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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건강이야기

소리없이 시작되는 당뇨, 그러나 방치하면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성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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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는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안되나요?


Q: 당뇨가 있을 때 밀가루 음식은 먹으면 안되나요?
A: 당뇨가 있다고 해서 밀가루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얼만큼 먹는지 양이 중요합니다. 식빵의 경우 3장정도가 밥 1공기와 같은 양입니다. 삶은 국수 1공기반 정도가 밥 1공기와 같습니다. 이처럼 양을 지키신다면 밀가루 음식도 드실 수 있습니다.

 

 소리없이 시작되는 당뇨그러나 방치하면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성질환.

 

당뇨병은 소변에서 당이 빠져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포도당으로 바뀌게 되고, 이 포도당은 혈관에서 혈액이 세포로 운반하게 된다. 세포로 운반된 포도당은 비로소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이때 포도당이 세포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포도당이 세포로 이동할 수 없게 되고, 혈액 속에 포도당이 많아지는 고혈당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고혈당을 방치하게 되면 혈액이 흐르는 어디에서든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되는데, 1형 당뇨병은 소아당뇨라고도 불린다.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그리고 제2형 당뇨병은 과식, 과음, 운동부족 등으로 인한 비만과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당뇨병은 사실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극심한 통증이나 고통이 아니다. 약한 고혈당에서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아주 약하게만 느껴서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혈당이 많이 올라가면 갈증이 나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배고픔을 자주 느끼며, 피곤함을 호소하게 되면서 체중이 감소된다. 이런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며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면 여러 합병증이 생기는데,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뇨 합병증은 혈관이 지나가는 우리 몸 모든 부위에 발생할 수 있다. 눈에 망막병증이 생기면 실명이 될 수도 있고, 신장기능이 나빠져 혈액투석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발에 궤양이 생기는 당뇨병성 족부병증이 생길 수도 있고, 협심증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 또한 높아진다. 그야말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당뇨 합병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지금 큰 문제가 없어보이는 고혈당 증상이 사실은 각종 당뇨 합병증의 시작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무서운 합병증을 막을 수 있을까.

 

 

 당뇨,  3개월이 평생을 좌우한다

교육, 치료, 수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당뇨환자의 생활습관

 

당뇨병 진단받고 첫 3개월이 일생을 좌우합니다. 당뇨병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즉 생활 습관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동안 살아오던 생활습관을 바꾸는게 쉽지 않지만 3개월은 철저하게 생활습관 교정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혈당 관리가 안정되면서 당뇨 진행을 억제하고 각종 합병증이 오는 시기도 늦출 수 있습니다.

 

이문규 교수는 그 해답을 첫 3개월의 철저한 교육과 실천이라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삼성서울병원 당뇨병센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저희 당뇨병센터에서 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 중 조식회 교육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공복 상태에서 당뇨 교육실에서 실시하는 건데요. 거기서 혈당 측정을 하고 처방된 약을 복용하고, 식당으로 가는 겁니다. 식당엔 원내의 영양사가 직접 음식을 차려놓고, 권장 칼로리에 맞춰 식단을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에게 직접 밥과 반찬을 칼로리에 맞춰 담아 보라고 시킵니다. 환자가 밥을 많이 담으면 영양사가 좀 덜어내고, 적으면 채워주면서 직접 교육을 하는 거죠. 처음부터 요만큼만 담으세요 하는 것보다 먼저 해보게 한 후에 알려주는 것인데, 이렇게 시행착오를 하면서 교육을 받으면 효과가 더 큽니다.

 

서점의 건강코너에 가면 당뇨 관련 책들이 셀 수도 없이 많다. 인터넷 검색만 해 봐도 관련 정보가 난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만 봐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많은 음식 종류와 음식별 칼로리를 다 외우기도 힘들뿐더러 실생활에서 어떤 음식을 어느 정도 먹어야 적정 칼로리가 되는지 감을 잡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런 조식회 교육을 통해 직접 경험을 하게 되면 바로 실생활에서 큰 도움을 받게 된다고 한다. 마치 자전거 타는 법을 아무리 잘 설명한다해도, 직접 두 발로 페달을 밟아보고, 몇 번은 넘어져 봐야 진정 자전거를 탈수 있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조식 교육이 더 발전된 형태가 입원 치료 프로그램인데, 당뇨 환자가 직접 일주일간 입원해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혈당측정법, 인슐린 주사법 등을 배우면서 올바른 생활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이런 당뇨환자 교육이 병원 밖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바로 당뇨캠프다. 


 

우리 병원의 성인 당뇨인 캠프는 국내 최초로 1996년부터 시작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아무리 설명해줘도 30, 40년동안 굳어진 생활 습관을 바꾸고 정착시킨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34일 동안 함께 생활하며 식이요법, 운동요법, 자가혈당 측정법, 인슐린 주사법 등을 알려주며 함께 해보는 겁니다. 매년 당뇨 캠프에 참석해 환자 대상으로 특강도 하고,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도 상세히 알려드리.

 

실제 많은 환자들이 당뇨 진단을 받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하고, 혼자 관리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한다. 이런 환자들이 34일 동안 직접 당뇨식을 경험하고, 운동도 배우고, 진료실에서 못다한 이야기도 하다보면 ,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당뇨 캠프에 참가한 환자들이 달라진 면모를 보이는지가 궁금해졌다.


 

물론 달라집니다. 한번의 교육으로 그 효과가 평생 가긴 힘들겠지만 적어도 당뇨인 캠프에 참가한 환자들은 3개월 후에 외래에 와서 혈당 수치를 재면 모두 떨어져 있습니다. 물론 습관이란 것이 평생토록 체화된다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또 안이해지기도 하죠. 그래서 이런 교육이 계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겁니다.

 

이외에도 삼성서울병원 당뇨병센터에는 기본 교육, 심층 교육, 주사법 교육, 임산부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자료가 마련되어 있다. 당뇨병 환자의 치료 뿐 아니라 생활습관 교정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국내 어느 병원보다 더 일찍 적극적으로 시작해, 다른 병원에서 벤치마킹을 해 갈 정도라고 한다.

 

교육 뿐만이 아니다. 치료 측면 역시 당뇨 치료 환자들의 정밀하고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연속혈당측정기를 선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자가 혈당 측정은 하루에 측정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적입니다. 그런데 하루 24시간 내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가 있어요. 혈당수치를 전달하는 센서를 피하에 삽입해 조직액 속에 있는 혈당을 5분마다 재는 겁니다. 그럼 하루에 288번의 혈당 체크를 하는 셈이죠. 자는 동안에는 스스로 혈당체크를 할 수가 없고, 병원에 입원한 환자도 간호사들이 몇 번 재는 정도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실제로 평소에 혈당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처방받은 약만 복용하다 외래에 오는 날 병원에서 혈당 체크하는 환자도 많거든요. 그래서 전 이런 연속혈당측정이 앞으로 당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정밀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할수 있는 신의료기술인데, 우리나라에서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한 치료의 절반 정도는 우리 병원이 하고 있습니다.

 

 마라톤과 같은 당뇨병,

환자와 평생을 함께하며 생활습관 교정과 관리를 통해 당뇨를 완주하다!

 

수 많은 세월을 당뇨 환자들의 생활습관 개선, 그 개선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평생을 함께해 온 이문규 교수에게도 기억에 남는 특별한 환자가 있다.


 

어느 해 당뇨 캠프에 모자가 함께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 분 다 당뇨환자였는데, 처음에는 어머니 혼자 당뇨캠프에 왔었는데 어느 날 아들을 강제로 데리고 온 거에요. 30대 초반인 아들이 증상이 더 심했는데, 직장생활하면서 당뇨환자라고 제대로 얘기도 못하고 회사생활을 했던 환자였죠. 그래서 식단 조절도 잘 못하고, 회식 때 술도 많이 마시다보니 혈당이 엄청 올라간거에요. 젊고 얼굴도 잘생긴 총각이었는데 속으로 곪고 있었던 거죠. 아들 혈당 관리가 안되니까 어머니가 강제로 당뇨캠프에 데리고 왔는데, 그 이후로 완전히 새 사람이 됐어요.(웃음) 약도 잘 챙겨먹고 음식도 가려먹으면서 증상이 아주 좋아졌죠.

 

역시 이문규 교수가 강조한 교육의 수혜를 제대로 받은 환자 이야기였다. 어떤 병이든 의사의 진단과 처방도 중요하고, 약 복용도 중요하지만, 평소 생활 습관이 병을 만들기도 하고 고치기도 하는 것이다. 당뇨병은 완치의 개념보다는 꾸준하고 철저한 관리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에 포커스를 둔다.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나 인슐린 치료로 혈당 관리를 하면서 합병증을 막거나 최대한 늦추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다보니 한번 만난 환자들을 오랜 시간 계속 보면서 반복적인 처방과 당부를 하게 된다고 한다.


 

당뇨병은 시간을 갖고 달리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꾸준하게 생활습관 고치는데 철저히 달려들되, 본인이 판단이 안 서거나 의문이 생길 때는 반드시 주치의한테 상의를 해야 합니다. 당뇨 환자들은 여러 과를 다니면서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만약, 약 복용 후 부작용이 생겼다든지, 아니면 효과가 별로 없는 것 같을 때는, 어떤 경우든 처방한 의사에게 직접 얘기해야 올바른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담당의에게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환자분 스스로 지레짐작하거나 분야가 다른 의사에게 물어봐서는 안됩니다. 제가 꼭 당부하고 싶은 말입니다.”

 

약 복용 한번으로, 수술 한번으로 완치될 수 없는 당뇨병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당장은 환자를 위협하지 않지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오랜 시간 후 각종 합병증으로 위협하는 무서운 만성질환. 그리고 또 하나는 관리만 잘해주면 큰 탈 없이 오래도록 함께 하는 친구 같은 만성질환.

 

이문규 교수는 환자들에게 당뇨병이 후자의 친구 같은 만성질환이 되도록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마치 잔소리하는 엄마처럼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늘 되풀이하며 경각심을 갖게 하고, 결국엔 실천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의 쓴소리는 누구보다 환자의 치료를 바라는 그의 애정과 염원에서 비롯된 것임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의 반복되는 잔소리와 당부와 격려는 환자들에겐 건강이라는 선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도.

 

당뇨병은 첫 3개월이 일생을 좌우한다는 그의 말처럼, 이문규 교수를 만난 환자들은 건강한 일생을 보장받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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