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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관련/프로야구

야구인 30명에게 물었다…“류현진 vs 윤석민, 한국 최고투수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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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태양이 둘일 수는 없다. 한화 류현진(왼쪽)과 KIA 윤석민은 투수로 절정기를 함께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에이스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윤석민과 류현진, 프로야구 현장에서 생각하는 진짜 최고는 누구일까. 스포츠동아DB

야구인 30명에게 물었다…“류현진 vs 윤석민, 한국 최고투수는 누구?”

좌완 이점에 6년 연속 두자리 승수 어필

“윤석민, 구위 좋을 땐 류현진 압도” 27%


맞대결 승리 예상 9:5 류현진 우위 점쳐

하늘에 태양이 둘일 수는 없다. 2012년 한국프로야구에서 ‘투수 지존’은 누구일까? 스포츠동아 이슈&포커스는 선발투수 기록을 양분하고 있는 한화 좌완 에이스 류현진(25)과 KIA 우완 에이스 윤석민(26)을 놓고, 누가 최고의 투수인지를 물었다. 설문에 응한 야구계 유력인사 30인은 당대의 최고 투수를 놓고 우열을 가리는 것에 상당한 망설임을 드러냈지만 저마다의 주관에 따라 성의 있는 답변을 들려줬다.

○당신이 감독이라면?

‘당신이 감독이라면 두 투수 중 누구와 야구를 하겠는가’라는 물음에 30인 중 20인이 류현진을 택했다. 예상보다 류현진 쪽으로 표가 쏠린 데에는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단 한 시즌도 슬럼프를 겪지 않은 지속성에 점수를 준 것이 컸다. 가장 가까이에서 투구를 지켜본 김풍기·나광남 심판원이 이 꾸준함을 높이 샀다. SK 성준 투수코치, 삼성 김태한 투수코치, 두산 정명원 투수코치,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도 꼬박꼬박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류현진의 스태미너를 인정했다. 롯데 감독을 역임했던 MBC 스포츠+ 양상문 해설위원도 “감독 입장이라면 선발로 1이닝이라도 더 던져주는 투수가 중요하다”고 류현진의 이닝이터로서의 가치를 호평했다.

 


류현진이 좌완이라는 의외로 단순한 이유에도 힘이 실렸다. 두산 양의지, 롯데 강민호, LG 심광호 등 포수 출신 타자들이 주로 이런 의견을 내놓은 것이 흥미롭다. SK 최경환 타격코치, LG 김무관 타격코치,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 롯데 주형광 투수코치도 “(같은 값이면) 희소성 있는 왼손투수인데다, 더 젊다”는 이유로 류현진을 꼽았다.

류현진의 경기운영능력에 주목한 의견도 다수를 이뤘다. “류현진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상대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LG 차명석 투수코치), “윤석민은 무너질 때 쉽게 무너지기도 하는데, 류현진은 위기관리능력에서 우위다”(최규순 심판원), “1년 내내 자기 볼을 뿌린다”(성준 코치), “류현진은 70∼80%의 컨디션일 때도 타자를 상대할 능력이 있고, 완급조절도 좋다”(심광호) 등 류현진의 ‘멘붕’ 없는 일관성이 비교우위 포인트로 언급됐다.

류현진의 소속팀인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 김용달 타격코치는 분석적으로 우위를 설명했다. “류현진은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다. 윤석민은 투구궤적이 수평인 반면 류현진은 위에서 아래로 형성돼 더 치기 어렵다”(김용달 코치), “류현진이 윤석민에 비해 힘이 떨어졌을 때도 공을 놓는 포인트가 위에 있기 때문에 더 위력적이다”(정민철 코치)고 제자에 힘을 실어줬다.

○류현진의 멘탈 VS 윤석민의 구위

반면 8명은 윤석민을 낙점했다. 우완 정통파로서의 매력을 높이 샀다. 삼성 김성래 수석코치는 “류현진 공은 어떻게든 칠 수 있겠지만, 컨디션 좋은 날의 윤석민은 도저히 칠 수 없는 공을 던진다”고 말했다. 두산 이명수 타격코치, KIA 이강철 투수코치, 롯데 박정태 타격코치,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 SK 조인성 등이 윤석민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윤석민을 택하지 않은 전문가들조차도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 포수 진갑용은 “대표팀에서 두 선수 볼을 다 받아보면서 느낀 것인데 류현진이 체인지업, 윤석민이 슬라이더를 잘 던진다는 게 다른 것이지 완급조절능력과 레퍼토리는 비슷하다”고 평했다. 넥센 포수 최경철은 “날카로움은 윤석민, 게임운영은 류현진”이라고 답했다. 종합하면 기복이 있는 것이 윤석민의 흠이지만, 구위가 좋은 날은 오히려 류현진을 압도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맞대결은 다르다?

그러나 정작 ‘두 투수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을 때 누구에게 걸겠는가’라는 질문에는 9(류현진):5(윤석민)로 격차가 좁혀졌다. 백중세를 찍은 전문가는 ‘누구를 택하겠는가’에선 2명뿐이었는데 ‘누가 이길까’에선 16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1년 윤석민은 투수 4관왕에 올랐다. 류현진은 모든 연말 시상식에 참석해 윤석민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했다. 그리고 “2012년은 내가 석민이 형에게 꽃다발을 받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아무래도 팀 전력이 개입되면, 한화보다는 KIA에 점수를 줄 수밖에 없음을 엿볼 수 있다. “한번 막히면 답이 없는 KIA보다 한화 타선이 짜임새가 있다”(이명수 코치·정민철 코치) 등의 의견이 그나마 많았다. 양상문 위원과 김정준 SBS ESPN 해설위원도 현 시점에선 한화 타선이 그나마 KIA 타선보다 낫다고 봤다. 반면 자멸을 자초하는 한화의 불안한 수비 탓에 KIA에 점수를 준 의견(나광남 심판원)도 있었다.

그러나 압도적 다수는 한참 고민하다 “백중세”, “1점 승부”라고 한숨을 쉬듯 답했다. 어렵사리 속내를 꺼냈지만 “둘 다 나무랄 데 없는 투수들인데 어떻게 비교를 하나?”(나광남 심판원)가 저마다의 진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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