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럴 수도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경기였다. 한 경기에서 한 번도 찾아오기 힘든 노마크의 완벽한 슈팅 기회를 두 번이나 맞이했고, 그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멋진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하나도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모두 골포스트를 강타했을 뿐이다. 기막힌 우연이요, 지독한 불운이다.
기성용과 차두리가 꿈꿨던 올 시즌 ‘더블 우승’의 꿈이 물거품 됐다. 두 선수가 속한 셀틱 FC는 15일(일, 한국 시각) 글래스고에 위치한 햄던 파크에서 열린 2011-2012 스코틀랜드 FA컵 준결승전에서 하트 오브 미들로이언에 1-2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써 셀틱은 올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이어 더블을 노렸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이번 경기에서의 패배가 가장 아쉬울 선수는 누가 뭐래도 기성용이었다. 셀틱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기성용은 90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팀 승리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번의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첫 번째 기회는 0-0의 팽팽함이 이어지던 전반 44분 찾아왔다. 기성용은 하트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반대편 골포스트까지 집중력 있게 쫓아간 뒤 몸을 날려 다이빙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정확히 머리에 맞추는 것까지는 성공해 골임을 예감케 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성용의 머리에 맞은 볼은 골망이 아닌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나가고 말았다. 기성용이 팽팽한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을 수도 있었던 대단히 아쉬운 순간이었다.
데자부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비슷한 장면은 한 번 더 기성용을 찾아왔다. 이번엔 0-1로 뒤진 후반 36분의 일이었다. 셀틱은 하트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코너킥 기회를 얻었는데, 이번에도 기성용은 먼 쪽 포스트로 돌아갔고 공교롭게도 볼은 다시 한 번 기성용을 향해 날아들었다. 전반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 기성용은 두 번 실수하지 않겠다는 듯 날렵하게 몸을 띄워 다시 한 번 다이빙 헤딩 슈팅을 시도했는데, 애석하게도 볼은 전반과 똑같이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기성용은 망연자실한 듯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만약 기성용이 기록한 두 번의 다이빙 헤딩 슈팅 중 하나만 들어갔더라도 셀틱은 더블을 향해 전진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기성용의 진가가 다시 한 번 스코틀랜드 전역에 퍼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독한 불운으로 두 번 모두 슈팅이 골대에 맞으면서 기성용은 이번 경기에서 가장 불운한 사나이로 기억되게 됐다.
경기 내내 안정적 경기 운영과 패싱력을 보이며 셀틱의 중원을 잘 사수한 기성용. 하지만 결정적 슈팅 기회에서 시도한 두 번의 다이빙 헤딩 슈팅이 모두 골대에 맞으면서 커다란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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