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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은 결승전에 안방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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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승리를 자랑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누리집(fcbayern.telekom.de) 첫 화면
ⓒ FC 바이에른 뮌헨

하워드 웹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방문 팀 감독(무리뉴)이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모두 표정이 좋지 않았다. 최소한 비긴 상태에서 마드리드로 돌아갈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 뮌헨은 몹시 불편한 인연이 있는 곳이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으로 손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뮌헨 방문 기록 1무 8패라는 숫자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과도 나빴다. 기록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우리 시각으로 18일 새벽 뮌헨에 있는 푸스발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1-2012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와의 첫 경기에서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더 말할 필요조차 없는 '집중력'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할 만한 두 클럽의 명승부답게 15분이 지나지 않아서 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14분, 안방 팀의 간판 날개공격수 로벤이 쓰러지자 관중석에서는 방문 팀 수비수 코엔트랑을 향해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이 분위기를 진정시키려는 하워드 웹(잉글랜드) 주심의 빠른 처리가 돋보였다.

 

곧바로 1분 뒤 마드리드의 위험 지역에서 부딪친 두 선수가 17분의 선취골 상황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15분, 마드리드 수비수 라모스를 따돌리고 리베리가 넘어졌을 때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지만 17분,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상황에서 라모스의 몸에 맞고 흐른 공이 리베리의 오른발에 제대로 걸려 방문 팀의 그물이 출렁거렸다. 카시야스도 어쩔 수 없이 빠르게 들어간 선취골이었다.

 

이렇게 축구장의 집중력은 뜻밖에 찾아온 상황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정작 앞서나가기 시작하며 평정심을 찾아야 할 안방 팀 선수들은 조금씩 마음의 빈틈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위험 지역에서 불필요한 반칙들이 자주 나온 것.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하여 상대 팀에는 킥의 달인들이 여럿 뛰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흔들리던 뮌헨 선수들은 후반전 초반에 동점골을 얻어맞고 망연자실했다. 53분, 호날두에게 결정적인 슛 기회를 내준 것도 모자라 곧바로 이어진 레알 마드리드의 2차 공격 상황에서도 수비수들이 몰려다니며 허둥거리기만 했다.

 

호날두는 상대 문지기와 혼자서 맞선 첫 번째 슛 기회에서 노이어에게 막히고 말았지만 왼쪽 끝줄 밖으로 나갈 것 같은 두 번째 기회에서는 누구보다도 침착하고 빠르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 공은 골문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메수트 외질의 발에 맞고 들어가 동점골로 연결되었다. 그 사이에 뮌헨 수비수들이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5월 20일, "다시 뛰자"

 

1-1로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생긴 후반전의 경기장은 양보 없는 몸싸움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안방 선수들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조직력을 다시 만들어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거친 수비벽을 좀처럼 무너뜨리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뮌헨의 하인케스 감독은 큰 결단을 내렸다. 슈바인슈타이거를 빼고 토마스 뮐러를 들여보낸 것. 교체 카드 세 장 중 유일하게 사용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 비중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 판단은 과연 옳았다. 경기 내내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에게 붙잡히는 바람에 인상만 쓰던 골잡이 마리오 고메스가 끝내 일을 저지른 것이다. 뮐러를 고메스 근처에 배치하며 마드리드 수비수들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이 적중한 것. 그러자 자연스럽게 고메스에게 집중되었던 수비수들도 조금 느슨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89분에 믿기 어려운 결승골이 나왔다. 바이에른 뮌헨의 주장 필립 람이 오른쪽 끝줄 바로 앞까지 치고 들어가면서 빠르게 찔러준 것을 골잡이 마리오 고메스가 골문 앞으로 달려들며 온몸을 내던졌다. 직전에 상대 수비수들(코엔트랑, 라모스) 사이에서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내지 못해 분통을 터뜨렸던 고메스는 그 아쉬움을 곧바로 털어내며 듬직한 결승골로 감독과 팬들의 믿음에 보답했다.

 

또 하나의 골치 아픈 보조 골잡이 뮐러도 따라다녀야 하는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오는 26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한 차례 더 벌어지는 준결승전 기회가 있기 때문에 절망할 일만은 아니다.

 

과연 5월 20일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대망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바로 이곳 푸스발 아레나로 돌아올 선수들은 누구일까? 현재로서는 붉은 옷의 바이에른 뮌헨이 조금 유리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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