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전에서 디 나탈레와 교체아웃 되는 발로텔리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
이탈리아는 축구에 관한 음모론을 좋아하는 나라다. 그리고 지금 이탈리아는 걱정에 빠져 있다. 스페인과 크로아티아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2로 비기면 이탈리아는 아일랜드전의 결과와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된다. 역사는 반복될 것인가? 대다수의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페인 역시 이탈리아가 8강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 것이다. 라이벌이 제거되는 것은 언제나 기쁘기 때문이다.
2-2 무승부가 또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다. 이미 베팅 사이트들이 책정한 2-2 무승부 배당률은 18/1에서 11/2로 떨어졌다. 물론 스페인과 크로아티아가 자신들에 편리한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 상상하기는 어렵다. 스페인도 8강에 확실히 가기 위해서는 승점 3점을 추가해야 할 필요가 있고, 아마도 현실은 그렇게 될 것이다.
아주리 군단은 남 탓을 할 수도 없게 됐다. 다른 팀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예전 이탈리아, 바로 그 모습이다. 2경기에서 승점 2점을 얻고 마지막 경기를 꼭 잡아야 하는 현실이지 않은가?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에 꼭 이겼어야 했다. 미드필더 피를로의 멋진 선제골 이후 승리를 확정해줄 추가골을 위해 더욱 몰아붙여야 했다.
이탈리아는 리드를 잡은 분위기에 추가 공격을 쌓아가지 못한 대가를 치렀다.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이러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 이탈리아는 득점하기 전까지 매우 좋은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후반에는 크로아티아에 틈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크로아티아의 빌리치 감독은 후반에 몇몇 전술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며 팀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찾게 이끌었다. 전반은 이탈리아의 것이었지만 후반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득점을 하고 나면 경기를 다 잡은 것처럼 행동할 때가 많다. 계속해서 공격의 템포를 늦추지 않으며 추가골을 노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탈리아가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플레이를 했다면, 아일랜드와 비기기만 해도 8강을 확정지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탈리아의 공격은 아주 인상적이지 못했다. 카사노와 발로텔리가 영리한 움직임으로 몇 번의 기회를 만들기는 했지만 슈팅의 질이 그리 높지 않았다. 피를로가 아니었다면 무득점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던 경기였다.
크로아티아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피를로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
“우리가 경기를 압도하고 있을 때 완전히 끝냈어야 한다. 이길 수 있던 경기였다. 기회가 있었으나 공을 골네트에 꽂아 넣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뒤로 너무 쳐진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아직 기회는 있다. 이제 월요일 경기는 무조건 잡아야 하는 승부가 됐다.”
지난 2경기에서 7골을 내준 아일랜드와의 대결을 손쉽게 생각될 수도 있다. 아일랜드는 이미 탈락을 확정 지은 상태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아일랜드전 승리도 확실히 보장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아일랜드는 이번 대회 최악의 팀으로 보이는데도 이탈리아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보통 탈락이 확정된 팀과의 경기는 행운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특별한 요소가 연관되어 있다. 아일랜드의 감독인 트라파토니 때문이다. 트라파토니 감독은 고국 무대에 자신에 관한 기사가 대문짝만 하게 실리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아일랜드 선수들 역시 3전 전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 분명하다.
아일랜드의 탈락이 놀랍지 않다는 점이 좀 슬프게 여겨지기도 한다. 아일랜드는 수준급 수비진을 만나면 득점에 극도로 애를 먹는 문제점을 반복한 제한적인 팀이다. 여기에 수비까지 흔들리기 시작하면 정말 답이 없다. 크로아티아와의 첫 경기에서 그러한 모습이 나왔고, 그것으로 아일랜드는 유로 2012에 작별을 고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만나 최소 승점 4점을 얻어야 하는 상황을 원하는 팀은 그 어디에도 없다. 아일랜드는 크로아티아에 절대로 패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 경기는 꼭 잡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힘든 조에서 살아남아 토너먼트까지 갈 수 있는 팀은 손꼽을 정도일 것이다.
아일랜드의 굉장한 축구팬들은 아일랜드의 유로가 이렇게 빨리 끝나버렸다는 사실이 비통할 것이다. 아일랜드 대표팀의 축구 실력은 이번 유로에서 가장 약했지만, 팬들 만큼은 최고로 강하고 멋진 모습을 보였다.
이제 아일랜드 팬들은 남은 한 경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이 상황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까도 말한 것처럼 이 모든 일은 이탈리아 스스로 만들어낸 불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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