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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삼성폰 뒤엔 "애플 극복"의 열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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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 지 24년 만에 판매대수 측면에서 사상 처음으로 노키아를 누르고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측면에서는 이미 지난해 3분기에 1위에 등극했다.

13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지난 1분기에 총 8천3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지난해부터 판매대수를 밝히지 않는 삼성전자는 이보다 수백만대 많은 휴대폰을 판매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집계하고 있다. 삼성의 판매대수는 적게는 8천500만대에서 많게는 9천200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의 1위 등극은 세계 휴대폰 시장이 통화 중심의 일반폰에서 데이터 중심의 스마트폰으로 바뀐 상황에서 이뤄져 더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시장에 돌풍을 불러온 애플을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서도 따돌린 뒤 일반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도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




◆초일류 기업을 잇따라 굴복시킨 삼성 휴대폰 사업 역사

삼성의 휴대폰 사업은 그야말로 도전과 극복의 역사다. 모토로라, 노키아 등 세계 초일류 기업들을 잇따라 제치고 정상에 등극한 것이다.

한국 시장에 휴대폰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84년이다. 그후 10년 동안 국내 시장은 미국의 모토로라가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물러서지 않고 도전한 끝에 1994년에 모토로라를 넘어설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한국 지형에 맞춰 통화성공률을 대폭 높인 'SH-770'(사진)을 출시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애니콜이란 브랜드로 처음 선보인 이 제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모토로라를 추격했고 1994년까지 모토로라의 절반에 불과하였던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995년 6월 41.2% 대 43.5%로 좁혀졌다. 2개월 후인 8월에는 마침내 51.5% 대 42.1%로 모토로라를 제치고 정상에 올라섰다. 애니콜 신화가 탄생한 것.

국내 시장을 정복한 삼성전자는 시야를 세계로 넓히기 시작했다.

1995년 8월에는 세계 최초로 CDMA 디지털 휴대폰 상용화에 성공하고 중국 시장 및 미국 시장을 노크하기 시작했다. 1997년 한 해 동안 미국시장에서 45만 대를 판매하여 미국 디지털휴대폰 시장의 8%를 점유했다. 에릭슨, 노키아, 퀄컴에 이어 4위였다. 1998년 10월에는 CDMA방식을 채택한 국가 중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통신 수요국으로 부상하고 있던 브라질에도 진출했다.

삼성은 특히 1998년 3월 CDMA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로 무게 100g대의 벽을 깬 SPH-4100을 출시했다. 이는 2년간의 개발 끝에 이룬 성과인데, 휴대폰의 무게가 98g으로 드디어 지포 라이터 수준의 초경량시대를 연 것이다. 10년 전 759g의 제품으로 무선통신사업에 참여한 이래 무게를 652g이나 줄인 것이다.

삼성은 이런 성과에 힘 입어 2000년대 들어 세계 톱 3위로 도약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는 성능 차별화와 고가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 2003년에는 29.0%의 시장 점유율로 부분적이긴 하지만 세계 CDMA 휴대폰시장에서 선두 자리에 올랐다.

휴대폰 명품 만들기로 세계시장에서 애니콜 신화를 이어간 삼성전자는 2002년 8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휴대폰 누적 생산 1억 대를 돌파하였다. 이는 1988년 처음으로 아날로그 이동전화 단말기를 시장에 내놓은 이후 14년만의 일이었다.

2003년에 삼성전자는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2위에 올랐다. 노키아 모토로라 등 메이저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크게 확대되어 전년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또 다수의 텐밀리언셀러르를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특히 2008년 3분기에 모토로라를 제치고 북미 휴대폰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선 이후 현재까지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발 스마트 회오리 조기 극복, 세계 1위 등극

삼성의 추격전은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지만 저가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노키아를 판매대수 측면에서는 좀처럼 넘어서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넘어설 기회를 포착한 것은 역설적이지만 지금은 최대 경쟁자가 된 애플 덕분이었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내놓은 뒤 세계 시장이 급속히 스마트폰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특히 2009년과 2010년에는 스마트폰으로의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며 기존 휴대폰 업계가 송두리채 휘청거렸다.

스마트폰에 대응이 늦었던 삼성 또한 2010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노키아, 리서치인모션, 모토로라 등 다른 경쟁 업체들은 더 험악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삼성의 경우 아이폰에 대한 적극적인 벤치마킹과 구글과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협력을 통해 갤럭시를 내놓고 2011년 상반기부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와 달리 노키아는 아직까지도 스마트폰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년여의 고통스런 침묵 끝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가 시장에서 조금씩 반응을 보이자 애플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를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그러나 이 소송은 애플의 의도와 정반대로 삼성의 갤럭시 군단이 훨훨 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말았다. 갤럭시 디자인이 아이폰을 본뜬 측면이 없지 않으나 애플의 소송이 역설적으로 갤럭시의 가치를 입증해준 셈이 된 것이다. 애플 스스로 갤럭시가 아이폰의 강력한 경쟁자임을 소송을 통해 말해준 셈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시작된 두 회사의 소송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소송 대상이 된 삼성 제품이 늘어나면서 갤럭시 군단은 날개 돋힌 듯이 판매됐다.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이 탄력이 붙자 20년 넘게 쌓아 온 휴대폰 관련 기술력이 더 돋보이기 시작했다. 1년에 한 제품 만을 내놓는 애플과 달리 오랜 경험과 풍부한 제조 능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해갔다.

최근에는 500만대 이상 팔린 갤럭시 노트를 내세우며 5.3인치 제품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중간 지역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애플 따라하기를 벗어나 퍼스트 무버로 변신하고 있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 뒤 24년만인 2011년 11월말 기준으로 한 해 휴대폰 출하량이 3억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는 2분기부터 분기 1억대를 처음 돌파하고 연 4억대 돌파도 노려볼 만 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카롤리나 밀라네시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차기작 갤럭시S3를 통해 전작의 성공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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