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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축구

호날두, 포르투갈 A등급 AA로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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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는 과연 포르투갈의 이미지업을 완성할 수 있을까. 업그레이드를 위해 4강은 부족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포르투갈이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강호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독일이나 이탈리아, 스페인이나 프랑스 같은 ‘AA’의 느낌은 아니다. 정상권 국가임은 분명하나 우승권 전력으로 꼽기는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누노 고메즈 등 소위 포르투갈 축구사의 ‘황금세대’라 불리는 이들을 앞세워 세계청소년대회를 연거푸(1989, 1991) 차지한 뒤 기대감을 드높였던 때에도 늘 2% 부족한 느낌이었다.

포르투갈의 원조 레전드인 에우제비오의 1960년대도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피구의 1990년대도 그랬다. 포르투갈 팬들에게는 자존심 상할 일이나 그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자취였다. 때문에, 호날두와 함께할 2000년대를 더 많이 기대했을 포르투갈이다.

호날두에게 첫 메이저 국가대항전은 조국에서 열린 유로2004였다. 안팎의 관심이 꽤나 컸다. 영웅 피구가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무대였고, 에우제비오-피구의 바통을 받아 새로운 영웅이 될 것이 자명했던 호날두가 자줏빛 군단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피구와 호날두라는 슈퍼 윙어가 처음으로 가졌던 시간적 교집합이다.

기대는 무너지지 않았다. 준우승에 그친 것은 뼈아프나 그땐 오토 레하겔 감독이 이끄는 그리스가 마법을 부리던 대회였다. 약관에 불과하던 호날두의 나이를 감안하면 아쉬움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피구도 실패한, AA를 바라는 포르투갈의 ‘이미지업’을 호날두라면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2년 뒤 독일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은 4강에 올랐다. 축구전문가들의 기대감이 현실로 반영된 셈이다. 2년 주기로 열리는 유럽선수권과 월드컵에서 거푸 4강에 올랐다면, 의심의 여지없는 강호다. 다만 포르투갈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호날두의 존재감이 기대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것이 정상문턱에서 주저앉은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호날두를 향해 메이저 국가대항전 울렁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게 된 시점이다.

그리고 유로2008과 2010남아공월드컵을 통해 그 의심은 더 커졌다. 각각 맨체스터Utd.와 레알 마드리드라는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때다. 경험이 부족했다는 변명이 가능했던 유로2004나 독일월드컵과는 달랐다. 그런데 호날두는 앞선 두 대회 때보다도 못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의 성적도 비례해 떨어졌다.

유로2008은 독일에게 2-3으로 패하면서 8강에서 멈췄고, 2010남아공월드컵에서는 16강에서 스페인에게 0-1로 무릎을 꿇었다. 물론 이해할 수 있는 상대들에게 졌다. 유로2008에서 포르투갈을 잡은 독일은 대회 준우승팀이고, 남아공에서 스페인은 정상에 올랐다. 이변의 희생양이 된 케이스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호날두는 당당하지 못했다.

잇단 메이저대회에서 호날두가 남긴 잔상은, 두 팔을 벌린 채 답답한 제스처를 취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머금은 비통한 표정뿐이었다. 클럽에서는 거칠 것 없던 플레이와 비교한다면 국내용을 넘어 새가슴이라는 비아냥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호날두의 포르투갈’로 전환된 이후로도 포르투갈은 지난날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잘하기는 하지만 최고레벨로 꼽기에는 여전히 조금 부족하다. 실제 가시적 성과도 결승(2004)-4강(2006)-8강(2008)-16강(2010)으로 꼬박꼬박 한 단계씩 내려왔다. A등급도 불안했던 하향세다.

하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시각으로 22일 열린 대회 첫 8강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체코를 1-0으로 어렵사리 제압하고 가장 먼저 4강에 안착했다. 후반 34분에 터진 호날두의 헤딩 결승골은 왜 팀에 에이스가 필요한지를 입증했다.

호날두의 활약으로 포르투갈은 가장 최근 5번의 메이저대회에서 3번이나 4강에 오르는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이는 무적함대 스페인과 전차군단 독일 정도만이 견줄 수 있는 대단한 성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포르투갈은 A등급에 그친다. 반면 스페인과 독일은 AA등급이다.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그 이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결국 시선은 다시 호날두에게 향한다. 호날두 역시 등급을 ‘업’ 시켜야한다. 맨유의 호날두도 레알의 호날두도 자타공인 AA이지만 포르투갈의 호날두는 A다. 이 역시 4강으로는 부족하다.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2012 유럽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12) 조별리그를 빛낸 최고 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 레알 마드리드/포르투갈)였다.

호날두는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선수 분석 시스템 ‘캐스트롤 에지 인덱스’가 선정한 조별리그 최고 선수로 뽑혔다. 그룹 B조 네덜란드와의 최종전에서 두 골을 퍼부으며 2-1 역전승을 이끈 공로다. 1~2라운드 독일(0-1 패), 덴마크(3-2 승)전에서 침묵하며 12위에 머문 그는 최종전 맹활약을 바탕으로 3경기 평균 평점 9.68점을 받아 1위로 등극했다. 호날두는 3경기(270분)에서 최다 유효슈팅(13)을 기록했고 득점 2위(2골)에 올랐다.

2위는 ‘제로톱’ 전술로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을 좇는 스페인의 다비드 실바(26, 맨체스터 시티)다. 번뜩이는 재치와 창의적인 패싱력을 앞세워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그는 매경기 인상적인 활약과 더불어 최다 도움(3)을 기록하며 평점 9.6점으로 호날두를 추격했다. 3, 4위는 3골을 넣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알란 드자고예프(22, CSKA 모스크바/러시아)와 골 넣는 수비수 올오프 멜베리(35, 올림피아코스/스웨덴)가 선정됐다. 

‘캐스트롤 에지 인덱스’는 첨단 트래킹 시스템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활약을 평가하는 분석표다. 팀 기여도, 득점, 선방, 패스 성공률, 태클, 인터셉트 등을 고려해 최고를 가린다. 유로 2008에선 챠비 에르난데스(31,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최고 평점을 받았다. 

▲ 유로 2012, '캐스트롤 에지 인덱스' TOP 10

1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9.68

2 다비드 실바(스페인) 9.60

3 알란 드자고예프(러시아) 9.53

4 올오프 멜베리(스웨덴) 9.47

5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이탈리아) 9.42

6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 9.37

7 니클라스 벤트너(덴마크) 9.32

8 알바로 아르벨로아(스페인) 9.28

9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9.23

10 바클라프 필라르(체코) 9.19


체코의 수문장 페트르 체흐(30, 첼시)가 포르투갈과의 EURO 2012 8강전을 앞두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2차전까지 무득점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며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그는 포르투갈이 2-1로 역전승을 거둔 네덜란드전에서 홀로 두 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8강에서 포르투갈을 상대해야 하는 체코로서는 호날두의 상승세가 당연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여러 차례 상대해본 적이 있는 체흐는 "나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호날두를 상대하겠지만, 그를 묶기 위해서는 모든 선수가 함께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날두는 항상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고 슛이 강력하다. 양발로 어느 포지션에서도 슛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항상 위험한 존재다. 호날두는 스피드도 뛰어나기 때문에 그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호날두가 돌파나 슛을 시도할 수 없도록 공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체코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에 1-4로 대패하며 최악의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2연승을 거두며 A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포르투갈 역시 '죽음의 조'였던 B조에서 덴마크, 네덜란드를 꺾고 독일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 4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 첫 4강 진출팀이 결정될 양 팀의 경기는 22일 새벽 3시 45분(한국시각)에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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