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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축구

네덜란드, 독일에 석패… 조기 탈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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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이용훈 기자 = 네덜란드가 숙적 독일에 패하며 EURO 2012 무대에서 조기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두 팀이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독일이 승리를 거뒀다. 네덜란드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투입했으나, 독일의 공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네덜란드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아르연 로번의 활약을 앞세워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로빈 판 페르시가 다소 아쉬운 마무리를 선보이며 골을 넣는 데는 실패했다.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온 독일은 네덜란드보다 여유롭게 경기를 진행했고, 서서히 반격에 나서 쉽게 골을 터트렸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전혀 압박하지 않은 네덜란드의 수비가 화를 자초했다.

전반 24분, 토마스 뮬러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자 그에게 시선이 집중됐고, 뮬러는 공을 슈바인슈타이거에게 연결했다. 슈바인슈타이거가 최전방의 마리오 고메스를 보고 패스를 시도할 동안 네덜란드 선수 누구도 그를 막지 않았다. 결국, 고메스는 깔끔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두 번째 골 장면에서는 독일의 패스워크가 빛났다. 메수트 외질이 측면에서 공을 받아 슈바인슈타이거에게 내줬고, 고메스가 네덜란드 수비진 뒤로 침투하면서 패스를 이어받아 각이 좁은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

후반 들어 네덜란드는 부진했던 마르크 판 보멀과 이브라힘 아펠라이를 빼고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와 클라스 얀 훈텔라르를 교체로 투입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로번과 판 페르시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노리기 시작했고, 독일은 승리를 자신한 듯 다소 방심하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판 페르시가 부진을 씻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 후반 28분, 압박이 다소 약해진 틈을 타 중앙으로 돌파해 들어간 판 페르시는 수비수 다리 사이로 슈팅을 시도해 멋진 골을 터트렸다.

네덜란드는 경기 막바지까지 동점 골을 노렸지만, 끝내 독일의 강한 수비를 넘는 데는 실패했다. 2패를 당한 네덜란드는 이제 포르투갈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두 골 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둬야 8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독일은 덴마크에 두 골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으면 8강에 오른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독일에 패하며 유로2012 탈락 위기에 놓였다.

네덜란드는 14일 오전(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프의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2 B조 2라운드에서 독일에 1-2로 패했다. 덴마크전 충격패에 이어 독일전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네덜란드는 2연속 패를 당하며 자력으로 8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덴마크와의 1차전에서 골 결정력 부족에 울었던 네덜란드는 독일전에선 전 포지션에 문제를 드러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수비에 중점을 둔 실리축구로 준우승을 차지했던 네덜란드는 독일전에서 공격과 수비가 따로 노는 모습을 보였다. 판 페르시(아스날)는 고립됐고 로벤(바이에른 뮌헨)은 혼자 놀았다. 그리고 반 봄멜(PSV아인트호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는 듯 했다. 한 마디로 총제적인 난국이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의 주요 포메이션인 4-2-3-1의 특징은,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통한 안정된 수비 밸런스에 있다. 하지만 이날 네덜란드는 수비가 흔들리면서 자신들의 색깔을 잃어버렸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포함해 6명이 수비망을 구축했지만 독일의 킬러 패스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네덜란드 선수들의 정신력이다. 그들은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으려는 투지가 부족했다. 체력적인 문제가 동반됐을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에 대한 의욕이 없어 보였다. 판 페르시의 만회골이 터지자 잠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내 집중력을 잃었다.

한 가지 희망은 네덜란드가 후반전에 훈텔라르(샬케04)와 판 데 파르트(토트넘)를 투입한 이후 공격에 날카로움이 더해 졌다는 점이다. 비록 한 골을 넣는데 그쳤지만, 훈텔라르가 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면서 판 페르시에게 찬스가 생겼고 판 데 파르트의 가세로 인해 공격이 더 다양하게 진행됐다. 투톱의 전환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은 네덜란드다.

그러나 믿었던 로벤의 계속되는 부진과 톱 클래스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중앙 수비진의 일대일 대인 마크는 네덜란드가 해결해야할 숙제다. 순식간에 2패를 당한 네덜란드에겐 이제 스스로 만회할 기회가 없다.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을 반드시 승리한 뒤 독일이 덴마크를 꺽어야만 8강에 오를 수 있다. 골득실을 위한 다득점도 필수다. 벼랑 끝에 선 네덜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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