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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뛰고 온 박찬호(한화)는 “한국 야구가 많이 발전했다”고 했다. 올림픽 금메달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이 입증해주듯 한국 야구는 몇 년새 한 단계 올라섰다.
해마다 절반 이상 교체되는 외국인선수들 눈에 비치는 한국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스포츠경향’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 야구를 경험하는 외국인 선수 8명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처음 보는 독특한 스타일의 선수가 있는지, 낯선 야구 문화는 무엇인지, 그리고 메이저리그에 가도 통할 만한 선수는 누가 있는지.
‘용병 뉴페이스’들은 다양한 시선으로 한국 야구를 보고 있다.
■이용규 정근우가 신기해
지난 해 한국에 온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더스틴 니퍼트(두산)는 KIA 테이블세터 이용규-김선빈 때문에 한동안 고생했다. “키가 너무 작아 스트라이크존 적응이 어렵다”고 했다.
올해 한국에 온 외국인선수들도 키 작고 날쌘 선수들을 주로 ‘처음 보는 스타일’로 꼽았다. 이용규와 정근우(SK)가 2표씩 받았고, 김선빈도 1표를 받았다. 그러나 이유는 완전히 다르다.
이용규가 신기한 이유는 타격폼이다. 왼손타자 이용규는 타석에서 오른 발을 들어 앞으로 원을 그리며 홈플레이트 위를 한 바퀴 훑어 내딛는다. 처음 보는 투수들은 정신 사납다. 2009년 WBC에서도 이 타격폼에 대부분 투수들이 당했다.
삼성 미치 탈보트는 “미국에는 저런 선수가 없다. 폼도 낯설고 저런 자세로 치는 타자는 처음 본다”고 말했고, KIA 앤서니 르루도 “타석에서 발로 리듬을 타는 동작이 신기하다. 어떻게 그렇게 치는지 모르겠다”고 이용규를 뽑았다.
SK 톱타자 정근우도 이용규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키가 작고 빠르고 질기다.
한화 브라이언 배스는 “작지만 발도 빠르고 커트를 잘 하면서 잘 친다”고 정근우를 선택했다.
그러나 색다른 이유가 한 가지 있다. SK에서 함께 뛰는 마리오 산티아고는 “야구를 즐기는 선수다. 유머러스한 행동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눈웃음 살살 치는 ‘개구쟁이’ 외모의 정근우는 재치있는 입담으로도 유명하다. 일본 선수가 과자를 들고 지나가면 “까까데스요?”라고 묻고, 결혼한 지 넉 달 만에 첫 아들을 득남하자 “이제 어른”이라며 뒷짐을 지고 다니는 식이다. 일상이 코미디인 정근우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용병 선수 눈에 특이하게 비쳐지고 있다.
프로야구 최단신 선수 김선빈도 지나칠 수 없다.
넥센 벤 헤켄은 “키가 정말 작은데도 큰 선수들 못지 않게 파이팅이 넘쳐 놀랍다”며 “한 번 상대해봤는데 스트라이크 존이 워낙 작아 승부하기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지난 해 니퍼트와 똑같다. 니퍼트의 키는 203㎝, 헤켄은 193㎝로 김선빈(165㎝)과는 30~40㎝ 차이 난다.
롯데 셰인 유먼은 ‘오버맨’ 홍성흔(롯데)을 꼽았다. “성격이 밝아 팀을 살아있게 만드는 선수”라는 극찬과 함께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 내가 보기엔 헤어스타일을 매주 바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 스캇 프록터는 “투구 뒤 몸이 앞으로 점프 하듯 달려드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마무리 라이벌’ 손승락(넥센)을 ‘신기한 선수’로 뽑았다.
■한국 응원이 제일 신기해
외국인선수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이 응원이다.
각자 먹고 마시고 즐기며 경기 자체를 관람하는 외국과 달리 팀마다 응원단장과 전문댄서 수준의 치어리더들이 있고 관중 전체가 파도를 타며 똑같이 움직이는 모습은 한국 아니면 볼 수 없는 야구장 풍경이다.
8명 가운데 6명이 단체 응원을 ‘낯선 문화’로 꼽았다.
헤켄은 “미국은 개인적으로 응원하지만 한국 팬들은 단체 행동을 잘 하는 것 같다. 파도타기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신선하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앤서니는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각각 다른 음악(테마송)이 나오는 것이 독특하다. 미국 야구장은 대중가요 자체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부분 단체응원을 꼽았지만, 신기한 점은 한 가지뿐이 아니다.
탈보트는 “선배나 형들한테 깍듯한 것이 굉장히 신기하다”고 말했고, 프록터 역시 “선·후배 문화에 감명 받았다. 어린 선수들이 나를 선배 대접해주는 것도 재미있다”며 깍듯한 선·후배 문화를 꼽았다.
유먼은 “빅리그는 미팅을 잘 하지 않는데 우리는 늘 미팅을 통해 경기에 대해 의논하고 함께 생각한다”고 선수단 미팅이 비교적 잦은 점을 희한해했고, KIA 호라시오 라미레즈는 심판의 액션을 신기해했다. 라미레즈는 “삼진 콜 할 때 심판마다 액션이 다 다르고 굉장히 크다. 미국 심판들은 다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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