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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그라운드엔 9명의 김광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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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의 역투 장면(사진=SK)

‘매치가 중요한가? 스타가 중요한가?’

관중몰이의 기본 조건은 매치다. 어느 팀과 어느 팀이 맞붙느냐에 따라 그날 관중수가 달라진다. 중계방송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전국구 구단’끼리의 경기는 비인기 팀간의 경기보다 두 배 정도 시청률이 높다. 스타 선수의 출전 여부 역시 매치 못지않은 흥행 조건이다. 한화 박찬호, 넥센 김병현은 등판마다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다.

6월 2일 문학구장에선 KIA와 SK의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1위와 7위의 경기였다. 순위전의 긴박감만 따진다면 이날 열리는 4경기 가운데 그리 주목받는 매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두 가지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먼저 SK의 상대가 전국구 구단 KIA라는 점. 여기다 SK 선발이 217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는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이라는 점이었다.

역시나 이날 문학구장은 2만7천600석의 좌석이 모두 팔려나가며 시즌 세 번째 만원 관중 기록을 달성했다. 이제부터 관심사는 과연 김광현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김광현의 특명, 붕괴한 선발진과 불펜진의 과부하를 막아라

6월 2일 문학구장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일단 한계 투구수는 80개다. ‘딱’ 80개를 넘으면 바로 교체할 거다. 오늘은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에이스 김광현이 1군 무대에서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선수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부상 없이 던지는 게 중요하니까 절대 무리하지 마라’고.”

경기를 앞두고 SK 이만수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몇 번이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K는 승리가 필요한 팀이었다. 23승1무18패로 1위를 달리긴 했으나, 2위 롯데와는 불과 0.5경기 차였다. 이날 KIA전에서 패하고, 롯데가 이긴다면 SK는 2위로 내려앉을 판이었다. 가뜩이나 부상 선수가 많은 SK는 그동안 ‘흐름의 야구(일부에선 '어영부영')’를 통해 전력 이상의 성적을 내왔다. 하지만, 2위로 내려앉는다면 그 흐름마저 끊길 수 있는 일이었다.

사실 이 감독은 애초 5월 중순 김광현을 1군으로 부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의 재활 추이가 더디다고 판단, 5월 하순으로 복귀 시기를 늦췄다. 5월 22일 경찰청과의 2군 경기에서 3⅓이닝동안 6실점으로 부진하자 급기야 6월 초순으로 미뤘다. 결국, 김광현의 몸 상태가 괜찮다고 판단한 이 감독은 KIA전서 전격 투입하기로 했다. KIA전 투입은 일종의 배려였다. KIA는 2007년, 2009년, 2010년, 2011년에 김광현의 시즌 첫 승 제물이 된 바 있었다.

SK 관계자는 “김광현의 1군 등판을 미루기엔 선발진의 붕괴가 무척 심각했다”며 “선발진이 붕괴하자 덩달아 불펜진마저 과부하가 걸린 상태”라고 털어놨다. 사실이었다. SK는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가 부상으로 퇴단하고, 송은범도 팔꿈치 근육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는 투수는 마리오 산티아고와 윤희상 정도다. 그러나 두 투수는 경기당 평균 5⅔이닝을 소화할 뿐이다. 경기당 6이닝 이상을 던지는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는 팀은 SK가 유일하다. 선발진 경기당 평균 투구이닝도 5이닝으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다. 당연히 불펜은 선발이 던지지 못한 이닝까지 책임져야 했다. 그래서일까. 마무리 정우람은 5월 말 4경기 연속 등판 이후 손톱이 깨지는 부상을 당하며 개점휴업 상태다. 박희수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고, 엄정욱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광현의 1군 승격은 무너진 선발진의 복원과 불펜의 피로회복을 위해 매우 시급한 결정이었던 셈이다.

이 감독은 “오늘 김광현이 몇 회까지 던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잠시 생각하고서 “4회까지만 던져도 다행”이라고 대답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만반의 대비를 갖춘 KIA, 그러나 결과는

SK 이만수 감독(사진=SK)

“김광현 공략 포인트? 영업비밀이다.”

경기 전 KIA 이건열 타격코치를 베팅게이지 뒤에서 만났다. 이 코치는 “김광현을 어떻게 공략할 것이냐”고 묻는 기자의 말에 “영업비밀”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영업비밀이라, KIA에서 준비를 많이 한 모양이었다.

“2군에서 보고를 받았다. 속구 구속은 지난해와 비슷한데 공끝이 다소 무뎌지고, 제구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 김광현이라면 모르겠지만, 요즘 김광현이라면 해볼 만한 상대가 아닐까 싶다.”

보고는 정확했다. 김광현은 3번의 2군 등판에서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5월 9일 삼성전에선 2이닝을 던져 2실점했고, 15일 KIA전에서도 4⅔이닝 동안 2실점, 22일 경찰청전에선 3⅓이닝동안 6실점했다. 특히나 제구가 흔들리며 많은 볼을 던졌고,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도 매우 컸다. 이 감독이 걱정했던 것도 사실 김광현의 제구였다.

오랜 만에 1군에 오른 투수가 2군에서 제구 난조로 힘겨워했다면 대응법은 두 가지였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온다는 예상 아래 1, 2구부터 배트를 돌리든가, 1회부터 제구가 흔들릴 것이라 가정해 아예 공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이 코치는 “김광현이 첫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대응법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3번 타자로 내정된 안치홍은 “(김)광현이 형 상대로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며 “광현이 형한테는 늘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안치홍은 김광현을 상대로 1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3타수 1안타였다.

안치홍은 “광현이 형이 나와 승부할 땐 속구 대신 주로 슬라이더를 던졌다”며 “오늘 경기도 그러한 투구패턴을 쓰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KIA 조규제 투구코치는 경기 전 500개 가까운 배팅볼을 던졌다. 과거 한국 프로야구 최고 좌완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조 코치는 김광현과 상대해야 하는 팀 타자들을 위해 땀을 펄펄 흘리면서 공을 던졌다.

“배팅볼 전문 투수도 있지만, 확실히 프로 출신과는 공끝이 다르다. 김광현이 좋은 투수니만큼 배팅볼도 강하고, 임팩트있게 던져야 한다.”

쌍방울 시절 목 디스크와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조 코치는 1군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재기한 바 있었다. 상대팀 코치가 아니라 선배투수 입장에서 조 코치는 누차 “오늘 김광현은 승패를 신경 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마 SK 코칭스태프에서도 승패보단 투구 자체에 중점을 둘 거다. 솔직히 나도 한참 아프다가 1군에 올라와 투구한 적이 있는데, 그땐 속구 구속이나 변화구 각도 같은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오직 투구폼이 전성기 때와 같은지, 투구 밸런스는 제대로 잡히는지만 신경 썼다. 왜냐? 투구폼과 투구 밸런스가 정상이면 속구 구속과 제구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프로 통산 6번째 시즌 중 4번이나 시즌 첫승 제물이 됐던 KIA는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상대가 김광현이 아니어도 7위 탈출을 위해선 반드시 이날 승리가 필요한 KIA였다.

수준급 공배합과 KIA 타선의 무기력, 수비진의 호수비가 김광현을 살렸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내야수 SK 정근우(사진=SK)

1회 초. KIA 선두타자 이용규와 상대하는 김광현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오랜만의 1군 투구라, 저도 모르게 긴장한 듯보였다. 시속 142km의 속구가 볼이 됐다. 초구 볼은 좋지 않은 징조였다. 아니나다를까 볼카운트는 어느덧 쓰리볼 원스트라이크까지 몰렸다. 하지만, 5구째 슬라이더가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이어지며 김광현은 첫 타자를 기분좋게 처리했다. 2번 타자 김선빈에게도 초구는 볼을 던졌으나, 2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으며 어느새 2아웃까지 잡았다.

3번 안치홍은 경기 전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대비했다. 초구는 시속 145km 속구였다. 그러나 볼. 2구도 속구였으나 볼이었다. 3구째 슬라이더를 노리던 안치홍은 배트를 힘껏 휘둘렀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3구째도 역시 시속 144km의 속구였기 때문이다. 정작 슬라이더가 들어온 건 4구째였다. 쓰리볼 투스트라이크에서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예상하는 안치홍을 상대로 시속 146km의 속구를 다시 던졌다.

“딱!” 안치홍이 받아치긴 했으나, 공은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었다. 슬라이더 승부를 기다리던 안치홍을 상대로 연거푸 속구 승부를 펼친 포수 정상호의 공배합이 주효한 장면이었다. 

2회엔 김광현의 위기관리능력과 정상호의 공배합이 빛났다. 4번 이범호는 스크라이크존을 빠지는 낮은 속구와 커브에 헛스윙을 연발하며 삼진 아웃됐다. 그러나 5번 나지완이 우익수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위기가 찾아왔다. 이때 정상호는 안치홍 승부 때완 정반대의 공배합을 시도했다. 초구부터 7구째까지 오로지 변화구만 요구한 것이다. 실제로 7구 가운데 6개가 슬라이더, 커브는 한개였다. 결정구로 속구를 예상했던 김원섭은 결국 쓰리볼 투스트라이크에서 예상하지 못한 슬라이더를 받아쳐 병살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3회는 김광현이 잘 던졌다기보다 KIA 타선의 성급함이 발목을 잡았다. 8번 김상훈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KIA 벤치는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박기남의 희생번트가 성공하며 주자는 1사 2루가 됐다. 1번 이용규가 다시 볼넷으로 나가며 상황은 1사 1, 2루가 됐다. 한방이면 전세를 KIA쪽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김광현이 3회 1사까지 10타자를 상대해 9타자에게 초구 볼을 던졌다는 걸 고려하면 김선빈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투수를 압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선빈은 초구 바깥쪽 낮은 투심패스트볼에 스윙하며 병살을 치고 말았다.

4회는 KIA 타선의 무능과 김광현의 배짱투가 돋보였다. 김광현은 선두 타자 안치홍을 상대로 투스트라이크까지 잘 잡았다. 3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는가 싶었다. 그러나 포수 뒤로 공이 빠지며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됐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야할 안치홍은 1루를 밟았다. 투수에겐 홈런보다 더 기분 나쁜 순간이었다.

김광현은 무사 1루에서 이범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급격히 흔들렸다. 무사 1, 2루에서 KIA 선동열 감독은 나지완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한 나지완은 감독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 희생번트가 성공하며 주자는 1사 2, 3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광현이 김원섭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순식간에 상황은 1사 만루가 됐다.

타석엔 김주형이 섰다. 이날 휴식을 취한 최희섭 대신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주형은 전날까지 좌투수를 상대로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KIA가 ‘제2의 박병호’로 성장하길 바라는 김주형은 초구 볼을 잘 골라냈다. 그러나 2구째 볼을 헛스윙하며 원볼 원스트라이크가 됐다. 3구째도 볼이었지만, 김주형은 힘껏 배트를 돌렸고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문제는 김상훈이었다. 김광현은 김상훈와의 대결에서 쓰리볼 투스트라이크 위기에 몰렸다. 자칫 밀어내기를 허용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대개 이럴 때 국내 투수들은 가장 제구하기 쉬운 속구를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던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날 속구 제구가 썩 좋지 못했다. 4회 2사까지 35개의 속구를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13개, 볼은 22개나 됐다. 구속은 시속 140km 중반대를 유지했으나, 공끝의 변화가 무딘 것도 흠이었다.

결국, 김광현은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속구를 기다렸던 혹은 볼이 되길 예상했던 김상훈은 김광현은 바깥쪽 ‘꽉’ 차는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만루, 쓰리볼 투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그건 김광현이 속구는 몰라도 슬라이더에 대한 자신감은 이미 되찾았다는 의미일지 몰랐다. 

5회는 SK 수비진의 도움이 컸다. 선두 타자 박기남의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멋진 수비로 아웃시켰고, 이용규의 총알같은 타구는 3루수 최정이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처리했다. 다른 팀 내야진이었다면 두 타구 모두 안타가 됐을 확률이 높아보였다.

5회 2사 김선빈과의 싸움에서 김광현은 슬쩍 전광판을 돌아봤다. 전광판엔 투구수 ‘78’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이를 ‘79’로 읽었다. 이제 공 한개만 던지면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공교롭게도 2회 임훈의 3루타로 SK가 1대 0으로 리드하며 김광현은 김선빈만 처리하면 승리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이때 포수 정상호는 정면승부 사인을 냈다. 슬라이더 유인구 대신 높은쪽 투심패스트볼로 승부수를 던졌다. 치면 땅볼, 안쳐도 삼진이 될 수 있는 공이었다. 결국 김선빈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고, 김광현은 정확히 79개의 공을 던지고 5회를 마감할 수 있었다.

SK엔 김광현 같은 김광현이 많다.

6월 2일 KIA전, 김광현 투구분석표. 속구와 슬라이더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속구 제구는 몹시 흠들렸고, 슬라이더의 꺾이는 각은 예년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광현의 향후 전망이 밝은 건 그가 다른 투수들보다 언제나 빠르게 진화했고, 기본적으로 투수로서의 자질을 타고났기 때문이다(표=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경기가 끝나고서 정근우는 “평소 플레이를 그대로 했을 뿐”이라면서도 “마운드에 김광현이 있다보니 더 신경 써서 수비한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결승 타점을 기록한 임훈 역시 “김광현에게 승리를 안겨주고 싶었다”며 “모든 야수가 김광현에게 힘이 되주고자 평소보다 더 노력했다”고 밝혔다.

세이브를 기록한 ‘불펜 김광현’ 박희수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후배 김광현의 승리를 챙겨주려고 8회부터 등판해 9회까지 2이닝을 던졌다. 박희수는 자신의 세이브보다 김광현의 첫승이 더 기쁜 듯 경기가 끝나고서 김광현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이날 문학구장 그라운드엔 9명의 김광현이 뛰는 듯보였다. 그들은 에이스의 귀환을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였고, 에이스의 부활을 위해 자신들의 역할 이상을 해내려 노력했다. 이 감독은 “그것이 바로 SK의 야구”라고 설명했다.

“SK는 ‘나보단 우리를 우선하는 팀’이다.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은 동료 김광현의 승리를 위해 자신들이 맡은 임무보다 그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고, 김광현 역시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 오늘 경기에서 기쁜 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어떤 팀인가를 다시 한번 우리들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3일 김광현의 몸 상태를 보고 향후 투구일정을 짜겠다”며 “만약 이상이 없다면 5일 쉬고, 6일째 등판하도록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첫승을 따낸 김광현은 “오늘 투구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좋았을 때의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아직 컨디션이 바닥인 것 같다. 이제부터 시작이란 생각으로 다시 투구를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김광현의 등장이 당장 SK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진 않을 것이다. 김광현은 아직 개선해야할 게 많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김광현의 시즌 첫승은 SK에겐 어떤 의미에서든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것 같다. 피로에 지친 SK 선수들이 김광현의 첫승으로 힘을 되찾았고, 왜 우리가 하나가 돼야 하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부상을 딛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광현처럼 나머지 SK 선수들도 부상과 거듭된 피로에도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들이 지금 같은 플레이를 계속 보여주는 한, 우리는 앞으로도 김광현이 등판할 때면 9명의 김광현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걸 보게 될 것이다. SK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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