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잘못된 가치투자의 논리적 모순
가치투자란 '기업가치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기업'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을 매수하는 가격의 문제는 아주 비이성적인 정도만 아니라면,
적당한 가격에 매입하면 되는 것이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과연 기업가치가 얼마나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상승할수 있는가를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업가치'를 보증받기 위해서 우리는
소비자 독점력, 훌륭한 경영진, 시장점유율, 기업브랜드 등등을 담보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평가에 집착하는(즉, 저PER에 집착하는) 담배꽁초형 투자자들은
가치주의 척도를 대부분 PER 등의 계량적수치에서 찾는다.
더
나아가 계량적 투자자들은 저PER주를 찾아내고 가능한 한 낮은 PER이나 PBR에 사는 것을
가치투자라 주장한다.
한발 더 나아가
계량적 투자자들은 낮은 PER가 높은 PER가 되면 파는 것이 가치투자라고 말한다.
즉, 낮은 가격에 사서 기업가치에 근접하면 파는 것을
가치투자라고 말한다.
이것은 가치투자가 아니라 계량적 투자일 뿐이다.
저PER에 집착하는 계량적투자자들은 가치투자를
한다는 자신들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평생 가치주를 살 수 없다.
결국 저PER에 집착하는 그들에게 지상 최대의 가치주는 2, 3류
주식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 3류 주식은 주가의 변동은 있을지 모르나 기업가치의 상승은 없거나 미미할 것이다.
그래서 2, 3류 주식은 다시 가격이 원위치로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면 본전이 되거나 수익률이 현격히
줄어든다.
그래서 담배꽁초형 계량적 투자자들은 '싸게 사서 기업가치에 근접하면 다시 팔아야 한다'는
아주 이상야릇한
단타논리를 갖다 붙일 수 밖에 없는 스스로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2. 잘못된 가치투자의 실천적 모순
한국증시 역사에서 홀륭한 주식을 가장 좋은(낮은) 가격에 살 수 있었던 시기는 IMF 시기였다.
그럼 우리가 과거
IMF로 돌아간다면 삼성전자를 살 수 있었을까?
신세계를 살 수 있었을까?
그외 다른 훌륭한 가치주들을 살 수 있었을까?
진정한 가치투자자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계량적 투자자라면 담배꽁초형 투자자라면 매수하지 못했을
것이다.
IMF 당시 현명한 투자자는 삼성전자, 신세계, 국민은행(당시는 주택은행) 등을 매입하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계량적 투자자들은 매입에 뛰어드는 가치투자자를 보고 미쳤다고 평가했다.
왜? 그들이 미쳤다고 평가했을까?
IMF라는
위급한 상황에 투자를 한다고?
물론 그런 측면도 없잔아 있었겠지만, 그들이 미쳤다고 표현한 것은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있었다.
삼성전자, 신세계, 국민은행(당시는 주택은행) 등을 한국증시의 최근 10여 년 안에
가장 헐값에 살 수 있었던 시기에,
IMF시기에, 그 주식들의 계량적 수치들은 어떠했을까?
97년에서 98년에 이르는 2년여의 기간동안 삼성전자의 PER는
50~60배였으며,
신세계의 PER는 30~40배였으며,
주택은행의 PER는 무한대(당시 적자)였다.
그들 계량주의자들,
담배꽁초형 투자자들에 의하면 엄청난 고평가이다.
그래서 그들이 삼성전자, 신세계, 주택은행을 사는 현명한 투자자를 보고 미쳤다고 말한
것이다.
지상 최대의 호기가 왔을 때, 지상최대의 저평가 기간에,
지상최대의 바닥시세에, 담배꽁초형 투자자들은 모두 매도를 외치며
도망가 버리고 만 것이다.
3. 잘못된 가치투자의 도식적 함정
저PER에 집착하는 계량적
투자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오류는
거품이 형성되면 고PER가 되고, 거품이 빠지고, 불황이 오고, 시장이 소외되면 저PER가 된다는
것이다.
도식주의의 극치이다.
그러나 현실은 보통의 경우, 거품이 형성된 시기보다 거품이 빠지고 불황이 찾아올 때
고PER가 되는 경향이 강하다.
즉, 좀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거품 = 고PER, 소외 = 저PER가 아닐 수도 있으며,
실제로는 시장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가치투자자는 시장이 일시적 충격에 빠졌을 때, 그것을 매수기회로 본다.
그런데 시장은 그리 말처럼 만만한게 아니다.
흔히 생각하길 시장이 일시적 충격에 빠졌을 때, 모든 투자자들이 다
도망가고,
그래서 저PER가 되고, 그래서 매수기회가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현실은 그 정반대다.
시장은 일시적 충격에 빠졌을
때, 실적은 급격히 악화되고,
따라서 오히려 고PER가 된다.
그리고 고PER가 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도망가는 것이다.
일시적 충격이 왔을 때, 심리적으로 흔들려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실적이 악화되고 그래서 고PER가 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도망가는
것이다.
그러나 가치투자자가 봐야 하는 것은 ‘지금이 고PER인가, 저PER인가’가 아니다.
‘지금이 고PBR인가,
저PBR인가가 아니다’.
가치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지금의 실적이 ‘일시적인 악화인가,
근본적 악화’인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시적 악화라면 그것은 조만간 회복될 것이기에,
삼성전자의 PER가 50배인 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는 일시적이며 따라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회복되었을 때의 기업가치가 얼마인가가 중요하게
되는 것이며,
그래서 PER 50~60배를 게의치 않고 매수에 가담하는 것이다.
오히려 담배꽁초형 투자자들이 일시적 외부충격이라는
최대의 기회가 왔을 때,
삼성전자의 PER가 50~60배라고 말하며,
오히려 매도를 외치며 시장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투매하는 것이다.
즉, 담배꽁초 투자자는 항상 최대의 매수기회에 고평가라고 말하며
매도를 주장하게 될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들은 항상 바닥에서 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4. 진정한 가치투자의 관점
계량적 투자자, 담배꽁초 투자자는 가치투자자가 아니다.
그들은 주식의 올바른 관점을 방해하는 또다른 가격지상주의자일
뿐이다.
담배꽁초 투자자들이, 계량적 투자자들이 IMF 당시의 삼성전자를 이해하지 못했듯이
월가의 담배꽁초 투자자들은 89년 워렌
버펫의 코카콜라 매수를 이해하지 못했다.
워렌 버펫은 89년과 90년대초에 코카콜라를 매입하였다.
당시 PER가
15~22배 였다.
그래서 그들은 워렌 버펫이 높은 PER에 코카콜라를 매입하였다고 비난했던 것이다.
계량적 투자자에겐 오직
계량적 지표인 PER, PBR만이 자신의 잣대인 것이다.
가치투자자에게 PER는 의미가 그리 크지 않다.
가치투자자에게 최고의 매입기회는 시장이 일시적 충격에 빠져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되었을 때이다.
따라서 통상의 경우
이때 PER는 오히려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가치투자자가 매입하지 말아야 할 시기는 (혹은 매도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시기는)
기업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확! 좋아졌을 때이다.
따라서 이때 대개의 경우 PER는 그리 높지 않거나 오히려 낮게 나타난다.
계량적 투자에 오염된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현재의 가격과 비교하려 한다.
예를 들어 계량적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와 비슷할때 사야되요? 기다려야 되요? 팔아야 되요?"이다.
담배꽁초에 중독된 대표적인
질문이다.
저평가 집착,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중요한 것은 놓치고 도식주의에 빠져있는 것이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만약 기업가치의 상승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향후에도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면,
적당한 가격이면 (심지어 기업가치보다 약간
높다하더라도 그것이 시간가치를 충분히 보장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매입하여 보유해야 하는 것이며,
만약 기업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하거나 그리 만족할만한 상승을 하지 못한다고 본다면
지금 헐값이라도 매입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잘못된 가치투자인
계량주의자의 기준은 고PER인가, 저PER인가이지만,
현명한 가치투자자가 보는 것은 현재의 기업실적이(기업가치가) '일시적인가
장기적인가'이다.
통상의 경우 바닥의 경우엔 일시적 기업실적의 악화가,
즉 기업가치 급락이 수반되며 상투의 경우엔
일시적 기업실적의 급등이 즉 기업가치 급등이 수반된다.
중요한 것은 ‘그 기업가치의 급락과 급등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가?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것인가?’이다.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80년대 후반부터 90년 초까지 일본은
그냥 거품이 형성된 것이 아니다.
실적은 좋았으며, 승승장구하였다.
실적은 매년 상승하였으며, 기업가치는 해마다 증가하였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일본 기업의 실적증가는 전년동기대비 몇십% 증가가 아니라
1,000% 이상씩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전년동기대비 기업실적 수천% 상승이란 공시가 거의 매일 신문지상을 장식하였다.
당시의 기업실적만 놓고 본다면 당시 주가는 그리
고PER가 아니였다.
문제는 그 수 천%의 실적 증가가 일시적인 것이었으며,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는 것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시적 기업실적의 폭등이 사라지자 모든 기업의 PER는 하루아침에 수 백배가 되버린 것이다.
계량적 함정에서, 담배꽁초형 시각에서.벗어나라.
기업의 가치는 현재 그 기업이 위치하고 있는 현지점에
대한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현재 위치한 지점과 미래의 어느날 도달할 거리와의 상호관계의 문제인 것이다.
고평가인가? 저평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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