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메이저리그 일기에는 그의 온갖 고뇌와 자기성찰과 다짐들이 들어가 있다. 자신에 대해 궁금해 하는 팬들을 위해 일기를 통해 소통하고 싶어하는 그는 올시즌 일기에다 너무 반성만 하고 살았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린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
그렇다보니 힘들 때는 힘들다고, 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올시즌 일기 쓴 걸 돌아보니까 야구 잘 돼서 기분 좋다고 말씀드린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제 자신과의 싸움이 치열했다고 할 수 있겠죠?
하루하루 제 자신과 대화를 나눕니다. 자책도 하고 원망도 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다가가자고 또 다시 주문을 걸기도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죠. 그래도 우리 팀 벤치 코치님의 말씀대로 전 아무리 슬럼프가 길어도 2할7푼대를 오락가락하고 있으니 선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중 한 남성 관중과 동시에 홈런 수비를 경험한 추신수. 그런데 동료 선수인 마이클 브랜틀리가 이 장면에 대해 더 화를 냈다고 한다. 사진은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들고 장난을 치는 브랜틀리의 모습이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
브랜틀리 얘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요즘 이 친구 정말 야구 잘하죠? 22경기 연속 안타라니,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기록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공수에서 펄펄 날고 있습니다. 브랜틀리는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 선수입니다. 야구도 잘하고 성격도 아주 좋고, 저랑도 친분이 두터운 편이에요. 그래서 그 상황에서 더 흥분했는지 모르고요^^.
클리블랜드 안방마님이자 추신수의 절친인 카를로스 산타나(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
평소 성격 좋은 산타나도 자꾸 공에 맞다보니 인상을 쓰더라고요. 그런데 표현 강도가 좀 심한 편이에요. 그래서 한 번은 제가 이런 얘길했어요. “산타나, 아무리 아파도 네 생명을 위협하는 공이 아니라면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요. 우리 팀에서 제일 많이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인데, 그런 선수가 자꾸 인상 찡그리고 아픈 걸 호소하는 장면이 자주 노출된다면 우리 팀에도 좋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더니 산타나가 쿨하게 받아들이네요. 그 다음부터는 파울 타구에 맞았다고 해서 얼굴을 찡그리는 산타나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지난 번 신시내티전에서 한 경기에 홈런 2개를 몰아쳤다고 축하해주신 분들이 많았는데, 어휴, 그거 정말 쑥스러워요. 이제 겨우 5개 밖에 안 되는데, 그건 축하받을 일이 아니잖아요. 이 기세를 몰아서 홈런 개수를 쑥쑥 올려야죠. 3할에 20-20을 위해서^^. 그런데 삼진 개수를 줄이는 게 더 큰 숙제네요…. 야구, 정말 어려워요.
홈런 개수 늘리는 것 보다 삼진 개수 줄이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하는 추신수. 올시즌 추신수는 야구와 '밀당' 중인 듯 하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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