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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임창용, 내년시즌 상반기에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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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스왈로스 투수 임창용(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활약 중인 임창용(36)의 팔꿈치 수술 날짜가 정해졌다. 7월 5일이다. 임창용 측은 “일본 군마현 야쿠르트 지정병원에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기로 했다”며 “수술 이후 곧바로 재활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창용은 6월 22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 팀이 5대 2로 앞서던 8회 셋업맨으로 등판했다가 팔꿈치에 이상을 느낀 뒤 교체됐다. 병원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진단됐다. 임창용은 2005년 가을에도 팔꿈치가 고장 나 수술대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수술로 이창용은 2년 가량을 쉬며 재활에 매달렸다.

하지만, 이번 수술은 재활기간을 거쳐 복귀까지 2년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임창용의 팔꿈치 인대 손상 상태가 썩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임창용의 대리인 박유현 아이언스포츠 대표는 “팔꿈치 인대 한쪽이 미세하게 손상됐다”며 “수술을 거쳐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복귀기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LG 투수 봉중근이 대표적이다. 봉중근은 지난해 6월 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최초 부상 이후 재활로 부상을 이겨내려 했지만, 상태가 나빠지자 수술대에 올랐다. LG는 봉중근의 복귀가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봉중근은 채 1년이 지나기도 전인 지난 3월 20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공을 던졌다. LG 김기태 감독이 “수술하고 저렇게 빨리 몸을 만들 수 있냐"며신기해할 정도였다.

2군에서 컨디션 조절을 거친 봉중근은 지난 4월 11일 정규 시즌 롯데전에 등판했다. 당시 그의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봉중근처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후 짧은 재활기간을 마치고 1군 무대에 오르는 투수가 많다.

국내 재활 권위자인 두산 강흠덕 퓨처스 트레이닝 코치는 “요즘은 수술한 지 5개월 만에 IPT(Interval Throwing Program)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투수도 있다”며 “의학기술과 재활 프로그램이 발전하며 갈수록 재활기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에선 과거 수술경력과 나이를 거론하며 임창용의 재활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다 고 우려한다. 하지만, 강 코치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은 처음 하든, 이전에 경험이 있든 재활기간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수술 성공 여부와 재활을 얼마만큼 성실하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복귀시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강 코치의 설명이 유효하다면 임창용의 복귀시기는 과거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임창용은 7년 전 같은 부위를 수술한 적 있어 재활 경험이 풍부하다. 수술과 재활기간을 거쳐 다시 몸을 만들어 성공한 자신감도 있다. 여기다 몸도 36살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유연하다.

만약 임창용의 수술경과가 좋고, 재활을 성실히 수행한다면 내년 6월께 다시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는 게 재활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재활을 원한 야쿠르트, 수술을 선택한 임창용

야쿠르트에서만 4년 동안 128세이브를 기록한 임창용. 그러나 올 시즌 1군 복귀 이후 그는 9점 차로 팀이 앞선 상황에서도 등판했다. 일본 야구관계자들은 "임창용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53경기 이상에 등판하고, 지난해는 65경기나 소화했다. 그런 투수라면 코칭스태프가 적극 보호하고, 동기부여를 해줘야 했다"며 "그러나 오가와 준지 감독은 임창용을 평범한 구원투수로 전락시키며 되레 자신감을 잃게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임창용의 수술로 야쿠르트의 시즌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시즌 초반 선두권을 유지하던 야쿠르트는 5월 하순 10연패에 빠지며 크게 흔들렸다. 대체 마무리 토니 바넷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결국, 야쿠르트는 2군에서 몸을 만들던 임창용을 급하게 호출했다.

임창용은 아직 몸이 덜 만들어진 상태였지만, 구단의 부름에 응했다. 그리고 셋업맨으로 책임을 다했다. 임창용 복귀 효과는 컸다. 임창용이 1군에 가세해 첫 등판한 5월 30일부터 부상으로 이탈한 6월 22일까지 야쿠르트는 9승 5패를 기록했다. 특히나 과부하에 걸렸던 불펜투수들이 임창용의 복귀 이후,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임창용의 부상으로 야쿠르트 뒷문은 다시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야쿠르트는 임창용의 병원 진단 결과를 듣고 내심 재활을 원했다. 재활을 통해 부상을 견디며 다시 마운드에 오르길 바랐다. 시즌 중 핵심 불펜투수의 이탈이 팀 전력에 큰 마이너스로 작용하리라 우려한 까닭이다.

실제로 팔꿈치 인대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투수들은 재활을 통해 통증을 최소화하고서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진통제를 먹고서 참고 던지는 투수도 많다. 그러나 문제는 재활은 임시방편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 트레이너는 “재활에 의지해 참고 던지다가 팔꿈치 인대가 더 손상되는 투수가 부지기수다. 통증이 심해져 결국엔 수술대에 오르고서야 ‘왜 빨리 수술하지 않았을까’ 후회하는 투수를 정말 많이 봤다”며 “어차피 수술을 해야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고통을 참고 던지면 구위와 구속이 떨어져 팀 기여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구단이야 팀 성적이 중요하니 투수가 참고 던지길 바라겠지만, 몸이 생명인 프로선수 입장에선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0살이 넘을 때까지 마운드에 서고 싶은 임창용 역시 훗날을 위해 수술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창용의 부상 원인은 여러가지다. 그러나 임창용이 팔의 각도를 달리하는 변칙 투구 때문에 부상을 당했다는 건 사실과 거리가 멀다. 임창용은 일본에서 뛰는 내내 변칙투구로 타자를 제압했다. 6월 초중순 일본 도쿄에서 임창용을 만났을 때 그는 "2군에서 쉬다보니 투구 릴리스 포인트가 다소 올라간 감이 있다"며 "그러나 1군 복귀 이후, 다시 릴리스 포인트를 아래로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본인의 말처럼 임창용은 시즌이 흐를수록 점차 릴리스 포인트가 낮아졌다.

트레이너들은 “변칙투구가 부상의 원인이라면 팔꿈치보단 어깨가 아팠을 것"이라며 "그보단 몸과 신체 밸런스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팔로만 공을 던지다 보니 팔꿈치에 무리가 온 것같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임창용이 충분히 몸을 만든 상태에서 전력투구하고, 구단도 임창용을 용병 투수 이전에 올 시즌 팀에 꼭 필요한 자원으로 판단해 특별관리했다면 뜻밖의 부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임창용의 훈련 장면(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임창용의 올 시즌 등판은 불가능해졌다. 야쿠르트와의 계약도 올 시즌으로 끝날 게 유력하다. 야쿠르트는 “내년 시즌 임창용과 함께 뛰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일”이라며 우회적으로 임창용과의 결별을 시사하고 있다. 가뜩이나 야쿠르트엔 임창용보다 몸값이 7배나 적은 바넷이 마무리를 궤차고 있다. 오가와 감독이 임창용을 바라보는 시각도 전해같지 않다.

하지만, 임창용이 야쿠르트를 퇴단한다손 쳐도 내년 시즌 그가 무적(無籍) 선수가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임창용을 원하는 구단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키는 임창용이 쥐고 있다. 과거처럼 열심히 재활에만 집중한다면 임창용은 ‘제3의 전성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박유현 대표는 “임창용의 야구열정이 식지 않는 한, 부상과 수술은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야구열정이 여전하기 때문에 내년 시즌 다시 차게 마운드를 밟는 임창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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