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한 기기시장에서 튀는 방법 중 하나는 참신한 하드웨어 디자인을 들고 나오는 것이다. 작년 소니가 내놓은 태블릿 S는 나를 포함해 많은 평론가들에게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 잡지 같이 생긴 태블릿 S의 두껍고 둥글린 수직모서리는 다른 태블릿에 비해 휴대감이 좋다즌 장점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소니가 이번에 내놓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P는 더욱 혁신적인 디자인을 담고 있지만 참신함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는 제품이다.
AT&T 매장에서 판매되는 태블릿 P는 좁은 접이식 7인치 길이 기기로 접었을 때는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열면 소형 화면 두 개가 나타난다. 화면 중 하나에 콘텐츠를 표시하거나 양 화면에 늘려서 볼 수 있다. 데이터망과 와이파이를 동시 지원하는 기기이다.
듣기에는 멋져 보이지만 태블릿 P는 심각한 단점을 안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양 화면으로 뭔가를 보려고 할 때면 화면 사이에 위치한 두꺼운 검정색 플라스틱 막대가 거슬린다는 사실이다. 화면이 만나는 접히는 부분에 있는 막대이다.
일부 앱은 이러한 단점을 피하기 위해 모든 콘텐츠를 한 스크린에 몰아넣었다. 그렇지만 한 스크린의 대각선 길이는 5.5인치로 10인치인 태블릿 S나 아이패드보다 작으며 대형 스마트폰 화면 크기 수준이다. 웹브라우저 등 프로그램에서 콘텐츠가 양 스크린에 퍼져 표시될 때 디스플레이공간은 약 7인치이지만 가운데 검정색 막대가 영 거슬린다.
- Sony
- The Tablet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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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가운데 부분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중 화면을 잘 활용하는 앱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례로 이메일 앱은 상단 화면에는 지금
읽고 있는 이메일을 표시하고 하단 화면에서는 이메일 목록을 보여준다. 이와 비슷하게 스탁 동영상재생기와 여러 게임은 상단 화면에 콘텐츠를 띄우고
하단 화면에는 컨트롤 버튼을 표시한다.
그러나 출시시점 기준으로 태블릿 P에서 돌아가는 수십만 개의 안드로이드 앱 중 이중화면에 맞게 조정된 앱은 약 40개 밖에 되지 않는다. 소니는 더 많은 앱이 추가될 것이라 말했지만 내 생각에 이는 판매고에 달린 듯 하다. 그리고 나는 태블릿 P를 추천할 수 없다.
일부 앱을 단일화면에서 이중화면 모드로 전환해 주는 버튼이 화면에 나타나기는 하지만, 웹 브라우저와 구글맵 등 흔히 사용하는 주요 앱에서는 이 버튼이 없기 때문에 중간에 잘리는 부분이 거슬리는 이중화면 모드로밖에 쓸 수 없다. 상단 및 하단 화면에서 각기 다른 앱을 돌릴 수도 없다. 동일한 앱의 다른 부분을 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접히기 때문에 태블릿 P는 아이패드 크기의 태블릿이나 킨들 파이어와 같은 7인치 태블릿보다 휴대가 편하다. 바지나 겉옷 주머니, 또는 적당한 크기의 핸드백에도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닫았을 때 둥글려지면서 두께가 일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보다 두꺼운 2.6센티미터가 되기 때문에 넣었을 때 불룩하게 튀어 나온다는 문제가 있다.
다른 단점도 있다. 태블릿 P는 소형 태블릿인 것 치고 가격이 비싸다. 온라인 소니매장 가격은 550달러로 아이패드 기본형 가격보다 비싸며 199달러인 킨들 파이어보다 훨씬 비싸다. AT&T는 400달러에 판매하고 있지만 데이터량에 따라 매달 35달러나 50달러를 내는 2년 약정을 맺어야 한다.
메모리 크기도 매우 작다. 탈착가능한 2기가 메모리카드와 4기가 내부저장소가 딸려 오는데 내부저장소 중 사용가능한 용량은 1.8기가밖에 되지 않는다. 다 합쳐서 4기가도 안 되는 것이다. 아이패드 기본형의 16기가에 훨씬 못 미치는 용량이다. 32기가까지 나오는 메모리카드를 추가 구입할 수 있지만 약 30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배터리 수명도 약하다. 와이파이와 데이터망을 껴놓고 밝기 75%에서 동영상을 반복재생하는 표준배터리테스트에서 태블릿 P는 고작 5시간 16분 지속되었다. 아이패드 배터리수명의 절반 수준이다. 배터리는 탈착 가능하며 추가 배터리 가격은 70달러이다.
데이터망 속도도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4G기기임에도 LTE라고 부르는 최고의 4G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워싱턴 DC에서 테스트한 결과 태블릿 P에서 데이터망 속도는 1초당 3.7메가밖에 되지 않았다. AT&T의 LTE망을 사용하는 뉴 아이패드의 전송속도는 1초당 12메가 이상이다.
마지막으로 하드웨어 문제를 들 수 있다. 화면과 카메라 성능은 괜찮았지만 스피커 성능이 너무 약했다. 테스트기간인 며칠 동안 USB포트를 가리고 있는 작은 개폐부가 떨어져 나갔으며 SIM카드를 꼽느라 한번 열었던 상단 커버가 계속 느슨해졌다.
기기에서 휴대성은 장점이기에 일부 기업들은 접는 부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화면이 휘는 기기를 개발 중이다. 결론적으로 태블릿 P는 만족스럽지 않은 기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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