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후 인사를 나누는 제라드와 벤제마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1. 잉글랜드는 2004년 그리스가 될 수 있을까?
그리스는 잘 짜여진 조직력과 탁월한 수비능력으로 EURO 2004 우승을 거머쥐었다.
팀이 볼을 잘 운용할 수 있다면, 게임을 수비위주로 운영하다가 순간 공격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이것을 호지슨 감독이 잉글랜드팀에 그대로 적용한 셈이다. 호지슨 감독은 팀이 경기내내 수비를 잘 해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딱 그리스처럼.
잉글랜드는 수비와 미드필더 라인이 견고하고 정확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프랑스가 이를 뚫기란 쉽지 않았다. 프랑스 선수들이 비교적 편안하게 볼 패스를 할 수 있었는데, 아마도 잉글랜드 선수들이 프랑스를 좀 더 압박했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운 날씨를 감안한다면 이 또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2. 프랑스는 놓쳐버린 기회를 후회하게 될까?
프랑스는 경기내내 우위를 보였지만 받아든 경기결과에 잉글랜드가 더 만족하리라는 것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프랑스는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충분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이번 경기를 이겼어야 했다.
잉글랜드는 수비에 수비를 거듭했고 체력적인 소모가 컸기에 금방 지치기 시작했다. 만약 프랑스 감독인 로랑 블랑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왔다면, 아마도 프랑스가 이겼을 것이다. 블랑감독은 경기 마지막 10분 전까지 반격의 순간을 기다렸다. 만약 경기 중후반경 시동을 걸었다면 결과는 크게 달랐을 것이다.
3.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왜 라이벌이 아닐까?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꽤 오랜기간 적대적인 관계였다. 뭐 아직 축구에서는 이런 라이벌간의 첨예한 긴장감은 없다. 왜냐하면 잉글랜드에게 있어 경쟁상대라 하면 독일, 스코틀랜드, 아르헨티나 정도이고 심지어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프랑스보다 높은 레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글랜드인들에게도 프랑스와의 경기에 아픈 기억이 있었으니, 이는 유로2004에서였다. 당시 프랑스는 유로2000 챔피언이었지만, 잉글랜드는 소위 말하는 황금기(베컴, 램파드, 콜, 제라드 게다가 예선경기에서 환상의 기량을 보여준 어린 루니까지)로 최고의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이는 잉글랜드가 이기는 게임이라고 예상했었다.
잉글랜드는 초반 득점하며 경기를 쭉 리드해나갔지만 막판 주어진 패널티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뭐 거기까지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마지막 몇 분을 남겨두고 쓸데없는 파울을 범해 지네딘 지단에 프리킥의 기회를 줬고 이는 그대로 골로 연결되어 동점이 되었다. 이후 일이 꼬이려니 잉글랜드의 정신나간 백패스가 프랑스에 패널티로 연결됐고, 이는 지단에 의해 다시 득점되고 말았다. 이 경기는 잉글랜드 국민들에게 있어 정말 아쉽고 씁쓸한 패배가 아닐 수 없었다.
잉글랜드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나스리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4. 왜 이리 빈 자리가 많지?
운영위들은 왜 이리 빈 자리가 많은지 고민해봐야 한다.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경기가 세계 축구에서 손꼽히는 빅라이벌 매치는 아니지만 유로 대회에서는 아주 큰 게임이다. 이탈리아-스페인의 경기가 속한 그룹에서 가장 큰 경기였다면 다음으로는 독일-네덜란드의 경기이고, 그 다음 세계 10위권 기량의 경기로서는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경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기에 빈 좌석이 많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운영위측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5. 양팀에 주어진 과제들
* 프랑스 - 2008년의 기억
팀 상황이 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벤자마는 레알마드리드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대부분 그저 그런 모습을 보여줬고, 리베리 또한 실망스러웠다.
프랑스는 시작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결과 또한 좋지 않았던 유로2008을 회상하며 긴장해야 한다.
* 잉글랜드 -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프랑스와의 경기는 비교적 잘 풀렸다. 우승이 목표인 호지슨 감독에게도 승점 1점은 만족할만한 결과였다. 팬들과 미디어는 잉글랜드가 프랑스처럼 탁월한 팀과의 경기에서 수비적으로 나선 점을 크게 염려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이어질 스웨덴과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도 같은 전술이 통할까? 잉글랜드는 다음 경기에서 적어도 한 경기는 이겨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EURO 2012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지만 잉글랜드는 이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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