구는 30분 거리 내에 130만 명이 있기 때문에 지역민의 접근성이 용이한 관계로 흥행엔 전혀 문제가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그렇군요.

여기다 쌍방울 레이더스의 추억도 있습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쌍방울이 10년 가량 전주를 연고지로 활동한 바 있어요. 그땐 저도 쌍방울 경기를 보려고 전주구장을 자주 찾았습니다(웃음). 프로야구단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북이 10구단 연고지가 된다면 시행착오가 최소화될 겁니다. 참고로 전북엔 아직도 쌍방울 팬클럽 회원이 1천800명이나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북은 프로야구단을 유치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자격이요?

먼저 전북은 많은 야구 스타를 배출했습니다. 지역에 전주고, 군산상고 등 야구명문 고교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김상현(KIA), 차우찬, 최형우(이상 삼성), 박정권, 박경완(SK), 정대현(롯데) 등 현역 스타플레이어들이 죄다 군산상고, 전주고 출신이에요. 김봉연, 김성한, 김준환, 조계현, 김일권 등 쟁쟁한 과거의 야구스타들도 전부 우리지역 고교 출신이에요.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전북은 1962년 초교 야구부 4개 팀을 창단한 이후 50년 동안 한국 야구를 이끌어왔습니다.

세 번째 이유도 말씀해주시지요.

요즘은 온 국민이 야구를 즐기는 시대입니다. 그렇다면 지역 안배를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경기도 수원에선 ‘정치적인 안배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우리도 같은 생각입니다. 전북이 말하는 안배는 ‘정치적 안배’가 아니에요. 한국 야구발전을 위한 지역안배입니다. 현재 프로야구 9개 구단 가운데 수도권에만 무려 4개 구단이 몰려 있어요. 수도권에 또 다시 10구단이 생길 경우 5개 구단으로 늘어납니다. 이렇게 특정지역에 야구단이 몰리면 전체 프로야구 저변확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었어요. 지역간 여가문화 격차 등 역효과로 야구발전이 오히려 방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야구 저변확대를 통한 한국야구의 장기적 발전과 전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지역안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만 봐도 야구단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오히려 일본의 프로야구단 가운데 일부는 제 발로 대도시에서 벗어나 지방도시로 연고지를 이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보세요. 전체 30개 팀이 미국 각 주에 고르게 분포돼 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도 관중감소 현상이 이어지자 구단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제 발로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벗어나 후쿠오카, 지바, 삿포로, 사이타마, 센다이 등 중소도시로 연고지를 이전했어요. 오히려 연고지 이전 이후, 팬층이 두터워지고 관중도 늘었습니다.

나머지 이유들도 차례로 말씀해주시지요.

전북에 10구단 생기면 단시간에 전국구 구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근거가 있나요? 한국 프로야구단 가운데 전국 어딜 가도 기본 관중 동원이 가능한 이른바 ‘전국구 팀’은 사실상 KIA, 롯데 정도입니다.

네, 있습니다. 먼저 전북 도민은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살면서 지역애착심과 연고지 팀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히 강합니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 흩어진 전북 향우민이 무려 3백50만 명에 이릅니다. 이 분들은 어느 지역에서 경기를 하든지 10구단을 응원하러 갈 준비가 돼 있어요.

다섯 번째 이유는 4개 시군의 결속력과 단결력입니다. 전북과 4개 시군이 합심하면 단일 연고지보다 훨씬 높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요.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에도 1개 연고지보단 4개 연고지가 더 유리합니다. 이미 전북 도의회와 4개 시군의회가 지난해 만나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약속한 상태입니다. 10구단 유치 염원 범도민 100만 인 서명운동에도 102만 명이 동참해주셨어요.

전북이 10구단 연고지가 돼야 하는 마지막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어디서도 넘볼 수 없는 전폭적인 지원입니다. 우리 도는 2015년까지 전주에 2만 5천석 규모의 새야구장을 포함해 최첨단 스포츠‧문화복합시설을 준공할 계획입니다. 군산야구장도 기존 1만 석에서 1만5천 석으로 증설할 예정이에요. 여기다 익산엔 야구 국가대표 훈련장이 마련된 상태에요. 만약 10구단이 전북에 들어온다면 별도의 2군 훈련장을 만들지 않아도 익산 훈련장을 쓰면 좋을 겁니다.

익산 훈련장을 2군 훈련장으로 활용한다라, 꽤 근사한 제안인 듯합니다. 사실 많은 야구단이 재정상 문제와 행정적 절차의 어려움으로 2군 훈련장 준공을 미뤄왔습니다. 만약 10구단이 익산훈련장을 쓰게 된다면 몇 년의 시간과 부지비 포함 300억 원 이상을 절약하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익산 시장님과 협의해 기존 훈련장에 숙소, 실내연습장, 조명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에요. 그렇다면 어느 2군 연습장 부럽지 않은 최고의 시설을 갖추리라 봅니다. 이 밖에도 전북은 기업 입장에 서서 야구장 장기임대(25년), 구장 사용료 인하, 구장 명칭사용권 구단 부여, 야구장 내 부대수익사업 운영권 제공, 지자체 스폰서 및 홍보 활동 지원 등 최적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익산 국가대표 훈련장, 2군 훈련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1990년 3월 31일 쌍방울 레이더스 창단식 장면. 사진 오른쪽 구단기를 잡은 이가 김인식 초대 감독이다(사진=쌍방울 팬클럽)

말이 나온 김에 묻겠습니다. 제가 취재한 바로는 이미 전북은 새구장을 지으려고 부지장소를 확정해 부지면적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압니다.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전주, 군산, 익산 한 가운데에 있는 곳이에요. 그 부지는 이미 제가 전주시장일 때 체육시설부지로 만들어놓은 곳이에요. 새구장과 함께 다양한 체육시설이 들어가는 체육타운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미 도는 부지의 57% 가량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빠르면 6월 말 새구장 건설 사업자가 발표될 거예요.

생각했던 것보다 전북의 움직임이 무척 기민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기존 전주구장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존 전주구장은 다른 용도로 바뀔 겁니다. 대규모 컨벤션 센터와 호텔이 들어설 거예요. 기존 프로야구단이 전주로 원정경기를 하러 온다면 바로 그 호텔에서 잘 수 있을 겁니다.

기존 프로야구단 관계자들이 전주를 우려했던 게 말씀하신 숙소 때문이었습니다. 군산만 해도 큰 호텔이 없어 선수들이 불편을 호소하곤 했습니다.

이젠 그런 우려는 기우로 끝나게 될 겁니다. 군산에도 대형 호텔이 지어지고 있어요. 2015년이 되면 전주에 2만5천 석 규모의 최신식 야구장과 대형호텔이 동시에 생기게 될 겁니다.

체육계 일부에선 “지자체들이 프로야구단 유치에 몰두한 나머지 지역 스포츠 발전엔 미온적”이란 불만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10구단 유치도 좋지만, 이젠 ‘보는 야구’가 아닌 ‘하는 야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이 야구를 직접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야구 인프라가 확충돼야 하는데요. 이에 대한 지사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도 그것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10구단 유치는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고려된 것입니다. 전 이젠 체육도 단순 체육이 아닌 복지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봐요. 우리 도만 해도 9개 종목이 주말리그로 운영됩니다. 경기장이 엄청나게 필요해요. 예전 같으면 전시행정이나 대회 개최를 위해 대형 경기장 건설에만 신경썼을 테지만, 이젠 체육복지 차원에서 작은 경기장들이 더 필요합니다.

네.

그래서 우리 도는 9개 종목 경기장을 읍·면·동마다 설치할 예정입니다. 야구도 마찬가지에요. 읍·면·동마다 간이 야구장을 만들어 아이들이 직접 야구를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할 생각입니다. 이는 10구단 유치를 위해 급조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우리 도가 추진하는 ‘삶의 질 향상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입니다.

10구단 창단 승인을 반대하는 모 구단은 “신생 프로구단보단 고교야구팀 창단이 우선”이라는 반응입니다.

전북은 이미 익산지역 고교를 상대로 야구부 창단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가시적 성과가 나올 거예요. 지역에 프로야구단이 창단한다면 고교야구팀들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리라 봅니다.

여담입니다만, 대화를 나눌수록 프로야구를 비롯한 프로 스포츠 이해도가 상당히 높으신 듯합니다. 원래부터 야구를 좋아하셨나요?

그럼요. 과거 전주고 다닐 때 야구부가 전국대회에 올라가면 원정응원을 다녀오기도 했어요. 대학에 가서도 모교가 잘하면 기쁨의 술잔을 나누기도 했습니다(웃음). 성인이 돼서도 쌍방울, 해태를 참 좋아했어요. 전 지금도 김봉연, 김성한, 김준환 씨의 팬입니다(웃음).

10구단 유치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말 못할 어려움과 고민도 많으셨을 걸로 압니다.

솔직히 경기도와의 유치 경쟁 구도가 힘들었어요. KBO가 10구단 유치 권고를 위해 우리에게 왔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경쟁 구도가 될진 몰랐습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는 이 문제로 만나신 적이 있으신가요.

도지사 회의에서 김 지사님을 간혹 뵙는데, 이 문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어요(웃음).

프로야구는 수도권의 지역잔치가 아니다.

시대는 10구단을 요구하지만, 몇몇 구단의 극렬한 반대로 10구단 창단 승인은 보류상태다. 만약 10구단 창단이 몇몇 구단의 반대로 연기 혹은 무산되면 전북과 경기도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만약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승인이 가결된다면 곧바로 심사위원회가 발족할 예정입니다. 심사위원회의 심사 여부에 따라 경기도와 전북 가운데 한곳이 최종 유치지로 선정될 텐데요. 마지막으로 많은 야구관계자와 야구팬에게 호소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누차 말씀드리지만, 수도권엔 이미 4개 구단이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수도권이 10구단 유치지로 결정된다면 수도권에만 5개 구단이 존재하게 됩니다. 프로야구가 자칫 수도권만의 지역잔치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즘 ‘99%대 1%’라는 말이 유행인데요. 경제뿐만 아니라 체육복지도 특정 계층과 지역에 집중돼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야구발전을 위해서도 프로야구단은 고르게 분포돼야 해요. 그리고 전북은 10구단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입니다. 야구계가 현명한 판단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만약 심사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어느 지역이든 타격이 클 듯싶은데요. 이에 대한 대책은 있으신지요.

우리는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어요. 설령 그런 일이 발생한다손 쳐도 전북의 체육복지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변함 없을 겁니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야구에만 관심을 갖기엔 주변 환경이 무척 열악합니다. 대학 등록금도 높고, 그 많은 등록금을 투자해 대학졸업장을 받아도 취업이 매우 어려운 형편입니다. 지사님은 전북을 대표하는 행정가이자 정치인이신데요. 이런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여러 고민으로 힘겨워한다는 걸 잘 압니다. 듣자하니까 ‘연애, 결혼, 취업’ 이 세가지가 무척 어렵다고 하던데요. 이러한 시기에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의 의미가 큰 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과거 군산상고처럼 마지막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을 노린다면 반드시 좋은 날이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반드시 인생에선 몇번의 역전기회가 온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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