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가 스포츠마케팅 전문연구조사기관 SMS에 의뢰해 확인한 바 야구장을 찾는 인원중 40%는 여성이란 결과가 나왔다. 700만 관중을 목표로 하는 올시즌 280만명의 여성팬이 야구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야구를 전혀 모르는 여성들도 많이 있다. 야구에 관심이 가지만 어려운 야구 용어들이나 룰 때문에 야구가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야구 규칙은 그리 어렵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면 '국민스포츠' 야구의 인기와 더불어 야구를 통해 이어진 커플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야구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야구의 세계, 한 발짝 다가가 보자
[국민스포츠 '야구' 여성관객 280만시대 야구배워보기 [2]… 엘넥라시코, 용큐놀이]
◆ [야구중수] "알고 보면 재미 두 배", 2012 프로야구 구단별 야구은어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은어를 모르면 대화가 안 된다. 한참 야구와 관련된 대화가 오가는 도중에 'DTD가 뭐야?', '라뱅이 뭐야?', '무등메시는 뭐지?'라고 묻는 것은 대화의 흐름을 '댕강' 잘라버리는 꼴이 되고 만다. 은어를 모르면 야구 관련 대화가 오가는 상황에서 소외되기 십상이다. '야구중수'의 단계에 오르려면 구단별 은어들 쯤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야구은어의 매력은 역시 야구팬들끼리 공유하는 '동질감', '소속감' 등일 것이다. 은어를 통해 경기 결과나 야구팬들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웃고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상대팀을 비하하는 은어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야구 문화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은어란 없어서는 안될 야구의 '묘미'일 것이다.
'은어', 그 종류 역시 다양하다. 구단을 칭하는 별명도 있고 특징 있는 야구 선수를 가리키는 말, 경기가 돌아가는 상황, 구단별 특징을 나타내는 말 등이 있다. 구단별로는 어떤 은어들이 있을까.
삭발한 LG의 김기태 감독(43) |
LG는 9년째 포스트시즌(정규리그가 끝난 뒤 최종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벌이는 경기) 진출을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초반에 잘나가던 LG가 지난달 28일 6연패를 당하며 'DTD의 저주'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심지어 타 팀 팬들 사이에선 'DTD는 과학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엘넥라시코'는 프리메라리가(스페인 축구리그)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더비(시합)인 '엘클라시코'에서 따온 축구은어다. 두 팀이 붙으면 늘 치열한 접전의 경기가 펼쳐진다. 야구은어인 '엘꼴라시코'는 엘넥라시코에서 파생돼 LG와 롯데의 경기를 일컫는 말이 됐다.
LG구단을 일컫는 '쥐'는 LG의 'G'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옥이라는 의미의 'Hell'과 LG의 '쥐'가 합성돼 '헬쥐'라는 은어가 쓰이기도 한다. '칠쥐'는 LG구단의 성적이 7위였을 때 나온 은어다. LG구단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놀리는 표현으로 쓰인다.
은어들 중에는 특히나 선수들에게 붙은 별명들이 많다. 서동욱의 별명은 '서길동'으로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는 수비 포지션을 갖고 있고 좌·우타석 모두에서 홈런을 터뜨릴 수 있는 스위치 타자이기 때문이다.
LG 큰 이병규의 별명은 '라뱅'이다. 이는 '라면 이병규'의 준말이다. 그가 수비할 때 마치 라면 사러 갈 때처럼 어슬렁거리며 수비를 한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LG의 마무리 투수(이기고 있는 경기 막판에 점수를 지키고자 내보내는 강력한 투수) 봉중근의 별명은 '봉타나','봉의사','봉화전' 등으로 다양하다. 봉타나는 봉중근과 미국 메이저리그 강투수 요한 산타나의 합성어이고, 봉의사는 WBC에서 이치로를 견제 동작 하나만으로 훈련시키면서 얻은 별명이다. 봉화전은 봉중근이 블론 세이브 후 홧김에 소화전을 내리쳐 오른손 골절 부상을 당해 붙여진 별명이다.
두산 베어스 선수들 |
두산의 캐치프레이즈는 '허슬두'다. 허슬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 팀이기 때문이다. 이종욱, 오재원, 정수빈 등은 뛰는 야구를 주도하며, 발이 빠른 야구를 구사한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육상부'다.
고영민의 별명은 '2익수'다. 본래 포지션이 2루수지만 우익수 가까이까지 가는 깊은 수비를 펼치며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재훈의 별명은 '정작가'다. 정재훈이 등판하면 경기가 가끔 드라마틱하게 흘러간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 밖에 김동주는 '두목곰', 정수빈은 '아기곰', 김선우는 '써니'라는 별명이 있다.
기아 타이거즈의 선수들 |
지난 2010년 8월 넥센전에서 8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투수 박준수를 상대로 2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이는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신기록이었다. 이때 넥센 투수 박준수는 이용규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바로 교체됐다.
윤석민은 어린이 같은 외모 덕분에 '윤석민 어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선빈의 '무등메시'는 바르셀로나의 축구 스타 메시처럼 키는 작지만 경기장을 휘젓고 다닌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한기주의 별명은 '99.9, 속이 꽉찬 남자'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실점한 뒤 강판당해 평균자책점 99.9를 기록했다.
이범호의 별명은 '꽃범호'다. 지금은 사라진 코너인 KBS 2TV '개그콘서트-F4(꽃보다 남자)'의 개그맨 오지헌을 닮아 붙여진 별명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상징인 '부산갈매기' |
삼성은 '올팀올(Up Team is Up)'이다.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의 줄임말이며 DTD의 반대말이다. 결국 이번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삼성 류중일 감독의 별명은 '관중일'이다. 판정이 애매한 상황에서도 별다른 항의 없이 관중처럼 묵묵하게 경기를 지켜본다고 해 붙여진 별명이다.
박한이는 '킁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타석에서 타격을 준비하는데 헬멧을 벗고 냄새를 맡으며 킁킁거렸기 때문이다.
최근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갈아치운 오승환의 별명은 '돌부처'다. 어떤 위기 상황에 나와도 표정 변화가 없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오승환의 숨은 조력자 진갑용의 별명은 '갑드래곤'이다.
삼성의 이승엽(36)이 홈런을 친 후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
롯데 양승호 감독은 작년 시즌 초반 팀이 심한 부진에 빠지자 '양승호구'라 불렸다. 하지만 팀이 결국 시즌 2위로 마감하자 별명은 양승호굿, 양승호감이라고 바뀌었다.
조성환의 별명은 '턱돌이'다. 홍성흔, 가도쿠라(전 삼성)와 함께 '야구계 3턱'으로 불린다. 또한 박종윤의 별명은 '박팡야'다. 타석에서 그의 스윙이 골프와 비슷하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지금은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오릭스)의 별명은 '조선의 4번 타자'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4번타자 자리를 도맡아 하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SK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24) |
SK의 투수 임경완 선수에게는 '임작가'라는 별명이 있다. 임 선수가 이 별명을 얻은 것은 SK로 이적 전 롯데시절 부터다. 유독 중요한 경기에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경기를 아슬아슬하게 만들거나, 다른 팀에게 역전승을 안겨줘 '임작가'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됐다.
넥센의 마스코트, '턱돌이' |
넥센의 첫 스폰서는 '우리 담배'였다. 하지만 가입금 미납 사태가 벌어져 스폰서가 철회되는 등 재정난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어려워진 재정 탓에 넥센은 이택근, 황재균, 장원삼 선수를 현금 트레이드 해 자금을 충원했다. 이로 인해 '넥센 마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주전급 선수들이 트레이드 되면서 선수층이 얕아진 넥센은 그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하위권을 맴도는 성적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야구팬들은 이에 꼴지 넥센을 줄여 '꼴센'으로 불러왔다. 그러나 지난 5월 넥센이 창단 이후 시련을 극복하고 첫 1위 자리에 오르자 넥센 팬들은 '꼴센'이 '탑센'으로 등극했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넥센의 내야수 강정호 선수는 팀처럼 많은 별명을 소유하고 있다. 먼저 그에겐 '강게이'라는 별명이 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백허그를 하고 있는 사진이 팬들 사이에 퍼지면서 얻게 된 별명이다. 나훈아를 닮은 외모로 '목동 나훈아'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강 선수는 롤모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애칭 'A-ROD'에서 따온 'K-ROD'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길 바란다는 후문이다.
한화 이글스의 두 기둥 박찬호와 김태균 |
프로야구 선수들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별명왕은 단연 김태균일 것이다. 김태균은 별명이 '별명'인 '김별명'이다. 그에게는 뭘 갖다 붙여도 다 별명이 된다. 김홈런, 김가출, 김복면, 김대도, 김질주, 김소녀, 김거북 등등 너무나 많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별명은 '박사장'이다. 예전 연봉이 중소기업 회사의 매출과 맞먹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한화 최고의 에이스 류현진의 별명은 '괴물'이다. 그는 데뷔 시즌 첫 해인 2006년 투수 3관왕(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을 차지하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 일약 괴물투수로 떠올랐다. 뚱뚱해서 지어진 '류뚱'이란 별명도 있다.
최진행은 홈으로 쇄도할 때 롯데 포수 강민호의 태그를 피해 훌쩍 넘은 뒤 베이스를 밟아 '에어 진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승민은 '안과장, 안부장'으로 불리우는데 이유는 다소 성숙해 보이는 외모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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