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사추세츠의 파일공유 신생업체 오피스드랍의 최고경영자인 프라사드 탐미네니(42세)는 애플이 아이튠 스토어에 자사의 앱을 빨리 올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를 좋아하지 않았다.
- European Pressphoto Agency
- Steve Jobs’s biography has become a ‘guide’ for managers.
그러나 월터 아이작슨이 저술한 두꺼운 전기 ‘스티브 잡스’를 읽으면서 그는 스티브 잡스의 경영 아이디어 다수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리 모두 협력해 이러한 목표를 이루자”나 “어떠한 신생업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멋진 생각이다!” 등의 메모를 붙여 책의 일부 스크린샷을 직원 20명에게 이메일로 보내기까지 했다.
스티브 잡스 전기를 경영방법론으로 읽는 사람은 그 외에도 많다. 작년 10월 56세로 잡스가 타계한 후 출간된 ‘스티브 잡스’를 일종의 경영성경으로 받아들이며 영감을 찾으려 하는 임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잡스의 연설스타일과 신제품을 소개하기 전에 늘 하던 말인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를 따라 하면서 훌륭한 경영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겠지만 직원들이 한심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스티브 잡스가 항상 입던) 검정 터틀넥을 입기 시작하자 놀리는 직원들이 있었다”라고 탐미네니 최고경영자는 말한다.
“아직 짜증날 정도는 아니지만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캘리포니아 및 이스라엘에 위치한 고객관계 모니터링 소프트웨어업체 토탱고의 도미닉 레빈 마케팅부서 부사장은 말한다. CEO인 가이 니르파즈(39세)는 3일만에 656페이지에 달하는 전기를 읽은 후 직원들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스티브 잡스’를 추가 구입했다. 이스라엘 직원들을 위해서 헤브루 번역판도 구입했다.
“일단 읽고 나면 업무방식을 다르게 할 수 있고 제품에 더 집중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니르파즈 CEO는 말한다. 잡스가 아이디어로 넘쳤지만 변덕스러운 경영자였음을 소개한 전기를 읽고 직원들이 자신을 더 좋게 봐주기를 바란다고 한다.
“나는 좋은 사람이지만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책을 읽은 후에는 내가 잡스에 비하면 아주 잘해주는 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잡스의 허가를 받고 협조 하에 ‘스티브 잡스’를 저술한 아이작슨은 경영 관련 조언을 듣고자 하는 기업임원들과 MBA학생들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한다.
잡스가 업계에서 독보적인 인물이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사람들이 그를 따라 하면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아이작슨은 말한다. “사람들이 ‘나는 스티브 잡스처럼 직원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경영자이다’라고 말하는 게 싫다. ‘그의 재능도 갖고 있어야 한다’라고 대답해 준다.”
애플 대변인은 답변요청을 거절했다.
- APASSOCIATED PRESS
- Apple’s former CEO Steve Jobs
컷코 커틀러리 캐나다 판매계열사인 벡터 마케팅 캐나다에서 임원들은 잡스의 본을 받아 의사소통을 간결화했다. 과거에 영업지원팀은 관리자에게 계속 이메일을 보냈지만 이제는 메시지를 주제별로 모아 하루에 이메일 3통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고 영업관리자인 조 카르디요는 전한다.
카르디요는 수석직원 10명을 위해 카민 갤로의 ‘스티브잡스 무한혁신의 비밀’을 구입한 바 있다. ‘메시지 마스터하기’에 대한 장에서 영감을 받은 사내 제작팀이 최근 회사 역사에 대한 8분짜리 온라인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소프트웨어업체 깃허브의 디자이너인 벤 블레이캠은 경영자들이 잡스를 모방하는 게 짜증이 나 작년 여름 다음과 같은 블로그 포스트를 올렸다. “신생업체 CEO들이 잡스를 존경하는 정도를 지나 행동까지 모방하는 우려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블로그가 지금 일하는 회사나 전에 일했던 회사와 관계가 없다고 강조한 그는 “이상할 정도로 잡스를 이상화하는 사람들과 일해본 적이 있다. 아주 까다로우면서 디자인에 집중하는 특징을 따라 하면 잡스와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지아의 매트리스제조업체 퓨어 라텍스블리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커트 링(48세)은 잡스의 열렬한 팬으로 검정색 터틀넥을 입는 버릇도 모방하기 시작했다.
“스티브는 ‘창조하는 것은 연결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하는 그는 잡스 전기를 읽고 자신도 현실왜곡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현실왜곡장이란 팀원들을 자신의 아이디어로 끌어들이는 잡스의 자석 같은 능력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링 CEO는 검정색 일색의 복장규칙인 ‘블리스 블랙’을 시행하기 시작했으며 애플매장처럼 단순하고 깔끔하게 보이도록 매트리스 전시장을 목재바닥과 흰 벽, 대형 그래픽으로 장식했다.
세부사항에 집중하는 동업자 조 헌트는 애플 방식에 일반적으로 동의하기는 하지만 링 CEO처럼 열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한다.
최근 전시장이 애플매장처럼 보이게 정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그와 직원은 매트리스를 애플 진열방식처럼 그룹별로 묶어 진열하는 대신 일렬로 세워놓았다.
도착해서 전시장을 보자마자 링 CEO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스티브 잡스 방식이 아니잖아. 애플 매장처럼 보이게 해야지.” 결국 매트리스를 다시 배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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