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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 가나 야구 얘기다. 야구장은 연일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순위 싸움의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2012년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중심엔 해외파 4인방이 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야구를 호령하던 박찬호와 김태균(이상 한화) 이승엽(삼성), 김병현(넥센) 효과는 빼 놓을 수 없는 원동력이다.
이들은 빼어난 성적 만큼이나 분명한 캐릭터로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력포인트가 모두 다르다. '야구를 잘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성격이나 스타일은 제각각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4인4색의 매력.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을까.
◇박찬호-숨겨진 예능인의 끼
박찬호가 우리에게 한결 친숙하게 다가온 것은 '1박2일'에서였다. 추운 겨울 얼음을 깨고 입수하는 대범함에 놀라고, 먹을 것에 집착하는, 본능에 충실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겨줬다.
박찬호 스스로도 "1박2일을 통해 숨겨져 있던 예능의 끼를 발견했다"고 말했었다.
그의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은 한국 그라운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찬호는 얼굴에 드러난 승부욕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는다. 동작은 크고 와일드하며 좋고 싫음도 분명히 나타난다. 후배들에게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모습은 그의 등판 경기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흥밋거리다.
최근엔 랩을 부르며 TV 광고에 등장,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제법 익숙한 랩 솜씨로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성공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인터뷰 때면 나름의 농담으로 분위기를 이끌려 노력한다. 늘 공식적인 모습 외엔 볼 수 없었던 지난 날의 모습은 이제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
◇김병현-아빠가 된 나쁜 남자
김병현은 한때 '말썽꾼' 이미지가 강했다. 관중을 향한 손가락 욕설, 기자 폭행 등이 그에 대한 편견을 만드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지금의 김병현은 다르다. 늘 가늘게 찢어져 있던 눈가는 포근한 곡선이 그려져 있고 입가엔 늘 미소가 담겨 있다. 어린 나이에 그에게 쏟아진 너무도 큰 관심은 김병현을 세상에서 멀어지게 했다. 하지만 결혼과 함께 찾아온 평화는 김병현을 우리 곁으로 이끌어주었다.
나쁜 남자(?)의 피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인터뷰서 보여주는 그의 대답은 여전히 시크하다. 하지만 그 속엔 따뜻한 마음과 배려, 그리고 유머가 녹아 있다. 두 번째 선발 등판 후 알이 배겼다는 그에게 대책을 묻자 "좋은 거 많이 먹고 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오늘은 알탕이나 먹어봐야겠다"고 답했다.
뭔가 날카로운 듯 하지만 내게는 포근함을 보여줄 것 같은...그는 올해 야구를 취재하는 여기자들로 부터 "멋있다"는 감탄사를 가장 많이 이끌어내는 선수다.
◇이승엽-유학 다녀온 모범생 큰아들
이승엽은 늘 조심스럽다. 모두에게 칭찬받는 모범생 큰아들같은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이승엽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오면 전제 조건을 하나 달았다. '훈련에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선수들 없는데서'. 최근엔 이마저도 좀처럼 하지 않으려 한다.
야구는 팀 스포츠인 만큼 자신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원래 그런 선수다. 늘 자신 보다 남을 배려해왔다. 홈런 아시아 신기록(56개)을 세우던 해, 정작 팀으로서의 삼성은 좀처럼 큰 힘을 쓰지 못했던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승엽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들게 만든다.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실력을 끌어내는 노력 또한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김태균-밉지 않은 장난꾸러기
일본에 가기 전 김태균의 별명은 '김별명'이었다. 동작 하나, 말투 하나가 모두 별명이 됐기 때문이다. '김꽈당','김폭소','김질주' 등 가져다 붙이면 다 별명이 됐다. 그만큼 그는 친근한 이미지로 팬들의 마음을 차지했다.
2년만에 돌아와서도 그는 한결같다. 금세 장난이 터져나올 것 같은 개구진 표정과 큰 덩치로 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는 묘하게 어울리는 궁합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태균의 장점은 늘 그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친숙함이다. 2년간 공백이 있었지만 그가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은 조금도 낯설지 않다. 늘 그 자리에 있어던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다만, 꼴찌로 내려 앉은 팀 성적탓에 그의 보다 자유로운 표현을 접하지 못하게 되는 점은 팬들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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