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붓고 아픈 다리, 방치하지 마세요, 만성 정맥부전증

여름에는 하지정맥류와 같은 정맥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참 많습니다. 다리의 핏줄이나 착색된 피부를 치료하려는 미용 목적도 있지만,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다리가 저리고 붓는 증상이 심해지며 불편감을 느끼고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체온이 높아지면서 확장된 정맥에 혈액이 몰리고, 이로 인해 정맥 질환이 악화되는 것입니다. 여름에 더 괴로운 병, 만성 정맥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리부종, 하지정맥류만은 아니다?

우리 몸 속의 혈액은 심장에서 나와 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공급되고,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옵니다. 이 과정에서 혈액이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것이 바로 정맥 내부에 있는 판막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으로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심장으로 가지 못하고, 중력에 의해 다리 쪽으로 다시 내려오는 정맥 질환이 나타납니다.

 

이 중 다리의 혈액이 정체되면서 정맥 고혈압이 만성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만성 정맥부전증이고, 흔히 알려진 하지정맥류는 정맥부전증의 일종으로 높은 혈압이 지속되며 피부 밖으로 핏줄(정맥)이 돌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 정맥부전증의 발병 위험이 높으며, 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생리나 임신에 따라 분비되는 호르몬이 정맥과 정맥 내 판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레깅스나 스키니진 등 몸에 꽉 끼는 옷을 즐겨 입는 것도 원인이 되어 젊은 여성환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만성 정맥부전증의 주요 증상은 다리의 무거움, 통증, 경련, 부종으로 많은 사람들이 단순 피로로 여기고 치료받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다리에 반복적인 염증이 생기면서 피부색이 검게 변하거나 궤양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심부정맥 혈전증, 과거력 있으면 만성 정맥부전증 발생 가능성 높아

근육 사이에 있는 정맥을 ‘심부정맥’이라고 하는데, 심부정맥에서도 약 20~30%의 빈도로 정맥부전증이 발생합니다. 과거에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영역으로 생각되어 왔지만, 심장으로 가는 심부정맥의 유출로가 좁아지면서 만성 부전증이 발생한다는 근거가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심부정맥의 유출로가 좁아지거나 막히는 원인으로는 심부정맥 혈전의 과거력, 복강 내 종양, 복부의 암 수술 이력 그리고 선천적으로 정맥이 주변 구조물(주로 동맥)에 의해 눌리는 현상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이전에 심부정맥에 급성 혈전이 발생해 치료를 받았던 환자의 30~40%는 정맥혈전증의 후유증으로 인해 정맥 벽이 두꺼워지고, 판막 기능이 소실되면서 심부정맥의 만성 정맥부전증으로 고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많은 환자들이 심부정맥혈전증 후 만성 정맥부전증이 발생하며 다리의 심한 부종과 통증, 반복적인 염증 및 괴사로 고통받았으며, 여러 병원을 찾아다녀도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전하면서 심부정맥 유출로의 폐색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 정맥부전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정맥에 특화된 스텐트가 개발되면서, 정맥 내 스텐트 삽입술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비록 모든 만성 정맥부전증 환자가 스텐트 삽입술 대상은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히 시행된다면 매우 효과적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만성 정맥부전증,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

정맥부전증의 증상이 가볍다면 정맥순환제를 복용하거나,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보통 발목에서부터 허벅지까지 착용하여 위로 올라갈수록 압력을 약하게 하여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생활습관의 교정이 필요합니다.

위 방법으로 이미 발생한 정맥부전증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더디게 해줄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단순한 피곤감으로 여기고 정맥부전증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즉시 정맥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 삶의 질을 개선하시길 바랍니다.