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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불가능은 없다는걸 보여준 몽펠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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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기념 행사에서 환호하는 몽펠이에 선수단 (사진제공 : 몽펠리에 홈페이지)

[앤드류 기브니 : 데일리미러 칼럼니스트] 축구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 점점 더 많은 팀들이 아랍과 러시아의 자본에 넘어가면서 선수들의 이적료도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팬들은 파이낸셜 페어플레이 규정이 정착돼 가난한 팀들에게도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보장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시즌 초에만 해도 이적료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그 빈도 또한 높아졌다. 하비에르 파스토레가 3천6백7십만 파운드에 PSG로 이적했고, 라다멜 팔카우는 3천5백5십만 파운드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3천5백만 파운드에 맨체스터 시티로 각각 팀을 옮겼다. 이들 세 명의 이적료만 합해도 1억 파운드가 넘는다.

유럽의 빅 리그를 둘러보면 돈을 쓰는 게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맨체스터 시티는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8천3백4십만 파운드를 쏟아부은 끝에 마침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3년간 그들이 데려왔던 선수들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이탈리아에서는 유벤투스가 신임 감독 앙트완 콘테의 지휘 아래 무패 우승을 달성했지만, 성공의 대가는 8천3백만 파운드에 달했다. 레버쿠젠의 아르투로 비달, 함부르크의 엘리에로 엘리아, 칼리아리의 알레산드로 마트리를 영입하는 데 거액을 지불했던 것이다.

승점 100점을 기록한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를 승점 9점 차로 제치고 마침내 라 리가 타이틀을 차지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곤살로 이과인 등이 포진한 스쿼드에 추가로 4천8백만 파운드를 지출했다. 호날두의 이적료만 해도 8천만 파운드였다.

그렇다고 해서 축구팬들이 좌절할 건 없다. 매우 적은 금액으로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내 무대에서 우승한 팀들도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몽펠리에 HSC가 저비용 고효율의 적절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주 일요일 밤, 몽펠리에는 파리 생제르맹을 승점 3점 차로 제치고 르 샹피오나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건 프랑스 축구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만한 위대한 업적이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시즌에 하비에르 파스토레를 영입하고도 올 시즌 인테르의 티아구 모타, 로리앙의 케빈 가메이로, 생테티엔의 블레즈 마튀디를 9천만 파운드에 데려오면서 국내 리그를 장악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몽펠리에는 유럽 축구의 대세를 거스르고 단돈 2백만 파운드를 쓰고도 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르네 지라르 감독은 임대에서 복귀한 선수들을 제외하면 여름 이적시장에서 단 두 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마르세이유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비토리노 힐튼을 데려왔고 강등된 랑스의 앙리 베디모는 1백7십만 파운드짜리 선수였다.


리그1 우승을 확정하고 라커룸에서 기뻐하는 몽펠리에 선수들 (사진제공 : 몽펠리에 홈페이지)

몽펠리에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유소년 양성 시스템, 팀워크, 그리고 르네 지라르 감독과 구단주 루이 니코앵의 노력 덕분이었다. 시즌 초반 니코앵의 목표는 리그 7위였다. 14위로 지난 시즌을 마쳤고 리그1 팀들 중 예산 규모가 13번째로 살림이 빠듯했던 몽펠리에로서는 상위권에 드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올 시즌 몽펠리에의 주전 선수 11명 중에서 골키퍼 제프리 주르드랑, 수비수 마푸 양가-음비와, 미드필더 유네스 벨랑다, 자멜 사이이, 벤자민 스탕불리, 레미 카베야, 카랭 에-파나 등은 모두 팀의 유소년 프로그램 출신이었다. 지난 시즌 리그2의 FC 투르에서 이적해 리그1 득점왕에 오른 올리비에 지루는 성공적인 이적 사례로 꼽힌다.

몽펠리에의 우승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안방인 스타드 드 라 모송에서 단 1패를 기록했는데 그건 작년 9월에 열린 PSG와의 홈경기였다. 19번의 홈경기에서 16승을 거둔 몽펠리에는 나아가 르 샹피오나 타이틀을 차지했고, 리그1이 유럽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리그들 중 하나라는 사실 또한 입증했다.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PSG는 다음 시즌 타이틀에 도전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쏟아부을 것이다. 올해 우승을 차지한 몽펠리에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수들이 팔려나가면 지라르 감독은 4개 대회를 준비하느라 골치가 아플 것이다. 몽펠리에가 리그 2연패를 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몽펠리에의 동화같은 이야기는 유소년 시스템과 이적시장에서의 효율적인 거래를 적절히 조화시킴으로써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다른 프랑스 팀들에게 심어줬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걸, 지난 시즌의 릴에 이어 올 시즌에는 몽펠리에가 보여줬다.

앞으로 파이낸셜 페어플레이는 부자 구단들의 운영 방식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선수 영입을 위한 무분별한 지출은 더 이상 해답이 될 수 없다. 유럽의 클럽들은 몽펠리에의 성공을 본받고 효율적인 관리 체계를 갖추면 불가능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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